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4.05.23 무한도전만이 할 수 있는 것
  2. 2014.04.09 '무한도전 위기설'에 대한 견해





2014년 1분기를 지나오면서 무한도전은 위기설에 시달려야 했다. 예전만큼의 예능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우려와 질타였다. 나도 이 의견에 동의했던 사람이다. 확실히 무한도전의 예능성은 예전만 못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데다 예능이 다양해지면서 무한도전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생각도 가졌었다. 그리고 많이 지쳐 보이는 무한도전 멤버들까지.


하지만 확실히 무한도전은 무한도전인가 보다. 무한도전을 단순한 예능으로서만 본다면 분명 위기는 맞다. 하지만 무한도전이 단순한 예능 이상의 의미를 전달해준다는 것을 나는 잊고 있었다. 과거 무한도전은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통해서 사람들이 잊고 있던 무언가를 느끼게 해주는 그런 예능이었다. 비인기 스포츠 종목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가 그중 하나가 될 수 있겠다. 무한도전은 이런 것들을 통해서 사람들이 외면하거나 잊고 있던 것을 다시 상기시켜 주었다.


이번 무도 선택 2014 역시 마찬가지다. 도대체 어느 예능에서 이런 것을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정치와 선거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풍자하고 꼬집어 무겁고 거북하게 느껴지던 정치를 가볍게 환기하고 나아가 투표를 독려하기까지 하는 이런 예능. 정말 무도니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무도가 앞으로도 이런 모습을 오래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김태호PD가 알아서 잘하겠지.). 좀 덜 웃겨도, 시청률이 떨어져도, 무도를 응원하고 지지한다. 무도 짱.

Posted by hon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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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먼저 이 글은 지극히 내 주관적인 견해라는 것을 밝혀두고 가는 바이다. 무도가 지금도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예능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거니와, 예능으로서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생겨난 팬덤 또한 무시할 수 없으므로 먼저 사족을 달고 간다.

 

 

 

 

무한도전 위기설이 솔솔 피어나는 요즘, 과연 무한도전은 위기가 맞을까? 나는 위기라고 생각한다. 기사가 지적하는 시청률 하락 때문이 아니다. 방송을 한 지 10년이 되어가는 예능에 시청률 잣대를 들이대 봐야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무한도전은 신생 예능이 아니니 말이다. 문제는 웃음이다. 예능이 재미가 없고 더 이상 웃음을 줄 수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위기다. 근데 요즘 무한도전? 솔직히 말해 재미없다. 그렇다면 왜 재미가 없을까? 몇 가지 이유를 대 보겠다.

 

1. 캐릭터 실종

알다시피 무한도전은 예능임에도 불구하고 스토리가 있었다. 그리고 그 스토리는 멤버들의 캐릭터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후반기에 들어온 길을 제외하고 6명의 멤버들을 보자면 정말 무수한 별명이 무한도전에서 양산되었고, 이는 멤버들의 타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였다(얼마나 많은 별명이 있는지는 엔하위키에서 멤버들의 이름을 검색해보라. 그리고 무한도전에서 있었던 멤버들간의 관계 설정도 생각해보라.). 무한도전의 캐릭터는 무한도전이 어떠한 새로운 시도를 한다 하더라도 무한도전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자 힘이었다. 그리고 이는 다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기반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캐릭터가 사라졌다. 덩달아 스토리도 없어졌다. 어느샌가 멤버들이 가지고 있던 별명과 캐릭터가 드러나거나, 언급되지 않는 상황에 와버렸다. 누구는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함께 프로그램을 하면서 상대의 모든 것을 다 알만큼 익숙해진 것과 친밀해진 것이 원인이라고 했다. 과거 초창기에 무도가 멤버들의 삶의 폭로를 통해서 이야기를 생산해냈던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의견에 충분히 공감할 만 하다. 그들은 이제 폭로를 하지 않는다. 각자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삶이 정형화되고, 무한도전에서의 시간도 익숙해지면서 더는 폭로할 것이 없어진 것이다(폭로할 것이 있다면 가정사인데 아무래도 이는 안되나 보다.).

 

2. 토크 실종

토크 실종의 상징적인 모습을 하나 꼽자면 바로 유재석이다. 과거 무한도전에서의 유재석의 역할과 지금 무한도전에서의 유재석의 역할이 확연히 달라진 것을 느낀다. 지금의 유재석은 말이 많다. 사실 말이 많아진 것인지, 상대적으로 멤버들이 말을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무엇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의 유재석은 과거보다 말이 많아진 것처럼 느껴진다. 과거에는 분명 멤버들이 쉬지 않고 떠들어댔다. 정신이 없을 정도로. 특히 하하, 노홍철, 박명수는 당시 캐릭터답게 주도적으로 떠들어댔다(정준하, 정형돈은 받아치면서 토크에 들어왔었고). 이런 상황 속에서 유재석의 역할은 멤버들의 끝나지 않는 토크를 정리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해가는 것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유재석이 토크를 주도하고 있다. 유재석이 말을 하고 멤버들이 끼어드는 식이다. 

과거 유재석은 무한도전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긴 했지만, 그리 돋보이는 존재는 아니었다. 유반장으로 불릴 당시에 그는 자신의 캐릭터 없음을 걱정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다른 멤버들의 캐릭터 부재, 토크의 부재와 맞물려 그의 역할과 능력은 극도로 빛나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유재석이 계속 이끌어갈 수는 없다.

 

3. 대한민국 예능의 다양화

무한도전은 대한민국 예능의 선구자와 같다. 정형화된 틀 없이 많은 것을 담아낸 프로그램으로 다른 예능 프로그램의 모범과 롤 모델이 되었다. 특히나 달력특집, 가요제, 추격전 등의 흥행은 이후 등장한 오디션 예능, 음악(가요)  예능, 로드 예능 제작에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오디션이나 음악, 로드 예능(그리고 그 외 너무 많은 리얼버라이어티 예능)이 정규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고 사람들의 인기를 끌게 되면서 무한도전이 추구할 수 있는 영역이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여전히 가요제나 달력특집과 같은 건 지금도 인기를 끄는 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이나, 굳이 무한도전이 아니어도 이와 비슷한 포맷을 접할 수 있는 대체 예능이 존재하고, 오히려 그런 예능들이 무한도전의 아이디어를 정규 프로그램화하면서 더 높은 퀄리티를 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굳이 무한도전을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결국. 무한도전이 취할 수 있는 것은 장기 프로젝트뿐이다. 다른 예능과 차별화되면서도 무한도전의 어떤 스토리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장기 프로젝트밖에 없기 때문인데, 그래도 이건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멤버들이다. 아무리 장기 프로젝트로 무한도전 특유의 예능력을 살리려 한들 멤버들이 이렇게 힘이 없으면 답이 없다. 앞서도 말했지만, 예능을 살리는 핵심은 멤버다. 멤버들이 이렇게 매너리즘에 빠져있다면 무도는 살아날 수가 없다. 사실 새로운 멤버를 영입하거나, 기존 멤버를 교체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가 있을 텐데, 이는 상상하기 힘들다. 이미 멤버들이 무한도전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나도 무한도전의 팬으로서 무한도전이 잘 되길 바란다. 하지만 지금의 무한도전을 보고 있으면 걱정이 된다. 과연 무한도전이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

Posted by hon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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