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이 사실상 끝났다. 그리고 이 소치올림픽에서 가장 이슈가 되었던 점을 꼽으라면 단연 김연아의 피겨 스케이팅 무대였을 것이다. 피겨 단체전을 통해 드러난 러시아에 대한 관대한 판정이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를 불안하게 했지만, 어느 누구도 그녀의 실패를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마지막 무대를 은메달로 끝마쳤다.


그녀는 판정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했다. 그녀가 국제대회에서만 딴 금만 해도 16개라고 했던가. 거기에 올림픽 금이 하나 추가 된들 그녀의 커리어에 큰 변화는 없을테니 충분히 공감할만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은메달에 언론과 네티즌은 극도로 분노했다. 그리고 그 분노는 김연아의 마지막 무대와 온 힘을 다한 그녀의 마지막 연기의 애절함까지도 잊게 만들만큼 커졌다.


그녀의 마지막 연기에서 우리가 보았어야 하는 것은 그녀의 노력이었다. 피겨 불모지이자 피겨 전용 스케이팅장 하나 없는 이 땅에서 그녀는 천부적 재능만으로는 해낼 수 없는 엄청난 기록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것은 전적으로 그녀의 피나는 노력에서 이루어졌다고 할 수 밖에 없는 결과물이다. 단순한 노력이 아니다. 피겨 훈련 뿐만 아니라, 훈련을 위한 재정과 환경 그 모든 것까지 스스로 감당한 노력인 것이다. 그녀는 이 노력을 자신의 마지막 피겨 무대까지 끝끝내 혼자 해냈다.


모두가 소트니코바에게 분노했다. 그녀의 어정쩡한 연기가 어떻게 김연아보다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하지만 그녀가 한 번 판정으로 진 것은 김연아와 우리 피겨계엔 별 것 아닌 문제다. 진짜 문제는 이제 더 이상 그 어정쩡한 연기를 한 소트니코바와도 견줄 만한 선수가 우리나라에서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아마 우리는 오랜시간 김연아를 그리워하며 저 소트니코바의 소식을 듣고 분노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모두가 김연아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는 우리에게 그녀는 너무 많은 것을 해주었고, 그녀 혼자 감당한 극한의 노력은 우리 모두의 자랑스러움이 되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 떠난다. 그리고 그녀의 떠남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그녀를 대신할 어릿광대는 어디있느냐고 말이다. 안타깝게도 김연아를 대신할 어릿광대는 우리에게 없다. 


우선적으로 김연아를 대신할 어릿광대를 위한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에서 피겨를 할 수 없어 외국을 돌아다니며 외로운 시간을 보냈던 그녀를 생각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한다. 그것이 우리가 김연아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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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링크 : http://sports.chosun.com/news/ntype.htm?id=201402240100235470016085&servicedate=20140223
스포츠조선

[소치]김연아 "속상한 것 없다. 판정 생각해 본 적 없다"

기사입력 2014-02-23 03:55 기사원문보기


Posted by hon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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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의 '내란예비음모'사태가 터진지 6개월이 지났다. 그리고 지난 17일 이석기는 1심 공판에서 징역 12년을 선고 받았다. 공판 결과가 나오자 정치권의 반응은 달랐다. 여당은 당연한 결과라며 사법부의 판결을 받아들인 반면, 민주당과 통진당은 사법부의 판결에 문제가 있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통진당의 이상규의원은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에서 검찰이 기소하지도 못한 RO조직과 진보적 민주주의를 재판부가 갑자기 거론한 것과 재판부가 인정한 증거가 범죄를 입증하기에는 불충분 함에도 불구하고 유죄판결을 내린 것을 지적하면서 이번 판결이 6.4 지방선거를 위한 포석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만 이러한 반응을 보인 것은 아니다. 진보좌파 성향의 네티즌들과 유명 트위터리안들도 이번 재판부의 판결에 우려를 나타냈다. 대부분 이번 사건이 사상의 자유와 표현안에서 허용될 정도의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검찰과 재판부가 중형을 선고 한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진중권은 이석기도 미쳤지만 검찰과 판사도 미쳤다고 트위터에 끄적였다. 그리고 많은 진보좌파의 사람들이 이번 이석기의 판결을 과거 이승만 대통령 시절의 진보당 탄압 그리고 이후에도 계속된 진보에 대한 사법부의 정략적 판결이 그대로 이어진 것이라며 민주주의가 죽었다고 말한다.


근데 난 이번 재판결과를 떠나 이러한 진보좌파 사람들과 정치인, 지식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화가 난다. 사법부가 정치 상황에 따라서 논란이 될 판결을 했던 것은 오래전 과거나 오늘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군사정권이 끝나고 민주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꾸준히 있어왔다. 이석기의 공판 결과를 두고 정치적 판결, 정치판사라고 말하는 진보좌파 진영의 이야기가 오늘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보수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법부의 재판 결과를 두고 그 판결이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가져올 때마다 이들은 사법부를 비난했다. 증거의 조작, 판사나 검찰의 인맥, 정치성향 등을 언급하면서 끊임없이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뒤흔들었다. 답답한 것은 왜 이런 언플만 실컷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정치권에서 사법부의 판결을 보며 정치적 판결이라고 느낀 것이 한두 번이 아니라면, 필요한 것은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하고 판결의 공정함을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지도 못하면서 허구한 날 "정치판사", "정치적 판결"이라는 진부하면서도 짜증나는 말만 계속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정말 오래전부터 계속되는 판결의 논란을 보고 있으면 바보라도 깨닫게 된다.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할 만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 그런 일은 하지도 않으면서 법을 집행한 판사가 미쳤니, 검찰이 돌았니, 민주주의가 죽었니 소리만 하고 있으니 이것처럼 무능한게 어디있는가. 지식인들도 그렇고 국가를 바꾸어야할 정치인도 다 마찬가지다. 이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판사, 검찰 욕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좀 알아야 할 것이 아닌가. 


문제를 해결할 노력이나 구체적인 대안 없이 사법부를 비난하는 것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만 떨어뜨리고 자신들의 무능함을 증명한다는 점에서 제 얼굴에 침 뱉고 있는거나 다름없는 짓이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의 사법부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면 그 책임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지식인과 정치인에게 있다. 잘못되었다면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그 책임을 우리는 정치인들에게 주었다. 억울하면 사법부와 법을 비난하지말고 바꿔라.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계속 자신들의 무능함을 입증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진보좌파와 야당들. 제발 좀.

Posted by hon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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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처럼 이번 1분기 역시 정말 재미있다 싶은 작품은 없는 것 같다. 물론 그럭저럭 볼 만한 작품들은 꽤 있지만. 내가 보고 있는 1분기 드라마 중 그나마 가장 괜찮은 것이 로스트 데이즈가 아닌가 싶다. 흔히 볼 수 있는 설정임에도 인물들의 관계와 갈등을 잘 그려나가고 있어서 상당히 재미있게 보고 있다.





내용은 단순하다. 졸업을 앞둔 친구들끼리 졸업여행으로 좋은 별장에 놀러왔는데, 여러가지 사건이 터지면서 서로를 의심하고 결국에는 사이가 틀어져 서로를 죽이고 여행도 망하게 되는 그런 스토리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물의 설정과 서로간의 갈등이 커져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면서 드라마가 재미있게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초반인 지금 가장 궁금한건 과연 누가 먼저 죽을 것인가.



유타(세토 코지)와 나츠(요시자와 료)


서로 같은 여자를 사랑하는 절친 사이인 두 남자다. 유타는 나츠의 여자친구인 미키를 좋아하고 있다. 나츠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지만. 유타도 나츠와 미키가 사귄다는 사실을 이 여행을 통해 알게 되면서 둘 사이에는 묘한 감정이 생기게 된다.



리카(트린들 레이나)와 나츠


리카는 나츠를 좋아했다.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미키와 나츠가 사귄다는 사실을 알고는 갑자기 나츠에게입으로 돌진하여 그의 마음을 훔치는데 성공한다. 즉, 나츠는 졸업여행중에 미키를 두고 나츠와 짜릿한 바람을 핀다. 이런 훌륭한 녀석.



사츠키(미요시 아야카)


구하라를 닮은 사츠키다. 선배들의 졸업여행에 끼어든 이상한 녀자. 왜 졸업여행에 끼어들었나 했는데 알고보니 그녀는 유명한 트러블 메이커였다. 나츠와 리카의 관계를 눈치채자마자 이를 유타에게 다 까발린다. 그것도 교묘하게 익명으로.



미키(이시바시 안나)


나츠의 여자친구 미키다. 이 드마라에서 제일 순진하고 착한 인물로 설정되어 있는 것 답게 상당히 바보다. 개인적으로는 이 여자가 죽을까 안죽을까가 제일 궁금하다. 난 안죽을 것이다에 500원 건다. 바보는 이상하게 죽지 않는다.



마나(코지마 후지코)와 와타루(키리야마 렌)


이 드라마에서 제일 이해 안되는 인물 둘이다. 여동생의 남자친구인 나츠를 향해 이상한 감정을 흘리는 와타루도 그렇고.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저 마나도 그렇고 말이다. 게다가 저 둘의 관계는 더더욱 이상하다. 마치 와타루는 대마왕 같고 마나는 그를 보좌하는 최측근 같은 느낌이랄까.




지금까지의 드라마 전개는 인물들의 갈등 설정을 보여주는 과정이었다면 이젠 이 사실들을 다른 인물들이 알게되면서 벌어지는 갈등의 심화 과정, 그리고 그로 인한 살인의 발생만이 남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제 누가 죽을 것인가. 꽤나 궁금하고 앞으로의 과정도 상당히 궁금해지는 드라마다.

Posted by hon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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