정치권이 이렇게 돌아간다. 안철수와 민주당의 통합 신당 창당 합의라니. 질려버린 정치에 관심끄고 살았지만, 이 소식을 들으니 코웃음이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도통 명분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합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도 왜 이 타이밍에? 게다가 이 합당이 2017년 대선까지 염두에 둔 합당이란다. 기가 찰 노릇이다. 또 안철수 vs 문재인 2탄 찍을라고?


박근혜 대통령 임기가 1년이 지나고, 대선이 끝난지 채 1년 6개월도 되지 않은 시점이다. 우리는 2012년 안철수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났는지 기억하고 있다. 그가 새정치라는 이름을 걸고 민주당과 새누리당에 대적했을때 사람들은 환호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새누리당과 민주당으로 양분되어 좁아진 정치 스펙트럼을 넓혀줄 새로운 대안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기대에 부응하듯 그는 새정치를 떠들었다.


그리고 그의 행보는 우리가 봤던대로다. 그는 새누리당에게도 까이고 민주당에게도 까였다. 그가 말한 새정치 때문에. 안철수는 우리나라 정치에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정치권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정치현상을 만들어내며 옛 정치진영을 쥐락펴락 한 것이 바로 2년전이다. 물론 그가 한 것은 별거 없다. 새정치를 떠들었을 뿐. 하지만 그것만으로 국민의 희망이 되었다. 안철수 현상이 말해주는 것은 분명했다. 구 정치에 더 이상 국민들이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새누리당도, 민주당도 우리의 삶을 바꾸지 못한다는 것을 국민들은 알고 있고, 그에 대한 절망과 분노가 안철수를 지지하는 힘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새로운 정치를 갈망했다. 정말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아닌 다른 대안정치가 국민들에게 필요했다. 정치가 바뀌길 바랬다. 그리고 그 희망을 안철수에게 걸었던 사람들이 많았다. 나 역시도 새정치를 떠들었던 그의 행보가 기대되었고, 그가 이제 막 정치를 하는 사람인지라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의 정치는 그가 만드는 당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뭔가?


자 그럼 다시 따져보자. 안철수와 민주당은 합당하기로 했다. 무슨 이유로? 대선이 끝나고 1년 6개월 동안 민주당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 대선책임론으로 당내에서 투닥거리는데 6개월을 허비하고, 국정원 사건은 1년이 훌쩍 넘어가는데 아직도 해결을 보지 못했다. 박근혜 정권의 공약 불이행에 대해 떠드는 것은 좋은데, 민주당도 약속을 못지키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도대체 민주당은 이 박근혜정부 임기 1년 동안에 뭘 한 것인지 알수가 없다. 이런 정당의 어떤 점을 보고 안철수는 합당의 의지를 밝힌 것인가? 안철수도 마찬가지다. 도통 안철수의 새정치는 준비과정의 삐그덕대는 소리만 있었을 뿐, 보여준 것이 하나도 없다. 그가 보여준 것이라곤 힘들게 영입한 인사들을 너무나도 어이없게 잃는 모습 뿐이었다. 심지어 그 이유도 사람들이 알지 못한 채 말이다. 게다가 그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민주당과 여전히 대립적인 인물이었다. 민주당도 그를 색깔없는 양비론자라고 비난했다. 근데 왜 안철수와 합당하는가? 안철수는 정치권에서 보여준 것도 없고 색깔도 없는 사람인데?


야합이니 뭐니 해도 정치권에서는 다 벌어질 일이니 그냥 이제는 웃어 넘길 뿐이다. 절차적 문제도 있지만 이번 합당은 애초에 명분이 전혀 없는 합당이다. 명분을 찾을 수가 없다. 있다면 새누리당을 이겨야 한다라는 명분 뿐. 그건 민주당이 허구한 날 내걸었던 명분이다. 근데 안철수가 그 명분을 따라간다? 그렇다면 그의 새정치는 오늘로 끝인 것이다. 안철수가 민주당의 어떤 모습을 보고 합당을 결정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주변 사람들이 다 따르지 않는 것도 그렇고, 민주당의 현재 모습을 봤을때는 명분 없는 섣부른 합당이라는 결론 이외엔 어떤 답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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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이 사실상 끝났다. 그리고 이 소치올림픽에서 가장 이슈가 되었던 점을 꼽으라면 단연 김연아의 피겨 스케이팅 무대였을 것이다. 피겨 단체전을 통해 드러난 러시아에 대한 관대한 판정이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를 불안하게 했지만, 어느 누구도 그녀의 실패를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마지막 무대를 은메달로 끝마쳤다.


그녀는 판정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했다. 그녀가 국제대회에서만 딴 금만 해도 16개라고 했던가. 거기에 올림픽 금이 하나 추가 된들 그녀의 커리어에 큰 변화는 없을테니 충분히 공감할만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은메달에 언론과 네티즌은 극도로 분노했다. 그리고 그 분노는 김연아의 마지막 무대와 온 힘을 다한 그녀의 마지막 연기의 애절함까지도 잊게 만들만큼 커졌다.


그녀의 마지막 연기에서 우리가 보았어야 하는 것은 그녀의 노력이었다. 피겨 불모지이자 피겨 전용 스케이팅장 하나 없는 이 땅에서 그녀는 천부적 재능만으로는 해낼 수 없는 엄청난 기록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것은 전적으로 그녀의 피나는 노력에서 이루어졌다고 할 수 밖에 없는 결과물이다. 단순한 노력이 아니다. 피겨 훈련 뿐만 아니라, 훈련을 위한 재정과 환경 그 모든 것까지 스스로 감당한 노력인 것이다. 그녀는 이 노력을 자신의 마지막 피겨 무대까지 끝끝내 혼자 해냈다.


모두가 소트니코바에게 분노했다. 그녀의 어정쩡한 연기가 어떻게 김연아보다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하지만 그녀가 한 번 판정으로 진 것은 김연아와 우리 피겨계엔 별 것 아닌 문제다. 진짜 문제는 이제 더 이상 그 어정쩡한 연기를 한 소트니코바와도 견줄 만한 선수가 우리나라에서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아마 우리는 오랜시간 김연아를 그리워하며 저 소트니코바의 소식을 듣고 분노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모두가 김연아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는 우리에게 그녀는 너무 많은 것을 해주었고, 그녀 혼자 감당한 극한의 노력은 우리 모두의 자랑스러움이 되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 떠난다. 그리고 그녀의 떠남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그녀를 대신할 어릿광대는 어디있느냐고 말이다. 안타깝게도 김연아를 대신할 어릿광대는 우리에게 없다. 


우선적으로 김연아를 대신할 어릿광대를 위한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에서 피겨를 할 수 없어 외국을 돌아다니며 외로운 시간을 보냈던 그녀를 생각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한다. 그것이 우리가 김연아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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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링크 : http://sports.chosun.com/news/ntype.htm?id=201402240100235470016085&servicedate=20140223
스포츠조선

[소치]김연아 "속상한 것 없다. 판정 생각해 본 적 없다"

기사입력 2014-02-23 03:55 기사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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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의 '내란예비음모'사태가 터진지 6개월이 지났다. 그리고 지난 17일 이석기는 1심 공판에서 징역 12년을 선고 받았다. 공판 결과가 나오자 정치권의 반응은 달랐다. 여당은 당연한 결과라며 사법부의 판결을 받아들인 반면, 민주당과 통진당은 사법부의 판결에 문제가 있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통진당의 이상규의원은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에서 검찰이 기소하지도 못한 RO조직과 진보적 민주주의를 재판부가 갑자기 거론한 것과 재판부가 인정한 증거가 범죄를 입증하기에는 불충분 함에도 불구하고 유죄판결을 내린 것을 지적하면서 이번 판결이 6.4 지방선거를 위한 포석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만 이러한 반응을 보인 것은 아니다. 진보좌파 성향의 네티즌들과 유명 트위터리안들도 이번 재판부의 판결에 우려를 나타냈다. 대부분 이번 사건이 사상의 자유와 표현안에서 허용될 정도의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검찰과 재판부가 중형을 선고 한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진중권은 이석기도 미쳤지만 검찰과 판사도 미쳤다고 트위터에 끄적였다. 그리고 많은 진보좌파의 사람들이 이번 이석기의 판결을 과거 이승만 대통령 시절의 진보당 탄압 그리고 이후에도 계속된 진보에 대한 사법부의 정략적 판결이 그대로 이어진 것이라며 민주주의가 죽었다고 말한다.


근데 난 이번 재판결과를 떠나 이러한 진보좌파 사람들과 정치인, 지식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화가 난다. 사법부가 정치 상황에 따라서 논란이 될 판결을 했던 것은 오래전 과거나 오늘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군사정권이 끝나고 민주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꾸준히 있어왔다. 이석기의 공판 결과를 두고 정치적 판결, 정치판사라고 말하는 진보좌파 진영의 이야기가 오늘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보수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법부의 재판 결과를 두고 그 판결이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가져올 때마다 이들은 사법부를 비난했다. 증거의 조작, 판사나 검찰의 인맥, 정치성향 등을 언급하면서 끊임없이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뒤흔들었다. 답답한 것은 왜 이런 언플만 실컷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정치권에서 사법부의 판결을 보며 정치적 판결이라고 느낀 것이 한두 번이 아니라면, 필요한 것은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하고 판결의 공정함을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지도 못하면서 허구한 날 "정치판사", "정치적 판결"이라는 진부하면서도 짜증나는 말만 계속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정말 오래전부터 계속되는 판결의 논란을 보고 있으면 바보라도 깨닫게 된다.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할 만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 그런 일은 하지도 않으면서 법을 집행한 판사가 미쳤니, 검찰이 돌았니, 민주주의가 죽었니 소리만 하고 있으니 이것처럼 무능한게 어디있는가. 지식인들도 그렇고 국가를 바꾸어야할 정치인도 다 마찬가지다. 이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판사, 검찰 욕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좀 알아야 할 것이 아닌가. 


문제를 해결할 노력이나 구체적인 대안 없이 사법부를 비난하는 것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만 떨어뜨리고 자신들의 무능함을 증명한다는 점에서 제 얼굴에 침 뱉고 있는거나 다름없는 짓이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의 사법부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면 그 책임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지식인과 정치인에게 있다. 잘못되었다면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그 책임을 우리는 정치인들에게 주었다. 억울하면 사법부와 법을 비난하지말고 바꿔라.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계속 자신들의 무능함을 입증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진보좌파와 야당들. 제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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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처럼 이번 1분기 역시 정말 재미있다 싶은 작품은 없는 것 같다. 물론 그럭저럭 볼 만한 작품들은 꽤 있지만. 내가 보고 있는 1분기 드라마 중 그나마 가장 괜찮은 것이 로스트 데이즈가 아닌가 싶다. 흔히 볼 수 있는 설정임에도 인물들의 관계와 갈등을 잘 그려나가고 있어서 상당히 재미있게 보고 있다.





내용은 단순하다. 졸업을 앞둔 친구들끼리 졸업여행으로 좋은 별장에 놀러왔는데, 여러가지 사건이 터지면서 서로를 의심하고 결국에는 사이가 틀어져 서로를 죽이고 여행도 망하게 되는 그런 스토리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물의 설정과 서로간의 갈등이 커져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면서 드라마가 재미있게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초반인 지금 가장 궁금한건 과연 누가 먼저 죽을 것인가.



유타(세토 코지)와 나츠(요시자와 료)


서로 같은 여자를 사랑하는 절친 사이인 두 남자다. 유타는 나츠의 여자친구인 미키를 좋아하고 있다. 나츠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지만. 유타도 나츠와 미키가 사귄다는 사실을 이 여행을 통해 알게 되면서 둘 사이에는 묘한 감정이 생기게 된다.



리카(트린들 레이나)와 나츠


리카는 나츠를 좋아했다.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미키와 나츠가 사귄다는 사실을 알고는 갑자기 나츠에게입으로 돌진하여 그의 마음을 훔치는데 성공한다. 즉, 나츠는 졸업여행중에 미키를 두고 나츠와 짜릿한 바람을 핀다. 이런 훌륭한 녀석.



사츠키(미요시 아야카)


구하라를 닮은 사츠키다. 선배들의 졸업여행에 끼어든 이상한 녀자. 왜 졸업여행에 끼어들었나 했는데 알고보니 그녀는 유명한 트러블 메이커였다. 나츠와 리카의 관계를 눈치채자마자 이를 유타에게 다 까발린다. 그것도 교묘하게 익명으로.



미키(이시바시 안나)


나츠의 여자친구 미키다. 이 드마라에서 제일 순진하고 착한 인물로 설정되어 있는 것 답게 상당히 바보다. 개인적으로는 이 여자가 죽을까 안죽을까가 제일 궁금하다. 난 안죽을 것이다에 500원 건다. 바보는 이상하게 죽지 않는다.



마나(코지마 후지코)와 와타루(키리야마 렌)


이 드라마에서 제일 이해 안되는 인물 둘이다. 여동생의 남자친구인 나츠를 향해 이상한 감정을 흘리는 와타루도 그렇고.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저 마나도 그렇고 말이다. 게다가 저 둘의 관계는 더더욱 이상하다. 마치 와타루는 대마왕 같고 마나는 그를 보좌하는 최측근 같은 느낌이랄까.




지금까지의 드라마 전개는 인물들의 갈등 설정을 보여주는 과정이었다면 이젠 이 사실들을 다른 인물들이 알게되면서 벌어지는 갈등의 심화 과정, 그리고 그로 인한 살인의 발생만이 남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제 누가 죽을 것인가. 꽤나 궁금하고 앞으로의 과정도 상당히 궁금해지는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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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엄청 달달한 일드가 눈에 들어왔다. 이번 2014년 1분기 게츠쿠인 실연 쇼콜라티에다. 일단 출연진부터 눈에 들어왔다. 이시하라 사토미와 마츠모토 준. 근데 이 둘의 케미가 괜찮을지에 대해서 드라마를 보기 전에는 의문이 들었었는데, 1화 보고 그런 우려가 다 날아갔다. 둘은 생각보다 잘 어울리고. 그리고 이시하라 사토미는 정말정말 예쁘게 나온다. 눈이 호강한다.





이시하라 사토미 먹방인데 사람을 미치게 한다. 사실 뭐 이 드라마의 대략적인 스토리 자체는 한국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막장 로맨스물이라고 해도 될거다. 여주인공 사에코(이시하라 사토미)가 유부녀가 됨에도 불구하고 남주인공 소타(마츠모토 준)는 포기하지 않고 그녀를 계속 사랑하는 그런 이야기니까. 한 마디로 짝사랑과 불륜의 사이인데, 그걸 매우 잘 포장해서 달달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아마 이 드라마는 끝날 때까지 사랑과 불륜의 외줄을 계속 타고 가게 될 것이다. 그러니 스토리에서 기대할 것이 뭐가 있으리오.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짝사랑과 불륜 사이의 로맨스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그리게 될지 난 궁금하다. 이유는 바로 저 여자. 이시하라 사토미 때문이다. 이시하라 사토미는 이 드라마의 달달함을 증폭시키고 있다.





1화부터 이렇게 화끈한데, 앞으로도 이런 장면이 아마 종종 나올 것이다. 아니 나오리라고 나는 기대하고 있다. 유부녀와의 로맨스인데, 이런게 없다면 이 드라마를 무슨 재미로 볼 수 있으리오. 달달하면서 눈 호강할 수 있는 일드를 찾고 있다면 실연 쇼콜라티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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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나라가 시끄럽다. 철도노조 파업 때문이다. 어제는 경향신문사 건물의 민주노총 본사에 경찰 5500명이 투입되어 엄청난 논란을 낳았다. 코믹이다. 민주노총은 철도노조 지도부가 민주노총 본사에 없다고 그렇게 통보를 했음에도 믿지 않고 엄청난 경찰병력을 경향신문사 건물에 투입시켰다. 공권력 과잉을 넘어 공권력을 낭비하고 있는 지금의 모습에 웃음만 나온다. 이쯤되면 의문이다. 도대체 이런 공권력을 투입해서까지 철도노조 지도부를 잡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철도노조 지도부가 테러집단의 우두머리라도 되는가? 도대체 왜 이토록 노조를 탄압하는가? 노조 탄압의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 모두가 현 정부에 던져야할 질문이다.


철도 노조 파업의 이유는 무엇인가?

모두가 알고 있겠지만, 이번 철도노조의 파업의 가장 큰 이유는 철도민영화다. 이명박 정부때(2011년 말)부터 추진된 KTX의 민영화 정책으로 수서발 KTX구간을 민간사업자에게 맡기는 사업이 박근혜 정부에서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수서발 KTX의 민간참여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현 태도다. 이명박 정부때 국토부의 KTX민영화 정책이 추진되지 못한 이유는 바로 2012년에 선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때 박근혜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의 KTX민영화를 언급하며 제동을 걸었다.(기사링크) 하지만 지금은 입장이 다르다.

그럼 생각해보자. 왜 철도노조는 민영화에 반대하고 있는가? 직접적인 영향부터 이야기 하는 것이 좋겠다. 당연히 이 민영화는 철도노조의 일자리와 연관된다. 이명박 정부때부터 KTX철도의 민영화 이유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 코레일의 적자(매해 5000억)와 방만한 경영 그리고 과도한 임금(평균연봉 5800)이다. 게다가 올해 용산 개발 사업이 무산되면서 코레일의 부채는 2012년도 기준으로 14조를 넘어섰다. 이러한 코레일의 경영에 대한 부정적인 면은 정부의 KTX민영화에 힘을 실어주는 근거가 되었으며, 코레일의 구조조정에 대한 꾸준한 압박으로 작용했다.

코레일의 구조조정은 당연히 인원감축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코레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실업자가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마찬가지로 KTX의 수서발 민영화로 인한 경쟁, 그리고 그로 인한 코레일의 적자노선 매각과 경영개선은 자연스레 매각된 노선에서 일했던 사람들의 실업과 인원감축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니 노조는 당연히 파업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는 철도노조의 생존과 연관된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부의 수서발 KTX의 민간사업은 명분이 있는가?

철도노조의 파업을 비판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 파업을 귀족노조의 밥그릇 지키기 투쟁이라고 욕하고 있다. 하지만 뭐 어떤가. 자신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것이 왜 나쁜가? 난 역으로 묻고 싶다. 그리고 이런 파업이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철도노조가 외치고 있는 구호는 자신들의 일자리만을 지키기 위한 구호가 아니다. 철도민영화는 철도노조 뿐만 아니라 당장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사회문제이며, 노조는 이를 문제 삼고 있다. 따라서 주목해야할 것은 철도노조가 내걸고 있는 저 민영화반대 구호다. 그리고 정부가 내거는 민영화의 이유다. 과연 이번 사업추진은 철도민영화인가 아닌가, 그리고 민영화라면, 그 명분은 마땅한가.

먼저 수서발 KTX의 민간참여로 인한 경영, 적자개선을 보자. 수서발 KTX의 만간참여로 인한 경쟁과 그로 인한 코레일의 경영과 적자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인가? 문제는 철도가 가지는 특수성이다. 수서발의 노선을 살펴보면 수서에서 평택 구간을 제외하면 나머지 구간이 현재의 코레일 노선과 동일하다. 같은 노선을 사용하는 만큼 이용할 수 있는 기차도 한정되어 있다. 현재 KTX의 서울-부산 노선이 20대의 차량으로 운행되고 있는데 이 이상 차량을 증가시킬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다른 회사가 생길 경우 있는 차량을 나누어 운행하던지 코레일이 차량을 줄여야만 한다. 이것이 경쟁이라고 할 수 있는가? 결국 기존의 있는 파이를 수서발 KTX회사와 나누어 먹는 식이 되면서 코레일의 적자는 가중되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는 코레일의 경영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악화시키는 방식이다.

게다가 현재의 철도법상으로 수서발 KTX의 자회사를 설립하게 될 경우 철도공사의 관할 아래에 운영자가 복수가 되어버린다. 이에 대한 안전문제는 코레일 내부 보고서에서도 지적되었다.(기사링크) 운영자는 복수이지만 철도 노선은 하나로 운행된다. 문제는 수서발 KTX 자회사의 경우 현재의 철도법으로는 노선과 차량의 유지, 보수, 개량, 점검이 불가능하다. 즉 오로지 운영만 가능한 것이다. 철도의 유지보수에 대한 책임이 없는 수서발 KTX의 자회사가 승객의 안전을 어떻게 책임질 수 있는가? 국회 입법조사처도 이러한 점을 지적했다.(기사링크) 이는 경쟁을 통한 서비스 개선을 주장한 국토부의 주장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따라서 철도민영화로 내세우는 국토부의 코레일 경영개선과 서비스개선으로 추진되는 수서발 KTX의 민간사업은 사실상 명분없는 추진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철도의 특수성과 철도법을 생각한다면 국토부의 이러한 추진은 오히려 이해가 가지 않는 측면이 더 많다.


철도민영화가 아니라는 정부와 여당? 사실인가?

정부의 이번 수서발 KTX 민간사업 추진을 두고 민영화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이 지금도 거센 상황이다. 일단 정부는 철도공사에서 회사를 만들고 코레일 지분 41%, 공적자금 지분 59%으로 민간자본의 투입이 없기 때문에 민영화가 아니며, 공적자금 지분의 매각에 대해서도 3분의2 이상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코레일의 지분이 41%이므로 코레일의 허락 없이는 지분 매각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철도노조의 사람들은 이사회의 정관 변경, 그리고 공공지분에 대한 우회적 접근을 통한 자본의 투자와 같은 측면, 민간자본에 지분을 매각할 경우 면허 취소를 하겠다는 국토부 결정의 위헌 소지를 지적하면서 민영화 방지에 대한 강력한 법제화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 역시 이러한 철도노조의 민영화 금지법 주장에 대해 한미자유무역 협정과의 충돌, 과잉입법을 이유로 법제화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이러한 논란속에서 중요한 것은 수서발 KTX의 민간사업이 철도민영화의 길을 열어줄 가능성을 허락하는 하나의 사례가 된다는 점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국토부의 주장대로 다른 법인을 통한 철도의 공급을 허락하게 될 경우, 한미FTA협정에서 맺어진 "2005년 6월 30일 이전 건설된 철도노선은 철도공사만이 공급할 수 있다."는 규정을 통한 철도의 독점권을 더 이상 고수 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기사링크)

수서발 KTX의 경우 2005년 6월 30일 이전에 건설된 철도노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저 법의 적용을 받는데 국토부는 지금 다른 법인을 허용하면서 예외를 두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고스란히 사례로 남아 미국을 통해 들어온 자본이 철도사업에 뛰어들 때, 우리나라의 철도 독점에 대한 이의제기 근거로 사용될 가능성이 농후해진다.


공공사업에 대한 정부의 이해가 문제.

이번 수서발 KTX의 민간사업 추진의 가장 큰 이유는 코레일의 적자해소와 부채감축이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경쟁을 해야된다고 주장하는 정부의 저 말이 무조건 옳다고 할 수 있는가? 공공기관의 적자는 코레일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예컨대 한전의 경우 95조에 달하는 부채를 안고 있다. 하지만 한전의 경영개선을 위해 한전과 경쟁시킬 민간사업을 유치하지는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공공사업과 자본의 경우 적자나 수익, 부채로 그 가치를 따지지 않기 때문이다. 철도, 전기, 물, 가스, 도로와 같은 사회자본의 경우 국민들의 편의를 위해 사용되며, 이를 최우선으로 여긴다. 따라서 당연히 국민들의 편의를 위해서라면 수익이 나지 않는 곳에도 도로를 만들고, 철도를 놓고,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공공사업이 하는 일이다. 하지만 현 정부는 수익과 경영을 빌미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국민의 편의가 더 나아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수서발 KTX 자회사가 설립된다고 해서 국민의 편의가 보장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알 수 없으며, 오히려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재로서 코레일의 경영개선을 위한 뾰족한 수가 없다면, 무리한 사업 추진은 멈추어야 한다. 그럼에도 정부와 여당은 고집을 피우고 있다. 그리고 그 고집으로 인한 위험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이 지게 된다.



21일 청계광장에서 열린 촛불 문화제에 참석한 코레일 직원은 철도사업이 현 정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50년, 100년가는 사업임을 강조했다. 이 말대로 철도는 박근혜 정부만의 것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가 정말 국민을 생각하는 정부라면 지금 추진하는 철도사업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검토를 해봐야한다. 빠른 결론과 추진이 능사는 아니다. 그를 위한 공권력 투입은 더더욱 아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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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의 사상 - 박가분

단상 2013. 11. 29. 23:45



일베의 사상

저자
박가분 지음
출판사
오월의봄 | 2013-10-30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김치녀’ ‘홍어’ ‘보슬아치’ ‘좌빨좀비’ ‘노알라’ ‘민주화...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박가분이 쓴 일베의 사상이다. 구입하고 하루 만에 다 읽어버렸다. 이 책의 결론을 내가 느낀바로 정의하자면 '도로 하버마스'랄까? 일베의 사상이라는 이 책을 통해서 내가 받은 필자에 대한 느낌은, 안타까운 회의감 속에서도 한줄기의 이상을 바란다는 그 어떤 간절함이었다. 왜 그런 느낌을 받았냐면, 필자의 결론이, 결국 일베현상이라는 것이 우리의 목소리(또는 욕망이)가 반영되지 못하는 현실속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어떤 다른 공간을 구축하는 시도라고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광장이기도 하며, 인터넷 공간이기도 하다. 촛불은 국가가 우리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자, 우리의 목소리를 반영해달라는 요구이자 욕망의 표출이었다. 반대로 일베는 우리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하는 국가와 권력, 이상에 대한 깔아뭉개기와 희화화를 통한 욕망의 표출이다. 촛불이 인터넷을 통해 이러한 욕망을 드러내고 현실속에서 활동하면서 현실정치에 이를 요구했다면, 일베는 현실정치에 대한 환멸로 인해 더이상 현실에 드러나지 않으며 오로지 인터넷 공간을 통해 자신들의 욕구를 실현해 나간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이 왜 자신들의 욕구를 다른 어떤 것을 매개로 해서 드러내고 있는지다. 촛불은 자신들의 욕망과 이상을 국가와 권력에 요구했다. 일베도 마찬가지다. 국가와 권력을 의식하고 이를 희화화하면서 자신들의 욕망과 이상을 진행시켜나갔다. 저자가 마지막에 지적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욕망이 문제가 아니라, 그 욕망을 실현시킬 구체적인 무언가를 촛불도 일베도 가지고 있지 못한 상황속에서, 오로지 어떤 다른 주체(권력과 이상)를 통해 이를 실현시키려다보니 길을 잃고 폭주한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현실 지평에서 스스로가 다른 어떤 것을 매개로 하지 않고 타인과 교류함으로서 이상을 공유해 나가는 공동체를 주장한다. 이는 앞서의 촛불이나 일베가 어떤 권력이나 이상에 기대어서 자신의 욕망을 교류했던 것과는 다르다. 이러한 권력과 이상은 수직적인 것으로서, 하나의 기준이 되어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어떤 합리적인 합의나 교류를 방해하고 왜곡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로 인해 나타난 인터넷의 모습과 광장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따라서 저자는 권력과 이상에서 벗어난 수평적인 교류와 합의를 생각하고 있다. 근데 재미있는 것은 이것이 바로 하버마스가 생각하고 있는 어떤 이상적 담화상황이라는데 있다.


저자는 공론장이라는 개념이 더 이상 먹히지 않고 있는 지점을 말하고 있지만, 하버마스가 주장하는 공론장과 그 논의는, 실재하는 어떤 것이라기보다는 그가 생각하는 공론장과 그 공론장이 정당화되기 위한 조건에 관한 고민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가 각자 다른 욕망과 다른 삶의 지평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아마 하버마스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다. 의사소통을 왜곡하는 체계 또한 언제나 우리에게 존재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하버마스는 우리의 의사소통적 합리성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 요구되는 어떤 당위를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 당위를 벗어났을때 우리의 의사소통은 왜곡된다.


일베는 그런 측면에서 공론장의 하나의 왜곡된 형태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은가? 촛불도 마찬가지다. 일베가 공론장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거나, 아예 합의적, 토의적 측면이 발휘되지 않는 그런 공간이라는 것은 하버마스에게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사실은 하버마스의 공론장 논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문제인지도 모른다.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각자의 주체가 합의에 이를 수 있는지 여부다. 그리고 이러한 합의는 의사소통과 공론장이라는 측면을 생각하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이야기다.


각자의 삶의 지평을 가진 주체들이 모두가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말은 사실 정말 이상적이다. 실제로 그러하지 못하다는 것은 우리가 경험을 통해 느끼고 있는 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버마스의 주장이 허무맹랑하고 의미 없는 이야기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함께 사는 사회에 사는 우리는 어떻게든 각 주체와 합의하고 살아야 한다. 그리고 그 합의는 상호평등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것은 결국 우리 주변에서부터 실현시켜 나갈 수 밖에 없다. 결국 저자의 주장도 이와 같다고 나는 판단했다.


일베는 우리의 어두운 현실 그 자체다. 따라서 일베의 문제는 일베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베 문제 속에 담겨진 우리의 문제를 파악할 때, 일베도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갈 길이 멀어보인다. 촛불과 일베의 사람들이 자신의 욕망에 대해 스스로 주체가 되기를 두려워하는 이 상황에 이르게 한 원인은 무엇인가? 그 사람들이 바보라서? 그냥 겁쟁이라서? 그건 아닐 것이다. 이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야 한다. 왜 우리가 우리의 욕망을 다른 무언가를 매개로 해서 표현하고, 표출하게 된 것인지. 이렇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

Posted by hon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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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물로는 스트로베리 나이트 이후로 완주한 갈릴레오 시즌2 입니다. 사실 방영하고 있을 당시에는 시즌1을 보지 않은 관계로 손을 대지 않고 있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왜 안 봤나 싶네요. 2분기에는 별로 재미있는게 거의 없었는데 말이죠. 어쨌든 질리지 않고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수사물이 아니었나 싶네요.





수사물을 이것저것 보면서 느낀거지만, 수사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인공의 캐릭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트로베리 나이트의 경우에도 다케우치 유코가 연기했던 히메카와 레이코의 케릭터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었기 때문에 완주가 가능했거든요. 제가 일드 수사물을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일드의 수사물이라는게 대부분 한 회마다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리는 포맷으로 되어있더군요. 그런 점에서 사건은 재료일 뿐이고, 그 재료를 요리하는 수사물의 주인공이 어떤 모습인가에 따라 드라마의 전체적인 재미가 살아나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갈릴레오도 주인공이 굉장히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래서 정말 재미있었어요.



(주인공인 유카와 마나부(후쿠야마 마사히루))


독특하게 주인공인 유카와 마나부는 물리학자이자 교수죠. 그는 오로지 과학적인 것에만 관심을 보입니다. 범죄와 같은 일에는 전혀 흥미를 보이지 않죠. 하지만 범죄에 이용된 어떤 과학적인 요소를 들으면 흥미를 보입니다. 그리고 범죄에 이용된 과학적인 요소를 증명해내려고 애쓰죠. 이때 나타나는 이성적이고 냉철한 그의 모습은 물리학자가 갖추어야할 태도로써 당연한 것이지만, 범인을 찾고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수사에도 잘 어울릴 만큼 자연스럽습니다. 그래서인지 형사가 아님에도 매우 형사스럽죠.



(여주인공인 키시타니 미사(요시타카 유리코))


여주인공인 키시타니 미사는 유카와 마나부와는 완전히 딴판인 존재입니다. 전 시즌의 우츠미 카오루(시바사키 코우)가 어떤 모습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번 시즌의 키시타니 미사는 형사다운 진중함을 찾아볼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녀의 모습은 형사라기보다는 거의 기자 같은 느낌이랄까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사건에 대한 실마리를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못건지는 그런 존재입니다. 게다가 합리적 판단보다는 감으로 사건을 파악하죠. 하지만 키시타니 미사는 유카와 마나부와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사건을 물어다주는 여주인공, 그리고 이를 해결하는 남주인공. 각자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드라마 분위기의 균형을 잡아주는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는 존재로서 둘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둘의 조합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요? 주인공은 진지하고, 여주인공은 천방지축이지만 이 드라마에서 둘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콤비같다는 생각입니다. 둘을 이어주는 것은 사건이지만, 사건을 해결하면서 생겨나는 둘 만의 그 무엇이 있습니다. 그게 사랑인지, 신뢰인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말이죠. 뭐 근데 확실히 키시타니 미사가 자신의 상사인 형사에게는 개념없이 굴어도 유카와 마나부 교수에게는 언제나 존대를 하고 있는 것 보면, 그녀는 확실히 유카와 마나부를 인정하고 따르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유카와 마나부는 그에 반해서는 잘 모르겠지만요. 그러고보니 둘은 마치 학생과 선생의 관계같은 느낌이네요. 키시타니가 풀기 어려운 숙제를 들고 오면, 마나부 선생은 숙제의 답을 가르쳐주는. 어쨌든 추천할만한 재미있는 수사물입니다.

Posted by hon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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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에 트위터에서 김구라 이야기가 나오길래 무슨일인가 했다. 논란의 발단은 라스의 장난감 중독 특집에서 출연자들이 들고 온 애장품을 구경하던중 김구라가 케이윌의 장난감을 떨어뜨리면서 시작되었다. 김구라는 처음에는 미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케이윌의 장난감의 가치가 생각보다 얼마 나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역정을 냈다. 그리고 그 모습이 제대로 시청자들에게 찍히면서 엄청 욕을 먹은게다.


사실 김구라의 모습은 그 자체로 눈쌀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상대의 물건의 소중함을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상대의 물건에 해를 입혔다면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이 보통인데, 김구라의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자체로도 김구라의 모습은 욕먹기에 충분했지만, 사실 그보다 더한 문제는 따로 있었다. 아끼는 물건의 가치를 돈이라는 잣대로 재고, 그만한 돈이 자기는 있으니 내가 한 행동은 별 문제가 없다는 식의 태도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보였다는 것이다. 돈이 있으면 사줄 수 있으니 마음대로 행동해도 되는가? 한정판이고, 양산품이고를 떠나 사줄 수 있으면 남의 물건을 함부로 다루어도 되는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하나의 권력이다. 권력은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우위를 점하고, 그런 우위는 소통을 무시하고 강요하는 모습으로 드러난다. 라스에서 김구라는 이런 권력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사람들을 매우 불쾌하게 만들었다. 그가 케이윌의 취미나 행동을, 자기가 우위를 점하는 돈이라는 측면으로 파악하고 잣대를 들이대는 순간 그건 케이윌에게 폭력이 된다. 애초에 케이윌은 자신의 장난감을 돈이라는 측면으로 보고 있지 않은데 김구라는 돈으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이런 김구라의 태도에 대부분 분노했지만, 솔직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런 모습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가. 각자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돈이 얼마나 되는지로 파악하면서 그 사람의 일의 가치를 정하는 모습이 우리에게 너무 흔하지 않은가. 돈 많이 주는 직장을 원하고, 돈 많이 주는 직장을 가려고 애쓰는게 우리의 모습은 아닌가. 돈만 많으면 뭐든지 해도 된다고 생각하면서 행동하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해 볼 문제다.

Posted by hon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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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자스민 의원의 필리핀 지원 결의안 촉구에 사람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인 반응은 도대체 왜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된 사람이 우리 혈세를 다른나라에 그렇게 그냥 막 주느냐는 것이었다. 나는 사람들이 보이는 이러한 반응에 나름 수긍이 간다. 우리가 내는 세금이 아무리 좋은 일이라고 해도 우리에게 쓰이는 것보다 다른 나라에 우선적으로 쓰인다고 생각하면 이는 분명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가지는 일정한 분노. 그리고 국가의 예산과 관련된 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난 정당하다고 본다. 이자스민 의원이 필리핀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자국의 관점으로 접근해서 결의안을 촉구하는 저 행동이 정당한 만큼, 우리나라 국민들이 우리의 세금이 다른 어떤 곳에 쓰이는데 의견을 표출하고 거기에 반대를 표시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정당하다고 난 본다.


다만 진중권이 이야기한 것 처럼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다. 인류애적 관점에서 돕지는 못하더라도 이자스민이 행동한 것 그 자체를 놓고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라고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으로까지 나아가면 이는 나치즘이 된다. 우리민족만을 생각하고 다른 모든 민족을 배척하는 관점은 골아프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세계화의 측면만이 답이라고 주장할 수도 없다. 아무리 현대가 세계화의 시대라고 해도 엄연히 국가의 구별이 있고 각자의 문화와 전통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반드시 인류애적 관점을 가지지 않는다고해서 비난받을 이유는 없는 것이다.


과거를 생각하고, 국제사회를 생각하고, 외교적인 측면을 생각한다면 돕는 것이 국가의 위상에 있어서 도움이 될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뭐 나 스스로도 이번일에는 인류애적 관점으로 접근해서 보는게 좀 더 합리적이고 타당하다고 생각은 한다. 다만 사람들이 비판하고 어느정도 분노를 가지는 것에 대해 너무 이상하게 볼 필요는 없다. 그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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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원문 : http://news.hankooki.com/lpage/society/201311/h2013111418152721950.htm

이자스민 비난받자… 진중권 트윗 '눈길'
"인류애적 관점에서 마땅히 도와야"
김성준 SBS 앵커도 지지의사 표명


입력시간 : 2013.11.14 18:15:27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이 14일 태풍 하이옌으로 큰 피해를 입은 필리핀에 대한 복구 및 지원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자 유명인이 잇달아 이자스민 의원을 지지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이자스민 의원은 '필리핀 공화국 태풍 피해 희생자 추모 및 복구 지원 촉구 결의안'에 ▲필리핀 국민 위로 ▲정부 차원에서 긴급구호 및 피해 복구 지원 ▲정부가 국제 위상에 부합하는 인도적 지원과 긴급구호활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예산을 증대하고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일부 네티즌은 이자스민 의원의 행동을 비판했다. 이미 정부가 500만 달러를, 삼성이 100만 달러를 지원했다면서 이자스민 의원이 모국을 과도하게 배려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중권 동양대 교수를 비롯한 유명인들은 이자스민 의원을 지지하고 나섰다.

진 교수는 이날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약간의 논란이 있는 모양인데 나는 그 분의 행동을 지지한다. 내가 외국에서 의원이 됐고 모국에서 그런 일을 당한다면 나라도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진 교수는 "이 나라에서 좋은 꼴, 험한 꼴 다 보며 살아온 사람들이라면 저와 생각이 다르지 않을 거라 믿는다. 곤경에 처한 사람들은 마땅히 인류애의 관점에서 도와야 하며 더군다나 그 사람들이 과거에 나의 동료시민들이었다면 더욱 더 그래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 네티즌이 자신의 주장에 반발하자 진 교수는 "우리나라도 어려웠을 때 다른 나라에서 도와줬다. 어렸을 때 나도 미군 구호물자 먹고 자랐다. 이 정도 살면 우리도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결의안보다는 자발적인 모금운동을 통해 지원하는 게 낫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진 교수는 "결의안이란 그저 힘껏 돕겠다는 의지의 상징적 표현일 뿐"이라라 과도하게 반응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진 교수는 필리핀 500페소 화폐 사진을 첨부하기도 했다. 500페소 안에는 한국전쟁 당시 종군기자로 참전했을 당시의 베니그노 아키노 전 상원의원이 그려져 있다.

김성준 SBS 앵커도 이자스민 의원의 결의안을 지지했다. 그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한국계 미 의원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 촉구 결의안을 내면 우리 반응이 어떨까? '미국인 됐으면 미국 일이나 신경 쓰지' 이럴까?"라고 반문한 뒤 "필리핀계 이자스민 의원이 국회에 슈퍼태풍을 맞은 필리핀 지원 결의안을 냈다. 우리 생각은 얼마나 열려 있나?"라고 말했다. 

한편 마닐라 출신인 이자스민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당선된 1호 다문화의원이다. 1995년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1998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면서 필리핀 국적을 포기했다.

Posted by hon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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