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세월호에 탑승한 학생과 승객들이 무사히 구조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어제 벌어진 진도 여객선의 참사로 나라가 침통하다. 결혼해서 이제 막 자식을 양육하기 시작한 몇몇 지인들은 대부분 밤에 잠을 자지 못했다고 했다. 마음이 너무 무거워서 말이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나 역시도 언론의 보도를 보면서 마음에서 올라오는 답답함에 짜증이 났다.

 

근데 사실 나를 더 짜증 나게 한 것은 언론보도였다. 구조인원의 오보도 오보지만, 도통 쓸모 없는 감정 소모식 기사가 난무하고 있는 것 때문이었다. 단적인 예가 부모와 자식의 카톡, 문자 내용 공개와 군대 투입의 숫자 보도다.

 

"엄마 내가 말 못할까봐…" 세월호 탑승 학생 카톡 눈물

 

 

감정을 자극하는 문자 내용 공개 ⓒsbs

 

기사 전달의 핵심은 팩트이며,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것은 상황의 변화다. 그런데 지금 언론의 보도를 보면 현장취재와 구조현황파악이 전혀 안 되는 상황에서 정부나 관계자의 발표를 그대로 인용만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언론이 낼 수 있는 기삿거리가 군대 투입의 숫자, 부모와 자식의 카톡 내용, 시민들의 반응 등의 감정적 내용밖에 없는 것이다.

 

언론이 취재하는 것을 관계자들이 막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조난 보도에서 현장상황을 실시간으로 취재해 보여주지 않고 있는 언론의 보도 실태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계속되는 감정 소모 식의 기사의 노출은 사람들을 자극하고 판단을 흐리게만 할 뿐이다.

 

제발 언론이 제대로 된 보도를 했으면 좋겠다. 새로운 사실이 없다면 보도하지 않는 것이 차라리 낫다. 언론은 사실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지, 감정을 파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자본에 찌든 언론이라도 기본을 지켰으면 좋겠다.

Posted by hon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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