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3분기 일드도 거의 다 막을 내렸다. 사실 이번 분기는 그냥 넘어가려고 했다. 워낙 땡기는 작품이 없기도 했고, 지난 분기의 작품도 보다가 말았던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분기에는 그 유명한 히어로 시즌2가 있었기 때문에 일드를 보는 사람들의 관심을 왕왕 끌었지만, 나로선 히어로를 안 봤으니.


그래도 보던 습관 때문인지 기웃거리다 발견한 게 젊은이들. 배우들이 하나 같이 주연급으로 유명해서 엄청 기대를 받은 작품이다. 하지만 2회만에 시쳥률이 곤두박질쳤고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에게도 이게 무슨 전원일기 같은 느낌이냐는 혹평을 받았지만, 난 전혀 그런 걸 느낄 수가 없었다. 리메이크이기 때문에 원작을 살려야 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설사 그로 인해 옛 느낌이 난다고 하더라도 뭐 어떤가? 드라마인 것을?


다만 젊은이들이라는 제목에 맞지 않은 설정이 아무래도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준 것 같다. 부모가 지어 준 낡은 집에서 형제끼리 모여 산다는 설정이 누군가에게는 진부할 수도 있고 억지 설정 같은 느낌을 줄 수도 있을테니, 뭐 그럴 수도 있겠다. 게다가 주인공 중 가장 큰 형인 사토 아사히(츠마부키 사토시)의 1화 모습은 질릴 정도로 가부장적인 마인드로 도저히 요즘 젊은 세대와는 맞아 떨어지기 힘든 인물 설정이다. 이러니 1화를 보고 질려 떨어져 나간 시청자도 꽤 있으리라.


하지만 이런 점을 차치하고 보면 분명 이 드라마는 꽤 좋은 드라마다. 젊은 세대가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하나의 이야기로 묶어내기위해 가족이라는 요소를 사용한 것도 괜찮았고, 그 내용의 진행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드라마의 진행속에서 정말 다양한 감정들이 오고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잔잔한 진행속에서 느껴지는 여러가지의 커다란 감정들.


게다가 배우들이 화려해서 연기력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정말 내용은 특별할 것 없이 잔잔했음에도 정말 몰입하면서 봤고 작은 감동과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해준 드라마였다. 2014년에 본 일드 중에 가장 베스트로 기억될 만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Posted by honjo
,



모즈 시즌1은 이미 다음 분기에 시즌2의 연속 방영이 확정된 드라마로 이번 분기에서 가장 스케일이 큰 드라마다. 드라마를 보면 알겠지만 일단 연출부터 상당히 공을 들인 느낌이 든다. 이번 분기에서 가장 재미있지 않을까 싶은 드라마.





사실 이 드라마를 2화까지 봤는데도 이 드라마가 어떻게 진행되어 흘러갈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테러의 발생 이후 테러의 뒤에 숨어있는 거대 조직과 여러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한 주인공의 수사가 진행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것인데 주인공의 가족, 주인공이 소속된 공안 조직, 주인공에 맞서는 다른 범죄 조직들의 상황과 이해가 얽혀 너무나도 많은 스토리 진행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드라마의 몰입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사건을 조사하면서도 서로의 이해가 달라 갈등하는 이 3명의 구도는 드라마의 흥미를 더 해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드라마를 보는 우리는 3명의 캐릭터의 각각의 행동을 통해 스토리가 어떻게 진행되어가는지 이해할 수 있다.


연출과 스토리, 배우(니시지마 히데토시, 카가와 테루유키, 마키 요코)의 연기력이 더 해져 이번 분기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될 공산이 큰 드라마다. 어쨌든 이번 분기에서 제일 강추하는 드라마.

Posted by honjo
,



우에노 주리의 3년 만의 복귀작으로 화제가 되었던 앨리스의 가시다. 보면 알겠지만, 악덕 의사에 의해 희생된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의사가 되어 자신의 아버지가 희생된 병원에 들어가 복수를 하는 내용. 개인적으로 대부분의 일드는 1화에서 모든 것이 결정된다고 본다. 왜냐하면, 1화에서 모든 설정과 앞으로의 진행의 실마리를 거의 다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앨리스의 가시는 그렇게 스케일이 큰 드라마도 아니고, 무슨 대단한 반전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주지도 않는다. 아주 무난한 복수극이 진행될 것 같다는 느낌. 1화와 2화를 봤지만 정말 그냥 무난하다는 느낌.







이번 작품을 보고 노다메와 너무 달라진 우에노 주리의 모습에 놀랐다고 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나는 라스트 프렌즈로 우에노 주리를 본 게 마지막이어서 그런지 크게 놀랍지는 않았다. 라스트 프렌즈라는 작품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우에노 주리는 그 작품에서 동성애의 아픔을 너무 잘 그려냈고, 노다메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남성적 느낌의 캐릭터를 너무 잘 소화했다(우에노 주리의 진정한 매력을 그 때 알아버렸다.). 하여튼 이번 드라마에서도 이런 우에노 주리의 연기력은 훌륭하다.





이번 앨리스의 가시를 한자와 나오키의 의학판이라고 하는 글도 간간이 보이는 데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앨리스의 가시는 철저한 복수극 드라마다. 선의 입장에서 악을 징벌하는 그런 드라마가 아니다. 앨리스의 가시에서 우에노 주리의 캐릭터는 보고 있으면 그녀의 행동이 이해가 되면서도, 통쾌하고 시원하다기보다는 꺼림칙하고 거부감이 든다. 애초에 그녀의 목적이 악의 징벌이 아니라 아버지에 대한 복수이고 어느 순간에는 그것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한자와 나오키는 한자와와 맞서는 인물들이 저지른 일에 대한 대가와 책임으로서의 복수가 진행된다. 게다가 한자와는 "당하면 당한 만큼 갚아 준다. 배로"라는 말에도 불구하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느낌으로 간 것이 아니라, 철저히 상대방의 판에서 상대방과는 다른 방식으로 복수를 진행해 나갔고, 결국은 상대를 스스로 굴복하게 만드는 결말을 보여주어, 복수 이상의 권선징악의 통쾌함을 선사했다.


어쨌든 이 드라마는 유쾌하지 않고, 통쾌함을 지향하지도 않는다. 끝날 때까지 지금의 음울한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갈 가능성이 크다. 아마 시청률도 갈수록 떨어지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1화만 봤는데도 좀 지친달까. 연출이나 배우의 연기력은 나무랄 게 없지만, 스토리가 너무 단순해서 앞으로 크게 기대가 되지는 않는 드라마.

Posted by honjo
,



작년처럼 이번 1분기 역시 정말 재미있다 싶은 작품은 없는 것 같다. 물론 그럭저럭 볼 만한 작품들은 꽤 있지만. 내가 보고 있는 1분기 드라마 중 그나마 가장 괜찮은 것이 로스트 데이즈가 아닌가 싶다. 흔히 볼 수 있는 설정임에도 인물들의 관계와 갈등을 잘 그려나가고 있어서 상당히 재미있게 보고 있다.





내용은 단순하다. 졸업을 앞둔 친구들끼리 졸업여행으로 좋은 별장에 놀러왔는데, 여러가지 사건이 터지면서 서로를 의심하고 결국에는 사이가 틀어져 서로를 죽이고 여행도 망하게 되는 그런 스토리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물의 설정과 서로간의 갈등이 커져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면서 드라마가 재미있게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초반인 지금 가장 궁금한건 과연 누가 먼저 죽을 것인가.



유타(세토 코지)와 나츠(요시자와 료)


서로 같은 여자를 사랑하는 절친 사이인 두 남자다. 유타는 나츠의 여자친구인 미키를 좋아하고 있다. 나츠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지만. 유타도 나츠와 미키가 사귄다는 사실을 이 여행을 통해 알게 되면서 둘 사이에는 묘한 감정이 생기게 된다.



리카(트린들 레이나)와 나츠


리카는 나츠를 좋아했다.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미키와 나츠가 사귄다는 사실을 알고는 갑자기 나츠에게입으로 돌진하여 그의 마음을 훔치는데 성공한다. 즉, 나츠는 졸업여행중에 미키를 두고 나츠와 짜릿한 바람을 핀다. 이런 훌륭한 녀석.



사츠키(미요시 아야카)


구하라를 닮은 사츠키다. 선배들의 졸업여행에 끼어든 이상한 녀자. 왜 졸업여행에 끼어들었나 했는데 알고보니 그녀는 유명한 트러블 메이커였다. 나츠와 리카의 관계를 눈치채자마자 이를 유타에게 다 까발린다. 그것도 교묘하게 익명으로.



미키(이시바시 안나)


나츠의 여자친구 미키다. 이 드마라에서 제일 순진하고 착한 인물로 설정되어 있는 것 답게 상당히 바보다. 개인적으로는 이 여자가 죽을까 안죽을까가 제일 궁금하다. 난 안죽을 것이다에 500원 건다. 바보는 이상하게 죽지 않는다.



마나(코지마 후지코)와 와타루(키리야마 렌)


이 드라마에서 제일 이해 안되는 인물 둘이다. 여동생의 남자친구인 나츠를 향해 이상한 감정을 흘리는 와타루도 그렇고.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저 마나도 그렇고 말이다. 게다가 저 둘의 관계는 더더욱 이상하다. 마치 와타루는 대마왕 같고 마나는 그를 보좌하는 최측근 같은 느낌이랄까.




지금까지의 드라마 전개는 인물들의 갈등 설정을 보여주는 과정이었다면 이젠 이 사실들을 다른 인물들이 알게되면서 벌어지는 갈등의 심화 과정, 그리고 그로 인한 살인의 발생만이 남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제 누가 죽을 것인가. 꽤나 궁금하고 앞으로의 과정도 상당히 궁금해지는 드라마다.

Posted by honjo
,




오랜만에 엄청 달달한 일드가 눈에 들어왔다. 이번 2014년 1분기 게츠쿠인 실연 쇼콜라티에다. 일단 출연진부터 눈에 들어왔다. 이시하라 사토미와 마츠모토 준. 근데 이 둘의 케미가 괜찮을지에 대해서 드라마를 보기 전에는 의문이 들었었는데, 1화 보고 그런 우려가 다 날아갔다. 둘은 생각보다 잘 어울리고. 그리고 이시하라 사토미는 정말정말 예쁘게 나온다. 눈이 호강한다.





이시하라 사토미 먹방인데 사람을 미치게 한다. 사실 뭐 이 드라마의 대략적인 스토리 자체는 한국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막장 로맨스물이라고 해도 될거다. 여주인공 사에코(이시하라 사토미)가 유부녀가 됨에도 불구하고 남주인공 소타(마츠모토 준)는 포기하지 않고 그녀를 계속 사랑하는 그런 이야기니까. 한 마디로 짝사랑과 불륜의 사이인데, 그걸 매우 잘 포장해서 달달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아마 이 드라마는 끝날 때까지 사랑과 불륜의 외줄을 계속 타고 가게 될 것이다. 그러니 스토리에서 기대할 것이 뭐가 있으리오.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짝사랑과 불륜 사이의 로맨스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그리게 될지 난 궁금하다. 이유는 바로 저 여자. 이시하라 사토미 때문이다. 이시하라 사토미는 이 드라마의 달달함을 증폭시키고 있다.





1화부터 이렇게 화끈한데, 앞으로도 이런 장면이 아마 종종 나올 것이다. 아니 나오리라고 나는 기대하고 있다. 유부녀와의 로맨스인데, 이런게 없다면 이 드라마를 무슨 재미로 볼 수 있으리오. 달달하면서 눈 호강할 수 있는 일드를 찾고 있다면 실연 쇼콜라티에를.

Posted by honjo
,




수사물로는 스트로베리 나이트 이후로 완주한 갈릴레오 시즌2 입니다. 사실 방영하고 있을 당시에는 시즌1을 보지 않은 관계로 손을 대지 않고 있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왜 안 봤나 싶네요. 2분기에는 별로 재미있는게 거의 없었는데 말이죠. 어쨌든 질리지 않고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수사물이 아니었나 싶네요.





수사물을 이것저것 보면서 느낀거지만, 수사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인공의 캐릭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트로베리 나이트의 경우에도 다케우치 유코가 연기했던 히메카와 레이코의 케릭터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었기 때문에 완주가 가능했거든요. 제가 일드 수사물을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일드의 수사물이라는게 대부분 한 회마다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리는 포맷으로 되어있더군요. 그런 점에서 사건은 재료일 뿐이고, 그 재료를 요리하는 수사물의 주인공이 어떤 모습인가에 따라 드라마의 전체적인 재미가 살아나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갈릴레오도 주인공이 굉장히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래서 정말 재미있었어요.



(주인공인 유카와 마나부(후쿠야마 마사히루))


독특하게 주인공인 유카와 마나부는 물리학자이자 교수죠. 그는 오로지 과학적인 것에만 관심을 보입니다. 범죄와 같은 일에는 전혀 흥미를 보이지 않죠. 하지만 범죄에 이용된 어떤 과학적인 요소를 들으면 흥미를 보입니다. 그리고 범죄에 이용된 과학적인 요소를 증명해내려고 애쓰죠. 이때 나타나는 이성적이고 냉철한 그의 모습은 물리학자가 갖추어야할 태도로써 당연한 것이지만, 범인을 찾고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수사에도 잘 어울릴 만큼 자연스럽습니다. 그래서인지 형사가 아님에도 매우 형사스럽죠.



(여주인공인 키시타니 미사(요시타카 유리코))


여주인공인 키시타니 미사는 유카와 마나부와는 완전히 딴판인 존재입니다. 전 시즌의 우츠미 카오루(시바사키 코우)가 어떤 모습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번 시즌의 키시타니 미사는 형사다운 진중함을 찾아볼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녀의 모습은 형사라기보다는 거의 기자 같은 느낌이랄까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사건에 대한 실마리를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못건지는 그런 존재입니다. 게다가 합리적 판단보다는 감으로 사건을 파악하죠. 하지만 키시타니 미사는 유카와 마나부와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사건을 물어다주는 여주인공, 그리고 이를 해결하는 남주인공. 각자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드라마 분위기의 균형을 잡아주는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는 존재로서 둘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둘의 조합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요? 주인공은 진지하고, 여주인공은 천방지축이지만 이 드라마에서 둘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콤비같다는 생각입니다. 둘을 이어주는 것은 사건이지만, 사건을 해결하면서 생겨나는 둘 만의 그 무엇이 있습니다. 그게 사랑인지, 신뢰인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말이죠. 뭐 근데 확실히 키시타니 미사가 자신의 상사인 형사에게는 개념없이 굴어도 유카와 마나부 교수에게는 언제나 존대를 하고 있는 것 보면, 그녀는 확실히 유카와 마나부를 인정하고 따르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유카와 마나부는 그에 반해서는 잘 모르겠지만요. 그러고보니 둘은 마치 학생과 선생의 관계같은 느낌이네요. 키시타니가 풀기 어려운 숙제를 들고 오면, 마나부 선생은 숙제의 답을 가르쳐주는. 어쨌든 추천할만한 재미있는 수사물입니다.

Posted by honjo
,



다케우치 유코 주연의 단다린 노동 기준 감독관입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노동문제를 다루는 드라마입니다. 다른 블로거의 리뷰를 보면서도 동감한 것이지만, 이런 드라마를 만들고 또 낼 수 있다는 것에 가끔은 부러움을 느낍니다. 노동문제를 다루는 드라마를 만든다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가능할까요? 반기업적인 것을 이야기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말하는 것만으로 경제성장에 반하는 정서라고 주장할 사람들을 생각하면 절대 쉽게 나올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드라마를 만들어서 티비에 방영하고 있다니. 일본도 마찬가지겠죠. 노동과 관련한 드라마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하지만 이걸 만들어 냈다는 것, 그리고 방영되고 있다는 것만으로 차이는 크다고 봅니다.



(악덕한 것을 보면 감정이 폭발하므로 이를 마주보지도 못하는 단다린(다케우치 유코))


뭐 부러운건 부러운거고,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도 필요하겠죠. 개인적으로는 좀 안타깝습니다. 노동문제를 다루는 드라마이니 만큼 가벼울 수 없다는 생각도 들지만, 꼭 이렇게 무거워야하고 꽉막혀야 하는 건지말이죠. 드라마는 악덕기업이 노동자를 핍박하거나 착취하는 형태를 단다린이라는 노동감독관을 통해서 심판하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나오는 기업과 고용자의 모습은 노골적으로 비도덕적이며 악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단다린은 이를 죽어도 참지 못하는 고집불통 여자로 그리고 있죠. 선과 악의 대결입니다. 기업과 자본과 고용에 대한 단적인 나쁜 부분만을 부각시키고 단다린이 이를 심판하는 구도는 자본주의를 무조건적인 악으로 보게하는 피곤한 구도를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인지 그에 걸맞게 노동감독관으로서 행동하는 단다린의 태도는 아주 독선적입니다. 타인의 시선을 회피하는 모습은 타인과의 소통에 대한 거부처럼 비추어지고, 자신이 일하는 곳에서도 원리와 원칙을 넘어선 존재로 행동합니다. 물론 주인공의 이러한 행동에 대한 자기 갈등은 있어보입니다. 하지만 크게 부각되지 않는 상황에서 단다린의 이런 모습은 드라마를 보는 내내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합니다.




노동이 자본과 대립하는 이 구조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필연적 요소라는 것은 노동문제를 이야기할 때마다 빠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이 드라마가 불편하고 타협하지 않는 단다린의 모습을 그린게 당연해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래서는 식상합니다. 자본을 법으로 심판하고 행동하는 단다린과 같은 존재가 우리에겐 없다는 것을 우리는 매일 경험하고 있거든요. 노동문제를 법으로 해결하려는 이 드라마의 모습은 사실 우리의 노동문제를 너무 가볍게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고 느끼고 있는 것 처럼, 자본은 법보다 위에 있고 노동보다도 위에 있으니까요.





자본은 악이라고 판단하고 단순하게 덤빌 그런게 아닙니다. 그리고 노동문제라는 것을 단순히 법에 맡긴다고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이 드라마는 한계를 가집니다. 따라서 노동이라는 것을 경험하고 있는 많은 사람에게도 크게 공감을 얻기 힘듭니다. 노동문제를 다루려면 반드시 자본도 상세하게 다루어야합니다. 그래야 노동문제가 제대로 드러날 수 있죠. 이 드라마는 그런 점에서 실패입니다. 그래서 무겁기만 하고 흥미가 떨어집니다. 다케우치 유코 주연이라고 해서 기대도 되고 궁금했는데,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아서 의외다 싶었는데 역시 내용적 한계가 있었습니다. 아쉽네요.

Posted by honjo
,



기다리고 기다리던 리갈하이 시즌2다. 일드를 본지 얼마 안된 나에게 사카이 마사토의 존재를 제대로 각인시켜준 드라마다. 이번 3분기의 한자와 나오키가 대박을 쳐서 리갈 하이 시즌2는 덩달아 시청률 덕을 좀 본 것 같다. 지난 시즌1의 시청률이 15%가 안되었는데, 이번 시즌2는 시작부터 20%를 넘는 시청률로 시작했으니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게다가 1화는 그냥 대놓고 한자와 나오키의 그 사카이 마사토라고 강조를 하고 시작했으니.





시즌2라고 해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여전히 코미카도 켄스케(사카이 마사토)의 케릭터는 윤리와 도덕적 당위에 가려져 표출하지 못하는 우리의 욕망을 마음껏 시원하게 드러내주는 존재로서 너무나도 매력적이고 재미있다. 난 일본어를 속사포로 해대는 사카이 마사토를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 자기 기분을 거리낌없이 마음껏 떠들어대고 다닐 수 있는 존재. 남 눈치 안보는 존재. 그래서 모두에게 미움받는 존재.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워 할 수 없는 존재. 사카이 마사토는 이런 코미카도 켄스케의 케릭터를 너무 잘 살리는 연기자다.






이번 시즌 새롭게 등장한 하뉴 하루키(오카다 마사키). 넥서스 법률 사무소를 차린 장본인이다. 이번 시즌 코미카도 켄스케와 대결 구도를 펼치게 될 인물. 사실 지난 시즌보다 좀 더 제대로 된 인물 구도 같다. 지난 시즌의 미키 법률 사무소의 인물들은 코미카도 켄스케라는 악덕 변호사와 대립하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코미카도 켄스케를 정의에 가까운 인물로 보이게 하는 이상한(?) 느낌이 있었는데(사실 외모때문에 그렇다.. 미키 쵸이치로는 너무 악당같이 생겼어..), 이번시즌은 코미카도 켄스케의 악덕함이 더 부각되게끔 대립하는 케릭터의 설정을 잘 한 느낌이랄까? 하뉴 하루키가 좀 더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이상을 추구하는 케릭터가 될수록, 코미카도 켄스케의 케릭터가 그와 대조적으로 더 부각될테니까 말이다.





이번 시즌에 추가된 요소라고 할 것 같으면, 첫째로는 뭔가 큰 그림 하나를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1화부터 무패의 변호사인 코미카도 켄스케는 하뉴 하루키에게 패배한다. 그리고 의뢰인은 사형을 선고 받는다. 절망하던 코미카도 켄스케는 마음을 다잡고 항소한다. 하지만 드라마가 진행되면서도 이 항소 건은 매듭지어지지 않고 있다. 이 그림을 추가하게 된 것은 새롭게 등장할 하뉴 하루키의 케릭터와 그 주변인물들을 위해서일테다. 그리고 이 그림은 두 사람의 대결을 매듭짓는 마지막 사건으로 사용할 것 같다. 근데 생각해보면, 이런식의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무패의 변호사라는 코미카도 켄스케의 케릭터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일텐데, 개인적으로는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승패를 떠나서 코미카도 켄스케의 케릭터는 그 자체로 매력적인데 말이다. 물론 자존심이 떨어진 코미카도의 케릭터는 매력이 없을 것 같지만.





둘째로, 또 하나의 요소는 러브 라인이다. 바로 하뉴 하루키와 마유즈미 마치코(아라가키 유이)의 묘한 러브 라인. 하뉴 하루키가 코미카도 켄스케를 꺾으려는 이유 중 하나다. 마유즈미 마치코가 코미카도 켄스케에게 있는 이유는 코미카도의 변호사로서의 능력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라고 하뉴 하루키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유즈미 역시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정말 그게 사실일까? 이번 시즌이 끝날 때쯤 코미카도에 대한 마유즈미의 마음도 어느정도는 결정될 것 같다는 점에서 이 러브 라인은 또 하나의 흥미로운 요소 중 하나다.






뭐 어쨌든 이번 시즌도 재미있다. 여러 에피소드와 더불어 지난 시즌보다 더 괜찮은 구성으로 돌아온 것 같다. 드라마의 코믹한 요소와 일드 특유의 깊이있는 생각을 하게끔 하는 그 요소를 둘 다 잘 살린 드라마. 여전히 베스트다.

Posted by honjo
,



4분기 일드 도시 전설의 여자 시즌2입니다. 보시다시피 나가사와 마사미 주인공이죠. 전 시즌1을 안봤지만 나가사와 마사미를 좋아해서 기대하는 마음으로 봤습니다만, 뭐랄까요. 1화부터 몰입도가 너무 떨어지지 않나 싶어요.




드라마를 보아하니 도시 전설같은 소문을 찾아다니면서 벌어지는 일을 주제로 한 것 같은데, 그 도시 전설의 설정이 너무 허접해요. 전설의 설정이 신선한 것도 아니고, 흥미로운 것도 아닙니다. 그냥 애들 장난 같은 느낌이죠. 


케릭터 설정도 그럭저럭입니다. 전설 쫒아다니다가 문제를 해결하는거니까 주인공인 오토나시 츠키코(나가사와 마사미)는 허당스러운게 맞죠. 그녀의 주변이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들이다보니 과학적인 수사와 살짝 대립하게 되는 설정도 '뭐 그렇겠거니'하고 넘어갑니다. 주변 인물들도 뭐 흔히 수사물에서 있어야 할 만한 인물들이고. 진부합니다.




애초에 이 드라마는 진지한 수사물로 갈 생각이 없기 때문에, 좀 인물들의 설정을 다양하게 해서 코믹하게 그려나가면 더 좋지 않을까 싶은데 그런 캐릭터들의 특별한 설정도 없거니와, 전설과 수사를 투 트랙으로 진행시키고 끝날 때 즈음 둘이 만나게 하는 설정으로 집중력을 분산시켜 전설에도 수사에도 몰입을 못하게 합니다. 전설과 수사에는 대단한 접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치밀하게 잘 짜여져서 수사와 전설이 맞아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이러다보니 이 드라마에서 몰입도가 올라가는 부분은 딱 두 부분 밖에 없어요. 오토나시 츠키코(나가사와 마사미)와 카츠우라 히로토(미조바타 준페이)가 같이 나오는 장면이거나,




오토나시 츠키코(나가사와 마사미)의 다리가 나오는 장면일 때 뿐이죠.


솔직히 1화 밖에 보지 않았기때문에 앞으로 드라마가 어떤 에피소드를 내놓느냐에 따라서 몰입도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이 포맷을 계속 유지한다면 과연 이 드라마를 계속 볼 수 있을련지 모르겠네요. 뭐 사실 포맷보다도 내용 자체의 한계가 뚜렷한 것 같아서 더 이상 볼게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Posted by honjo
,



복수는 나의 것 (2002)

Sympathy For Mr. Vengeance 
8.4
감독
박찬욱
출연
송강호, 신하균, 배두나, 임지은, 한보배
정보
스릴러, 범죄 | 한국 | 120 분 | 2002-03-29
다운로드


박찬욱 감독이 어딘가에서 '복수는 나의 것'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계급모순'이었다는 어느 블로거의 말에 호기심이 생겨서 보게된 영화다. 이 영화를 보고 직관적으로 오는 느낌을 한마디로 하자면 "존나 잔인하다." 이렇게 자극적인 영화로 인해서 계급모순이라는 것이 잘 드러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대부분의 관객은 이 영화를 보고 '이게 뭐지?' 라는 멘붕에 빠졌을 것이다. 다 뒈지니까.




이 영화를 복수하는 착한 사람과 복수 당하는 나쁜 사람. 또는 윤리적인 사람과 비윤리적인 사람의 대결로 보면 답이 안나오는 영화다. 그렇게 보지말라고 이 영화는 친절하게 나오는 사람들을 다 죽인다. 복수 한사람도 죽고, 복수 당한 사람도 죽는게 이 영화의 결말이다. 결국 착한놈도, 나쁜놈도 없는게다. 따라서 이 영화를 선과 악의 구도로 본다면 이 영화는 그냥 엽기적인 영화일 뿐이다.




그럼 계급모순을 생각하면서 영화로 들어가보자. 영화를 보면 극중의 류는 노동자다. 아픈 누나를 위해서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존나 열심히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 그렇다고 그가 이런 자신의 처지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그의 심성은 착하다. 누나를 살리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지나가는 이웃에게도 신경써주려는 사람. 그러던 그는 이유없이 해고당한다. 회사의 새로운 방침과 이익에 따라 정리해고 당한 것이다. 류는 회사에 실컷 사용당하고 버림받았다.




회사에서까지 해고를 당하고 누나를 살릴 뾰족한 수가 없어진 류는 결국 장기매매를 하기로 한다. 업자들은 류에게서 신장과 천만원을 받고 누나에게 맞는 신장을 주겠다고 약속하지만 당연히 이는 구라였다. 류는 속았고 그는 업자들에게 착취당한 것이다.




21일 후, 병원을 찾은 류는 희망고문과도 같은 소릴 듣는다. 누나에게 신장을 이식해줄 기증자가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천만원을 요구한다. 병원장에게 문제는 다 해결된 것처럼 보인다. 물론 돈이 있다는 전제하에. 류에게 있어서 회사나, 장기매매업자나, 의사는 다 똑같은 놈들이다. 류를 노동으로든 돈으로든 장기로든 착취하는 인간들이고 류는 착취당하는 인간이다. 류는 결국 자신의 힘만으로는 누나를 살리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결국 류와 그의 여자친구인 영미는 왠 사장 딸을 유괴해서 돈을 요구하기로 계획한다. 이로 인해 사업가인 동진의 딸은 납치 아닌 납치를 당하게 된다.




동진은 한 회사를 경영하는 사장으로 여느 자본가와 다를바 없는 사람이다. 회사의 구조조정에 의해 오랫동안 충성해왔던 노동자를 잘라야하는, 즉 자신의 회사 이익을 위해서 노동자는 가차없이 버릴 수 있는 자본가인게다.




하지만 그는 그런 자본가이기에 앞서 한 사람의 가장이고 딸을 위해 열심히 회사를 운영한 아빠이다. 가난한 시절을 이겨내고 열심히 배우고 노력해 지금에 올라온 경영가다. 그가 한 일이라고는 열심히 해서 돈을 많이 벌게 된 것. 그리고 그로 회사를 운영하게 된 것 밖에 없다.




그런 그는 딸을 잃었다. 왜? 돈 때문에. '유전무죄'라고 돈이 많은게 무슨 죄인가. 하지만 돈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딸은 돈 없는 자의 표적이 되었고 그로인해 그의 딸은 죽어버린 것이다. 물론 딸이 죽은건 딸이 실수로 물에 빠져서이지만 사실 그건 중요한게 아니다. 자본가인 동진은 딸을 잃은 순간 자신의 돈을 노린 사람들이 모두 적이라는 것을 깨닫고 각성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동진은 자신의 돈을 노릴 만한 사람을 용의선상에 놓고 찾아다니다가 전에 자신이 해고했던 노동자의 집을 찾아가게 된다. 그리고 거기에서 일가족이 약을 먹고 자살한 현장을 보게 된다. 누가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간 것일까? 대답이 다를 수 있겠지만, 한가지 분명한건 그 노동자가 동진에게 해고되지 않았다면 이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자본가와 노동자가 화해할 여지를 몇가지 두었다. 동진은 자본가였지만 자신의 딸을 죽인 사람을 추적하면서 노동자들의 처참한 삶의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노동자들이 자신이 생각했던 악랄한 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동진은 노동자를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본가와 노동자의 화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 영화가 복수극인 이유다.




결국 서로의 적을 무찌르며 최후에 만난 자본가의 대표 동진과 노동자의 대표 류의 싸움은 동진의 딸에 대한 복수와 승리로 끝나는 것만 같았다. 동진은 류를 찾아다니면서 류의 상황을 알게된다. 그는 류를 이해할 수 있다. 누나를 살리기 위해 청각장애를 가진 가난한 그가 할 수 있었던게 이것 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그는 안다. 하지만 그는 그를 용서하길 거부한다. 똑같이 소중한 사람을 위해 행동했다는 공통점이 있음에도 동진은 류를 용서할 수 없다. 내 돈을 노리고 빼앗은 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동진은 딸을 잃었으니까.




류도 마찬가지다. 딸을 잃은 동진이 자신을 찾아다니고 자신의 여자친구를 죽인 것에 대해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동진은 피할 수 없는 적이자 여자친구를 죽인 사람이다. 노동자로서 착취당하고 가진 것이 없는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더이상 없다. 싸우고 죽이는 것 밖에 답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을 착취한 장기매매자를 무참히 죽이고 여기까지 온 것이다.




계급모순의 영원한 순환을 끊는 방법은 어디에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자본주의에서는 절대로 해법을 찾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이번에 나왔던 설국열차 역시 마찬가지의 메세지를 담고 있지 않았는가? 열차를 파괴하는 것이 열차에서 벌어지는 계급모순을 끝내는 유일한 길인 것 처럼 자본주의가 계속되는 한 자본가와 노동자의 대립과 모순은 영원히 계속될지도 모른다.


Posted by honj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