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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6.05 6.4 지방선거에 대한 단상


ⓒ이데일리


6.4 지방선거가 끝났다. 결과를 두고 이런저런 말이 있지만, 역시나 세상은 내가 생각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 선거가 아닌가 싶다. 나 개인적으로는 야당이 그래도 더 옳고, 진보적인 성향의 사람들이 더 많이 선택받는 것이 맞다 느끼지만, 선거는 항상 네가 생각하는 것이 다른 사람과 같지는 않다고 말한다. 역시나 모르는 것이다. 세상일은.


자식들이 전면에 등장한 선거


이번 선거는 흥미로운 점이 있었다. 후보자의 자식들이 선거 전면에 등장해 판을 흔든 것이다. 아무래도 선거라는 것 자체가 후보자가 되는 순간부터 온갖 구설에 휘말리기 때문에 후보자도 가족을 선거에 내세우려 하지 않고, 가족도 후보자의 선거에 얼굴을 내비치려고 하지 않는 것이 거의 기본이다(가족이 유명인이라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그런데 이번 선거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자식(가족)이 전면에 등장했다. 그것도 자발적으로 말이다. 그리고 그것이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서울시 진보교육감 후보였던 조희연의 경우 분명 자식의 덕을 크게 봤다. 나는 이것이 앞으로의 선거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도 기대된다. 자식이 선거에 나섰을 때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 정치권이 이후에 자식을 정치마케팅에 이용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으니까 말이다.


56.8%의 투표율


이번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역대 2번째로 높다. 하지만 이것이 긍정적이라고 이야기할 수만은 없다. 56.8%면 대략 2,500만 명이다. 그리고 이들 중 52~53%의 지지로 후보자가 당선된다. 산술적으로는 1,300만 명의 지지가 선출직을 결정한 것이다. 1,300만 명이면 대략 대한민국 인구의 25%다. 결국, 소수가 대한민국의 주요 선출직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것을 투표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질타만으로 넘길 수는 없다. 사람들이 투표하지 않는 맥락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선거를 하더라도 내 표가 한국 정치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생각도 있을 것이고, 원하는 인물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고, 누구에게도 정치를 맡기고 싶지 않고 직접정치에 참여하고 싶어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중요한 것은 최대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할 만한 정치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질타와 독려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을 지난 몇십 년간의 선거와 정치가 보여주고 있다. 


여전한 선거 지역주의


이번 선거에도 지역주의는 여전했다. 경상도와 전라도는 압도적인 표 차이로 각 정당의 후보들이 당선되었다. 이런 것을 보고 있으면 참 노답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중앙으로부터 소외당하는 외각이라는 특성이 이런 지역주의를 더욱 굳건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상대적으로 지방은 젊은 사람들이 없다.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서울과 경기 수도권 지역에 거주한다. 그런 상황에서 젊은 사람들의 투표율은 저조하기까지 하다. 따라서 지방의 투표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중·장년층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의 성향은 거의 정해져 있다. 흔히 말하는 콘트리트 지지층인 것이다. 


결국, 지방의 선거 구도를 변화시키려면 지방에 실제적인 변화와 발전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젊은 층이 지방에도 살면서 균형 있는 모습이 나올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러한 시도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여전히 인구는 서울과 수도권에 밀집해 있고 지방은 상대적으로 소외당하고 있다. 그러니 선거 결과는 매번 똑같은 것이다.


Posted by hon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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