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우치 유코 주연의 단다린 노동 기준 감독관입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노동문제를 다루는 드라마입니다. 다른 블로거의 리뷰를 보면서도 동감한 것이지만, 이런 드라마를 만들고 또 낼 수 있다는 것에 가끔은 부러움을 느낍니다. 노동문제를 다루는 드라마를 만든다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가능할까요? 반기업적인 것을 이야기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말하는 것만으로 경제성장에 반하는 정서라고 주장할 사람들을 생각하면 절대 쉽게 나올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드라마를 만들어서 티비에 방영하고 있다니. 일본도 마찬가지겠죠. 노동과 관련한 드라마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하지만 이걸 만들어 냈다는 것, 그리고 방영되고 있다는 것만으로 차이는 크다고 봅니다.



(악덕한 것을 보면 감정이 폭발하므로 이를 마주보지도 못하는 단다린(다케우치 유코))


뭐 부러운건 부러운거고,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도 필요하겠죠. 개인적으로는 좀 안타깝습니다. 노동문제를 다루는 드라마이니 만큼 가벼울 수 없다는 생각도 들지만, 꼭 이렇게 무거워야하고 꽉막혀야 하는 건지말이죠. 드라마는 악덕기업이 노동자를 핍박하거나 착취하는 형태를 단다린이라는 노동감독관을 통해서 심판하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나오는 기업과 고용자의 모습은 노골적으로 비도덕적이며 악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단다린은 이를 죽어도 참지 못하는 고집불통 여자로 그리고 있죠. 선과 악의 대결입니다. 기업과 자본과 고용에 대한 단적인 나쁜 부분만을 부각시키고 단다린이 이를 심판하는 구도는 자본주의를 무조건적인 악으로 보게하는 피곤한 구도를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인지 그에 걸맞게 노동감독관으로서 행동하는 단다린의 태도는 아주 독선적입니다. 타인의 시선을 회피하는 모습은 타인과의 소통에 대한 거부처럼 비추어지고, 자신이 일하는 곳에서도 원리와 원칙을 넘어선 존재로 행동합니다. 물론 주인공의 이러한 행동에 대한 자기 갈등은 있어보입니다. 하지만 크게 부각되지 않는 상황에서 단다린의 이런 모습은 드라마를 보는 내내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합니다.




노동이 자본과 대립하는 이 구조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필연적 요소라는 것은 노동문제를 이야기할 때마다 빠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이 드라마가 불편하고 타협하지 않는 단다린의 모습을 그린게 당연해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래서는 식상합니다. 자본을 법으로 심판하고 행동하는 단다린과 같은 존재가 우리에겐 없다는 것을 우리는 매일 경험하고 있거든요. 노동문제를 법으로 해결하려는 이 드라마의 모습은 사실 우리의 노동문제를 너무 가볍게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고 느끼고 있는 것 처럼, 자본은 법보다 위에 있고 노동보다도 위에 있으니까요.





자본은 악이라고 판단하고 단순하게 덤빌 그런게 아닙니다. 그리고 노동문제라는 것을 단순히 법에 맡긴다고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이 드라마는 한계를 가집니다. 따라서 노동이라는 것을 경험하고 있는 많은 사람에게도 크게 공감을 얻기 힘듭니다. 노동문제를 다루려면 반드시 자본도 상세하게 다루어야합니다. 그래야 노동문제가 제대로 드러날 수 있죠. 이 드라마는 그런 점에서 실패입니다. 그래서 무겁기만 하고 흥미가 떨어집니다. 다케우치 유코 주연이라고 해서 기대도 되고 궁금했는데,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아서 의외다 싶었는데 역시 내용적 한계가 있었습니다. 아쉽네요.

Posted by hon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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