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에 트위터에서 김구라 이야기가 나오길래 무슨일인가 했다. 논란의 발단은 라스의 장난감 중독 특집에서 출연자들이 들고 온 애장품을 구경하던중 김구라가 케이윌의 장난감을 떨어뜨리면서 시작되었다. 김구라는 처음에는 미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케이윌의 장난감의 가치가 생각보다 얼마 나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역정을 냈다. 그리고 그 모습이 제대로 시청자들에게 찍히면서 엄청 욕을 먹은게다.


사실 김구라의 모습은 그 자체로 눈쌀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상대의 물건의 소중함을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상대의 물건에 해를 입혔다면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이 보통인데, 김구라의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자체로도 김구라의 모습은 욕먹기에 충분했지만, 사실 그보다 더한 문제는 따로 있었다. 아끼는 물건의 가치를 돈이라는 잣대로 재고, 그만한 돈이 자기는 있으니 내가 한 행동은 별 문제가 없다는 식의 태도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보였다는 것이다. 돈이 있으면 사줄 수 있으니 마음대로 행동해도 되는가? 한정판이고, 양산품이고를 떠나 사줄 수 있으면 남의 물건을 함부로 다루어도 되는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하나의 권력이다. 권력은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우위를 점하고, 그런 우위는 소통을 무시하고 강요하는 모습으로 드러난다. 라스에서 김구라는 이런 권력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사람들을 매우 불쾌하게 만들었다. 그가 케이윌의 취미나 행동을, 자기가 우위를 점하는 돈이라는 측면으로 파악하고 잣대를 들이대는 순간 그건 케이윌에게 폭력이 된다. 애초에 케이윌은 자신의 장난감을 돈이라는 측면으로 보고 있지 않은데 김구라는 돈으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이런 김구라의 태도에 대부분 분노했지만, 솔직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런 모습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가. 각자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돈이 얼마나 되는지로 파악하면서 그 사람의 일의 가치를 정하는 모습이 우리에게 너무 흔하지 않은가. 돈 많이 주는 직장을 원하고, 돈 많이 주는 직장을 가려고 애쓰는게 우리의 모습은 아닌가. 돈만 많으면 뭐든지 해도 된다고 생각하면서 행동하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해 볼 문제다.

Posted by hon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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