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노 주리의 3년 만의 복귀작으로 화제가 되었던 앨리스의 가시다. 보면 알겠지만, 악덕 의사에 의해 희생된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의사가 되어 자신의 아버지가 희생된 병원에 들어가 복수를 하는 내용. 개인적으로 대부분의 일드는 1화에서 모든 것이 결정된다고 본다. 왜냐하면, 1화에서 모든 설정과 앞으로의 진행의 실마리를 거의 다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앨리스의 가시는 그렇게 스케일이 큰 드라마도 아니고, 무슨 대단한 반전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주지도 않는다. 아주 무난한 복수극이 진행될 것 같다는 느낌. 1화와 2화를 봤지만 정말 그냥 무난하다는 느낌.







이번 작품을 보고 노다메와 너무 달라진 우에노 주리의 모습에 놀랐다고 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나는 라스트 프렌즈로 우에노 주리를 본 게 마지막이어서 그런지 크게 놀랍지는 않았다. 라스트 프렌즈라는 작품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우에노 주리는 그 작품에서 동성애의 아픔을 너무 잘 그려냈고, 노다메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남성적 느낌의 캐릭터를 너무 잘 소화했다(우에노 주리의 진정한 매력을 그 때 알아버렸다.). 하여튼 이번 드라마에서도 이런 우에노 주리의 연기력은 훌륭하다.





이번 앨리스의 가시를 한자와 나오키의 의학판이라고 하는 글도 간간이 보이는 데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앨리스의 가시는 철저한 복수극 드라마다. 선의 입장에서 악을 징벌하는 그런 드라마가 아니다. 앨리스의 가시에서 우에노 주리의 캐릭터는 보고 있으면 그녀의 행동이 이해가 되면서도, 통쾌하고 시원하다기보다는 꺼림칙하고 거부감이 든다. 애초에 그녀의 목적이 악의 징벌이 아니라 아버지에 대한 복수이고 어느 순간에는 그것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한자와 나오키는 한자와와 맞서는 인물들이 저지른 일에 대한 대가와 책임으로서의 복수가 진행된다. 게다가 한자와는 "당하면 당한 만큼 갚아 준다. 배로"라는 말에도 불구하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느낌으로 간 것이 아니라, 철저히 상대방의 판에서 상대방과는 다른 방식으로 복수를 진행해 나갔고, 결국은 상대를 스스로 굴복하게 만드는 결말을 보여주어, 복수 이상의 권선징악의 통쾌함을 선사했다.


어쨌든 이 드라마는 유쾌하지 않고, 통쾌함을 지향하지도 않는다. 끝날 때까지 지금의 음울한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갈 가능성이 크다. 아마 시청률도 갈수록 떨어지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1화만 봤는데도 좀 지친달까. 연출이나 배우의 연기력은 나무랄 게 없지만, 스토리가 너무 단순해서 앞으로 크게 기대가 되지는 않는 드라마.

Posted by honjo
,

어제저녁까지 뉴스와 언론 보도를 지켜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지금까지 진행된 구조작업이 거의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생존자들을 구하기 위해 시간을 다퉈야 하는 상황임에도 사실상 어제 24시간을 날린 것이다.

 

어제까지 허탕만 친 구조 작업

 

구체적으로 보자. 잠수부의 선체 진입은 바다의 빠른 유속과 잠수시간이 30분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드러냈다. 단순히 잠수해서 내려갔다 올라오는 데 걸리는 시간만 해도 10분이기 때문에 내부 진입이 성공한다 하더라도 선체 내부를 수색하면서 작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실상은 그 내부 진입 자체도 단 한 번을 성공하지 못했다는 게 어제의 언론 보도였다.

 

이러다 보니 그렇게 많이 언급된 에어 포켓의 여부도 그렇게 희망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에어 포켓이 있다 한들 공기를 주입하려면 선체 내부에 잠수부가 직접 진입해야지 가능한데 이것이 되고 있지 않으니 사실상 공기 주입이 불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공기 주입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 JTBC

 

구조 작업의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는 크레인

 

 

지금까지 외부에서 선체로의 진입이 모두 실패한 상황에서 남은 방법은 선체를 절단하고 내부로 진입하는 것이다. 근데 어제까지도 그 작업을 하지 못했다. 물에 떠 있는 선체 앞부분에 에어 포켓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앞부분을 절단할 경우 배가 가라앉아버린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 변수가 될 수 있는 크레인이 왔다. 선체 전체를 들어 올리는 작업은 당장 불가능한 것이 맞다. 게다가 생존자가 있다고 가정하는 상황에서 선체를 뒤집고 물을 빼야 하는 인양 작업은 시도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선체 앞부분만을 어느 정도 들어 올린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선체를 절단하고 진입하는 작업이 배의 앞부분이 가라앉을 수도 있다는 것 때문이었는데, 크레인이 왔기 때문에 이제는 이런 작업이 가능해진 것이다.

 

시간이 없다. 사망자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생존 확률이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다. 구조 체계를 잘 갖추고 여러 가지 조건을 따져서 빨리 구조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단 한 명이라도 살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어제와 오늘 실종자 가족들과의 직접 인터뷰가 공개되고 정부와 관계자들이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공영방송과 주류 언론이 얼마나 부실한 보도를 하고 있는지가 다시 한 번 드러났다. 제발 언론도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고, 정부도 제발 제대로 된 구조 작업과 체계를 보여주어서 실종자 가족들을 안심시켜 주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honjo
,

먼저 세월호에 탑승한 학생과 승객들이 무사히 구조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어제 벌어진 진도 여객선의 참사로 나라가 침통하다. 결혼해서 이제 막 자식을 양육하기 시작한 몇몇 지인들은 대부분 밤에 잠을 자지 못했다고 했다. 마음이 너무 무거워서 말이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나 역시도 언론의 보도를 보면서 마음에서 올라오는 답답함에 짜증이 났다.

 

근데 사실 나를 더 짜증 나게 한 것은 언론보도였다. 구조인원의 오보도 오보지만, 도통 쓸모 없는 감정 소모식 기사가 난무하고 있는 것 때문이었다. 단적인 예가 부모와 자식의 카톡, 문자 내용 공개와 군대 투입의 숫자 보도다.

 

"엄마 내가 말 못할까봐…" 세월호 탑승 학생 카톡 눈물

 

 

감정을 자극하는 문자 내용 공개 ⓒsbs

 

기사 전달의 핵심은 팩트이며,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것은 상황의 변화다. 그런데 지금 언론의 보도를 보면 현장취재와 구조현황파악이 전혀 안 되는 상황에서 정부나 관계자의 발표를 그대로 인용만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언론이 낼 수 있는 기삿거리가 군대 투입의 숫자, 부모와 자식의 카톡 내용, 시민들의 반응 등의 감정적 내용밖에 없는 것이다.

 

언론이 취재하는 것을 관계자들이 막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조난 보도에서 현장상황을 실시간으로 취재해 보여주지 않고 있는 언론의 보도 실태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계속되는 감정 소모 식의 기사의 노출은 사람들을 자극하고 판단을 흐리게만 할 뿐이다.

 

제발 언론이 제대로 된 보도를 했으면 좋겠다. 새로운 사실이 없다면 보도하지 않는 것이 차라리 낫다. 언론은 사실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지, 감정을 파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자본에 찌든 언론이라도 기본을 지켰으면 좋겠다.

Posted by honj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