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물로는 스트로베리 나이트 이후로 완주한 갈릴레오 시즌2 입니다. 사실 방영하고 있을 당시에는 시즌1을 보지 않은 관계로 손을 대지 않고 있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왜 안 봤나 싶네요. 2분기에는 별로 재미있는게 거의 없었는데 말이죠. 어쨌든 질리지 않고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수사물이 아니었나 싶네요.





수사물을 이것저것 보면서 느낀거지만, 수사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인공의 캐릭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트로베리 나이트의 경우에도 다케우치 유코가 연기했던 히메카와 레이코의 케릭터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었기 때문에 완주가 가능했거든요. 제가 일드 수사물을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일드의 수사물이라는게 대부분 한 회마다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리는 포맷으로 되어있더군요. 그런 점에서 사건은 재료일 뿐이고, 그 재료를 요리하는 수사물의 주인공이 어떤 모습인가에 따라 드라마의 전체적인 재미가 살아나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갈릴레오도 주인공이 굉장히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래서 정말 재미있었어요.



(주인공인 유카와 마나부(후쿠야마 마사히루))


독특하게 주인공인 유카와 마나부는 물리학자이자 교수죠. 그는 오로지 과학적인 것에만 관심을 보입니다. 범죄와 같은 일에는 전혀 흥미를 보이지 않죠. 하지만 범죄에 이용된 어떤 과학적인 요소를 들으면 흥미를 보입니다. 그리고 범죄에 이용된 과학적인 요소를 증명해내려고 애쓰죠. 이때 나타나는 이성적이고 냉철한 그의 모습은 물리학자가 갖추어야할 태도로써 당연한 것이지만, 범인을 찾고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수사에도 잘 어울릴 만큼 자연스럽습니다. 그래서인지 형사가 아님에도 매우 형사스럽죠.



(여주인공인 키시타니 미사(요시타카 유리코))


여주인공인 키시타니 미사는 유카와 마나부와는 완전히 딴판인 존재입니다. 전 시즌의 우츠미 카오루(시바사키 코우)가 어떤 모습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번 시즌의 키시타니 미사는 형사다운 진중함을 찾아볼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녀의 모습은 형사라기보다는 거의 기자 같은 느낌이랄까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사건에 대한 실마리를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못건지는 그런 존재입니다. 게다가 합리적 판단보다는 감으로 사건을 파악하죠. 하지만 키시타니 미사는 유카와 마나부와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사건을 물어다주는 여주인공, 그리고 이를 해결하는 남주인공. 각자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드라마 분위기의 균형을 잡아주는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는 존재로서 둘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둘의 조합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요? 주인공은 진지하고, 여주인공은 천방지축이지만 이 드라마에서 둘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콤비같다는 생각입니다. 둘을 이어주는 것은 사건이지만, 사건을 해결하면서 생겨나는 둘 만의 그 무엇이 있습니다. 그게 사랑인지, 신뢰인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말이죠. 뭐 근데 확실히 키시타니 미사가 자신의 상사인 형사에게는 개념없이 굴어도 유카와 마나부 교수에게는 언제나 존대를 하고 있는 것 보면, 그녀는 확실히 유카와 마나부를 인정하고 따르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유카와 마나부는 그에 반해서는 잘 모르겠지만요. 그러고보니 둘은 마치 학생과 선생의 관계같은 느낌이네요. 키시타니가 풀기 어려운 숙제를 들고 오면, 마나부 선생은 숙제의 답을 가르쳐주는. 어쨌든 추천할만한 재미있는 수사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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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에 트위터에서 김구라 이야기가 나오길래 무슨일인가 했다. 논란의 발단은 라스의 장난감 중독 특집에서 출연자들이 들고 온 애장품을 구경하던중 김구라가 케이윌의 장난감을 떨어뜨리면서 시작되었다. 김구라는 처음에는 미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케이윌의 장난감의 가치가 생각보다 얼마 나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역정을 냈다. 그리고 그 모습이 제대로 시청자들에게 찍히면서 엄청 욕을 먹은게다.


사실 김구라의 모습은 그 자체로 눈쌀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상대의 물건의 소중함을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상대의 물건에 해를 입혔다면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이 보통인데, 김구라의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자체로도 김구라의 모습은 욕먹기에 충분했지만, 사실 그보다 더한 문제는 따로 있었다. 아끼는 물건의 가치를 돈이라는 잣대로 재고, 그만한 돈이 자기는 있으니 내가 한 행동은 별 문제가 없다는 식의 태도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보였다는 것이다. 돈이 있으면 사줄 수 있으니 마음대로 행동해도 되는가? 한정판이고, 양산품이고를 떠나 사줄 수 있으면 남의 물건을 함부로 다루어도 되는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하나의 권력이다. 권력은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우위를 점하고, 그런 우위는 소통을 무시하고 강요하는 모습으로 드러난다. 라스에서 김구라는 이런 권력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사람들을 매우 불쾌하게 만들었다. 그가 케이윌의 취미나 행동을, 자기가 우위를 점하는 돈이라는 측면으로 파악하고 잣대를 들이대는 순간 그건 케이윌에게 폭력이 된다. 애초에 케이윌은 자신의 장난감을 돈이라는 측면으로 보고 있지 않은데 김구라는 돈으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이런 김구라의 태도에 대부분 분노했지만, 솔직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런 모습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가. 각자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돈이 얼마나 되는지로 파악하면서 그 사람의 일의 가치를 정하는 모습이 우리에게 너무 흔하지 않은가. 돈 많이 주는 직장을 원하고, 돈 많이 주는 직장을 가려고 애쓰는게 우리의 모습은 아닌가. 돈만 많으면 뭐든지 해도 된다고 생각하면서 행동하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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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자스민 의원의 필리핀 지원 결의안 촉구에 사람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인 반응은 도대체 왜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된 사람이 우리 혈세를 다른나라에 그렇게 그냥 막 주느냐는 것이었다. 나는 사람들이 보이는 이러한 반응에 나름 수긍이 간다. 우리가 내는 세금이 아무리 좋은 일이라고 해도 우리에게 쓰이는 것보다 다른 나라에 우선적으로 쓰인다고 생각하면 이는 분명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가지는 일정한 분노. 그리고 국가의 예산과 관련된 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난 정당하다고 본다. 이자스민 의원이 필리핀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자국의 관점으로 접근해서 결의안을 촉구하는 저 행동이 정당한 만큼, 우리나라 국민들이 우리의 세금이 다른 어떤 곳에 쓰이는데 의견을 표출하고 거기에 반대를 표시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정당하다고 난 본다.


다만 진중권이 이야기한 것 처럼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다. 인류애적 관점에서 돕지는 못하더라도 이자스민이 행동한 것 그 자체를 놓고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라고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으로까지 나아가면 이는 나치즘이 된다. 우리민족만을 생각하고 다른 모든 민족을 배척하는 관점은 골아프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세계화의 측면만이 답이라고 주장할 수도 없다. 아무리 현대가 세계화의 시대라고 해도 엄연히 국가의 구별이 있고 각자의 문화와 전통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반드시 인류애적 관점을 가지지 않는다고해서 비난받을 이유는 없는 것이다.


과거를 생각하고, 국제사회를 생각하고, 외교적인 측면을 생각한다면 돕는 것이 국가의 위상에 있어서 도움이 될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뭐 나 스스로도 이번일에는 인류애적 관점으로 접근해서 보는게 좀 더 합리적이고 타당하다고 생각은 한다. 다만 사람들이 비판하고 어느정도 분노를 가지는 것에 대해 너무 이상하게 볼 필요는 없다. 그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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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원문 : http://news.hankooki.com/lpage/society/201311/h2013111418152721950.htm

이자스민 비난받자… 진중권 트윗 '눈길'
"인류애적 관점에서 마땅히 도와야"
김성준 SBS 앵커도 지지의사 표명


입력시간 : 2013.11.14 18:15:27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이 14일 태풍 하이옌으로 큰 피해를 입은 필리핀에 대한 복구 및 지원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자 유명인이 잇달아 이자스민 의원을 지지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이자스민 의원은 '필리핀 공화국 태풍 피해 희생자 추모 및 복구 지원 촉구 결의안'에 ▲필리핀 국민 위로 ▲정부 차원에서 긴급구호 및 피해 복구 지원 ▲정부가 국제 위상에 부합하는 인도적 지원과 긴급구호활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예산을 증대하고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일부 네티즌은 이자스민 의원의 행동을 비판했다. 이미 정부가 500만 달러를, 삼성이 100만 달러를 지원했다면서 이자스민 의원이 모국을 과도하게 배려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중권 동양대 교수를 비롯한 유명인들은 이자스민 의원을 지지하고 나섰다.

진 교수는 이날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약간의 논란이 있는 모양인데 나는 그 분의 행동을 지지한다. 내가 외국에서 의원이 됐고 모국에서 그런 일을 당한다면 나라도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진 교수는 "이 나라에서 좋은 꼴, 험한 꼴 다 보며 살아온 사람들이라면 저와 생각이 다르지 않을 거라 믿는다. 곤경에 처한 사람들은 마땅히 인류애의 관점에서 도와야 하며 더군다나 그 사람들이 과거에 나의 동료시민들이었다면 더욱 더 그래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 네티즌이 자신의 주장에 반발하자 진 교수는 "우리나라도 어려웠을 때 다른 나라에서 도와줬다. 어렸을 때 나도 미군 구호물자 먹고 자랐다. 이 정도 살면 우리도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결의안보다는 자발적인 모금운동을 통해 지원하는 게 낫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진 교수는 "결의안이란 그저 힘껏 돕겠다는 의지의 상징적 표현일 뿐"이라라 과도하게 반응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진 교수는 필리핀 500페소 화폐 사진을 첨부하기도 했다. 500페소 안에는 한국전쟁 당시 종군기자로 참전했을 당시의 베니그노 아키노 전 상원의원이 그려져 있다.

김성준 SBS 앵커도 이자스민 의원의 결의안을 지지했다. 그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한국계 미 의원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 촉구 결의안을 내면 우리 반응이 어떨까? '미국인 됐으면 미국 일이나 신경 쓰지' 이럴까?"라고 반문한 뒤 "필리핀계 이자스민 의원이 국회에 슈퍼태풍을 맞은 필리핀 지원 결의안을 냈다. 우리 생각은 얼마나 열려 있나?"라고 말했다. 

한편 마닐라 출신인 이자스민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당선된 1호 다문화의원이다. 1995년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1998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면서 필리핀 국적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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