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서 한바탕하고 와서 지치네요. 오늘 전효성이 사고 아닌 사고를 쳤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아이돌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정말 즉각적이에요. 그 이전의 아이돌의 여러 사건들을 통해서도 드러난 현상이지만, 우리나라의 아이돌에 대한 사람들의 잣대는 너무 날이 서있습니다. 사실 대단한 사건이 아닌 부분에 있어서도 과잉 반응을 하죠. 진짜 민감한 반응을 보여야할 일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구요. 이런 측면에 있어선 상당히 답답한 감정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뭔가 상식 밖이다 싶어서 말이죠. 팬덤이라는 현상이 얼마나 무서운지도 새삼 느끼구요.


뭐 여튼 지금 검색어 1위를 달리고 있는 전효성의 사건의 요지는 SBS 라디오 최화정의 파워타임에서 전효성이 "저희는 개성을 존중해요. 민주화시키지 않아요." 라는 발언 이후 그 의미와 그 '민주화'라는 단어의 근원지를 두고 논란이 벌어진겁니다.


저도 처음엔 이게 무슨 말인가 했습니다. 개성을 존중하는데 민주화시키지 않는다니 이게 무슨 말이지? 했는데,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이 '민주화'라는 뜻의 의미와 근원지를 '일베(일베저장소)'로 보고 있더군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일베는 어떤 게시판의 찬성을 '일베로', 반대를 '민주화'로 씁니다. 단순하게 보면 여기에서 '민주화'의 의미는 부정이나 반대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거죠. 일베에서는 그렇게 쓰입니다. 근데 왜 하필 '민주화'를 반대나 부정의 의미로 쓰고 있을까요?


아시다시피 일베라는 사이트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사람들도 일베사이트가 극우적 성격을 지닌 사이트라는 건 알고 있으실겁니다. 작년 10월쯤에 진중권과 '간결'이라는 일베회원이 진중권과 온라인 토론도 하고 그러면서 수면위로 떠올랐죠. 그때쯤에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졌을겁니다. 그 이후에 변희재도 일베사이트를 언급 하고 뉴데일리도 일베를 소개하는등 보수적 성향의 언론에 소개도 꽤 됐죠. 따라서 일베에 관심이 없어도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이트라는 것 정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을겁니다. 


여튼 그 일베라는 사이트를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보수적 성향에 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그리고 상당히 극우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꽤 있죠. 따라서 저 '민주화' 버튼은 그러한 맥락과 연계되어 탄생한 겁니다.


그러면 생각해봅시다. 전효성이 쓴 '민주화'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사실 그 누구도 전효성이 아니기 때문에 전효성이 '민주화'라는 단어를 어디서 습득해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사용했는지는 누구도 모를겁니다. 하지만 발언을 따져보자면 일베의 '민주화'의 부정적 의미(반대 또는 부정 또는 억압)와도 들어맞을 측면은 분명 있습니다. "저희는 개성을 존중해요. 민주화시키지 않아요."는 '저희는 개성을 존중해요. 개성에 반대하지 않아요.' 라는 의미로 이해하면 들어맞죠. 따라서 사전적 의미가 아닌 일베에서 쓰이는 '민주화'라는 단어의 의미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아마 전효성도 같은 의미로 사용했을거라고 생각되요. '민주화'를 반대나 부정의 의미로 사용했겠죠.


근데 문제는 네티즌들이 전효성의 '민주화' 단어의 진원지를 일베로 보고 전효성이 일베에서 사용되는 민주화와 동일한 의미로 썼다고 파악하면서 전효성을 비난하고 있는 지점입니다. 전효성이 '민주화'를 부정적인 의미를 나타내는 용어로 썼다는 점에서는 비판받아 마땅하고 고쳐야할 지점이죠. 하지만 네티즌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서 전효성의 발언을 일베의 정치적 성향과 연결지어 강도높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일베가 쓰는 '민주화'의 단어와 의미의 맥락은 전효성이 쓴 것과 같다고 볼 수 없죠. 실상 저 발언만으로는 알 수 없는 지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효성이 일베의 정치적 성향과 몰상식함에 대해 그대로 답습했다고 보고 전효성을 비판하고 있죠. 지금 전효성은 거의 민주주의를 부정한 사람쯤으로 취급받고 있어요.


하지만 생각해봐야죠. 그 발언 자체만을 두고 봐도 전효성이 민주주의를 부정한다고 볼 부분은 전혀 없습니다. "저희는 개성을 존중해요. 민주화시키지 않아요." 라는 부분에 민주주의를 부정한다고 볼 부분이 어디있죠? 없죠. 다만 저 민주화라는 단어가 어떤 의미로 쓰이는지 몰랐다는 점에서 전효성이 지적받을 부분이 있는거죠. 그것만 비판하고 넘어가면 되는겁니다. 오히려 우려할 지점은 일베죠. 일베야 말로 민주화의 역사를 부정하는 정치적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우려스럽습니다. 진짜 혹독하게 비판을 해야할 대상은 사실 전효성보다도 이 용어의 근원지인 일베죠.


그냥 이건 논외이지만, '민주화'라는 단어가 요즘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어떤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걸 아실겁니다. 은어같은거죠. 예를 들면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에서도 '민주화'라는 단어를 쓰는데 여기에서 '민주화'는 <초토화, 파괴, 학살>과 같은 의미로 쓰입니다. 민주화가 이러한 의미로 쓰인다는건 참 안타까운 일이죠. 역사속에서 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서 잘 가르쳤다면 아마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겁니다. 여튼 여러모로 답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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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복권을 한 번 쯤은 사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높은 당첨금에 대한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저 말도 안되는 당첨 확률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복권을 구매한다. '복권 한 장이 내 인생을 바꿔주진 않을까?' 바꿔주겠지. 당첨만 되면.


알다시피 복권사업은 정부가 하고 있는 사업이다. 사업인 만큼 뭔가 정부에게 득이 되는게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복권을 팔고 당첨금 줬더니 정부에 남는게 없으면 복권 사업을 왜 하겠나.


그래서 심심해서 구해봤다. 복권사업으로 정부가 남기는 돈이 얼마나 되는지.


이걸 구하려면 기대값이라는 걸 알아야한다. 확률과 통계쪽에서 쓰는 공식인데, 기대값은 간단히 어떤 사건이 벌어질 확률에 벌어진 사건의 값을 곱하고 나온 값의 합이다. 여기서는 당첨확률 곱하기 당첨금 되시겠다. 계산을 해보자.


1000/3.3 + 5000/40 + 100000/1,818.2 +  20000000/1000000 + 500000000/5000000 = 약 603원


되시겠다. 그럼 저 스피또1000 복권의 원가는 1000원이니까 이 복권은 한장 팔 때 마다 397원 남는거다. 즉, 40%이익을 남기는거다.


그리고 저 복권은 발행주기가 1년에 4번이다. 한번 발행될때마다 2000만매가 발행되므로 총 8000만매가 발행되는 복권이고, 따라서 397원에 8000만매를 곱하면 복권으로 얻는 총 이익이 나온다. 약 318억이다. 스피또1000 복권으로만 연간 318억원을 버는게다. 뭐 그래서 이 돈 가지고 복지사업도 하고 그러나보다. 실제로 진짜 복지사업 하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튼 저 복권사업 나도 하고싶네. 돈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사업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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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 배재대 국문과 통폐합과 관련해 조국교수의 트위터에 배재대학교 공식 트위터가 반박 트윗을 하는걸보고 엄청 조소가 나왔었는데요. 조국교수가 배재대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트윗을 한 것도 아닌데, 배재대가 마음에 찔림이 있었는지 반박을 했는데요. 그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이랬습니다.


"우리 대학이 국어국문학과와 외국어로서의한국어학과를 합쳐 '한국어문학과'로 개편하게 된 것은 우리말과 글, 문학을 제대로 배운 인재들이 나와 세계로 전파하는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것입니다. 결코 국어를 없애기 위해서 한 것이 아닙니다"

"대학의 역할과 책무를 그 대학이 가지고 있는 여건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대학은 소위 연구중심대학이 아니라 실용학문을 추구하는 학부중심대학입니다."

"이런 학부중심 대학이 국어와 국문학적인 기본 지식아래 한국어와 한글, 한국문학, 한국문화를 알리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잘못인가요?  학제개편을 하게 된 기본 취지가 더 이상 훼손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참 허울 좋은소리죠? 학제개편을 하게 된 기본 취지가 진심으로 인재양성을 위해서일까요?


몇달 전 반값등록금 정책이 대학교육을 망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글을 썼습니다. 지금도 그때의 생각 그대로의 입장인데요. 반값등록금 정책은 대학교육을 망치고 있습니다. 대학교의 개선을 위한 정부의 평가 제도가 학생들의 배움터를 망가뜨리고 있는거에요.


배재대학교 국문과 통폐합사건이 사실상 배재대의 국문과가 그나마 유명했기에 기사화 된 것이지, 지금 이 반값등록금 정책이 실현된지 2년이 지난 시간동안 각 대학의 인문학과가 얼마나 통폐합을 겪어야 됐는지, 그리고 그 일이 언론에 노출이 안되고 넘어간게 얼마나 많았는지 아마 대학생들은 잘 알거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학교측의 뻔뻔한 태도입니다. 막무가내로 학교 개편의 일을 진행하고 나서 하는 변명이 이런겁니다. "학교가 부실대학으로 선정되서 학교의 위상이 떨어지거나 폐교할 수는 없지 않느냐.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다른 학교와 경쟁을 하고 살아남아야 학교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학교의 변명에서 드러나는 점은 정부의 정책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거나 제도개선을 요구할 생각은 전혀 없다는 겁니다. 자신들은 정부의 요구에 따를 수 밖에 없고 그렇게 해야만 정부보조금을 받아서 학생들에게 국가장학금을 줄 수 있다는 논리만을 펴고 있는 겁니다. 즉, 학교 통폐합의 문제를 국가 측에 떠넘기고 있는거죠. 이게 정당한 변명입니까?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교가 정부의 대학 평가 기준으로 인해 학과를 막무가내로 통폐합하고 있는 과정을 알고 있음에도 사립대학의 학교 개편을 저지할 방도는 없다는 식으로 손을 떼고 있죠. 정부도 자신들에게 책임이 없다고 나몰라라 하는겁니다. 제도만 만들어 놓고 학교측에 막무가내로 기준에 맞추라는 요구를 주문하고는 대학교육현장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거에요. 돈만 주고 나면 다 된겁니까?


학교도 책임을 회피하고, 정부도 책임을 회피하고. 그럼 이제 학생들은 누구에게 가서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해야합니까? 어디가서 하소연하나요? 학교도 정부도 정신좀 차리세요. 배재대는 저런 트윗 날릴시간에 취업률로 대학을 평가하는 것에 대한 부당함을 이야기해야죠. 쪽팔리지도 않습니까?


트윗에서 세계적인 인재 양성, 실용학문 추구, 한국문화 전파라는 정말 허울 좋은 목표로 학과 통폐합을 정당화 시키고 싶은가본데, 배재대가 재정지원 제한 대학에 선정되고 나서 학과 개편을 단행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죠. 배재대가 해야할 일은 부실대학 선정 기준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야지, 학생들의 배움의 기회를 빼앗는 학과 통폐합을 하고 있어선 안되는 겁니다. 대학이 입닫고 아무말 안하고, 수긍하고 있으니까 정부도 문제가 없는 줄 알고 저러고 있는거 아닙니까.


정부도 국가장학금제도에 문제가 없는지 시행 2년이 지난 지금 제도에 대해 평가하고 검토해볼 시점입니다. 문제가 많습니다. 대학교육 현장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와 검토 없이 막무가내로 그냥 대충 평가 지표 만들어서 대학교 평가하고 앉아있으면 대학교육 다 말아먹는겁니다. 지금 그 꼴이 나고 있어요.


지금의 사태를 보고 있으면 진짜 학생들만 불쌍한겁니다. 돈없어서 등록금 낮춰달라고 시위했더니 이번엔 배움의 기회를 뺏기고 있어요. 대학교육에 대한 비용이 낮아지니까 교육 기회를 박탈당하거나 질 낮은 교육을 받고 있는 현실이 되버렸습니다. 뭘 해도 개선이 안되는 상황이에요. 대한민국의 미래가 암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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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일 민주당 전당대회를 통해 김한길 지도체제가 출범했습니다. 60%가 넘는 지지로 압도적으로 당선됐죠.("57.41%(전국대의원) 63.65%(권리당원) 69.58%(여론조사)") 근데 사실 이 결과는 민주당의 대선 패배이후 불거진 친노주류와 비주류의 지속적인 다툼이 언론에 의해 보도되면서, 그에 따른 민주당에 대한 극심한 회의속에서 민주당의 대부분의 지지층이 빠져나가고 남은 사람들과 당에 의해 치루어진 선거와 결과라는 점에서 꽤나 편향적인 결과죠. 여론조사는 물론이거니와 권리당원에서도 투표율이 30%에 머무른 무관심한 전당대회속에서 탄생한 지도체제인겁니다. 이런 지점을 봤을때 모바일투표에 대해 문제를 삼으면서 당선거의 룰을 바꾸고 치룬 5.4전당대회의 결과가 국민의 뜻과 일치하는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회의적일 수 밖에 없네요.


하지만 이전까지 친노가 주도한 민주당의 선거가 무능했던 점, 그리고 친노가 민주당의 전면에 나서 당을 이끌었던 지난 3년간의 모습속에서 비주류의 의견은 반영될 수 없었던 지점과 그들을 포용하고 함께 어울려 가지 못한 것이 드러난 지금 친노가 정치적인 책임을 지고 2선으로 물러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실패한 지점이 있죠. 선거에 대한 책임이라는 것. 정권을 창출하지 못했다는 점. 이건 무슨말로도 변명할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그들이 뒤로 물러나는 건 마땅한 일이죠.


하지만 지금 민주당이 친노주류가 일선으로 물러나고 비주류가 등장하는 과정과 모습은 정말 보기 흉하고 잘못되었다 싶습니다. 민주전당대회 이전까지 계속적으로 지적된 친노에 대한 문제제기와 대선책임은 사실 그들이 말하지 않아도 너무 잘 아는 것이었고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비주류가 이러한 비판에 적극 가세하고 나서면서, 그들이 얻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요? 민주당의 대선패배의 책임은 친노주류의 책임을 넘어선 민주당 모두의 책임이죠. 이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겁니다. 그렇다면 책임의 정도는 달라도 비주류에게도 당연히 책임은 있는것인데, 비주류는 마치 이를 피하려는 듯 민주당에서 친노주류와 자신들을 분리시키며 비판을 가속화시켰죠. 그리고 대선의 책임을 친노에게 몰아세웠습니다. 대선보고서는 결정판이었죠. 사실 대선보고서의 내용 자체는 그렇게 잘못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보고서가 노골적으로 이름을 거론하며 거기에 누구 책임 몇점을 부과한 것은 정말 세상이 웃을일이죠. 나중에 드러났지만 주요인사들의 대선선거 협력도에 대한 점수(여기서 친노가 아닌 비주류 인사들의 협력 점수는 예상대로 낮았죠.)도 있었는데, 그건 빼놓고 대선책임 점수만 공개한 것에 대해 친노가 반발하는 건 당연할 수밖에 없는 지점입니다.


뭐 어쨌든 이런 이전투구속에서 전당대회까지 왔고 민주당은 재편됐습니다. 책임지고 물러간 이후 새로운 얼굴이 민주당을 이끄는 것은 그렇다 칩시다. 근데 김한길 체제로 들어서자마자 선거 패배의 원인을 좌경화와 민주당의 불투명한 정체성으로 생각한 이 지도부의 판단을 도대체 어떻게 봐야할까요.


민주당으로 당명을 개정하겠다고 언론에 나온게 4월 15일 쯤이었는데 결국 민주당으로 당명이 개정됐죠. 뭐 이름 바꾼게 뭐 어때서냐고 할 수 있는데. 그저께 탈당한 문성근의 이야기대로 단순히 '통합'이라는 두자가 빠진 것에 그치는 모습이 아니죠. 강령도 지금까지 완성해온 구체적 복지 그리고 FTA 등, 민주당이 핵심 기치로 걸었던 것을 전부 뜯어 고쳤습니다. 안보와 경제에 있어서는 보수적 관점을 취하고 복지에 있어서도 뭔가 하겠다는 두루뭉술한 관점을 강령으로 내세웠는데 지금 이러한 민주당의 강령이 지금의 여당과 다른게 뭔가요?


지난 3년간 친노가 해온 전략은 진보쪽과의 연대, 그리고 광범위한 시민사회를 아우르는 통합 그리고 중도노선에서 복지가 중요해진 시대에 맞게 좌클릭하는 것이었죠. 이는 시대의 흐름이었습니다. 무상급식, 반값등록금과 같은 이러한 복지는 좌우를 넘은 생활의제였고 이러한 것에 맞게 좌클릭하는 건 당연한 것이었죠. 기업과 성장 좋아하는 새누리당도 복지를 말했습니다. 그들도 좌클릭을 했습니다. 그래서 보수진영의 논객들한테 욕까지 먹을정도였죠. 기업과 경제에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도 민주화는 시대흐름이었습니다. 새누리당도 그렇고 민주당도 그렇고 같은 스탠스를 취했죠. 경제민주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줄기차게 두 당 모두 같은 소리를 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선거에서 국민은 새누리당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현 지도부체제는 민주당의 대선 패배가 좌클릭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럼 우클릭했으면 민주당이 선거에서 이겼을까요? 말했지만 당시의 좌클릭은 시대흐름이었습니다. 민주당 우클릭했으면 48%지지 얻지도 못했을껍니다. 문제는 좌클릭이 아닙니다. 민주당의 정체성이 모호했다는 지점이 오히려 더 맞겠죠. 대선 패배의 문제가 있다면 오히려 그 지점일겁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새누리당과는 분명히 다른 정체성을 지닌 당이라고 어필할 만한게 뭐가 있나요?


도로 민주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우경화해서 새누리당과 비슷한 강령을 가져가는게 민주당의 정체성입니까? 민주당만의 분명한 정체성을 가지고 당을 확고하게 세워나가겠다고 이야기하는데 지금 방향은 그냥 집권여당 끄나풀 넘버2로 가고 있습니다. 친노주류가 진행해왔고 새누리당과 가장 다른 차별성을 지녔던 국민참여와 시민사회의 통합적 측면을 모두 차단시켰죠. 정당정치를 바로 세워야 당의 정체성이 분명해진다는 주장 아래에 말이죠. 이건 그냥 과거로의 회귀입니다. 비주류는 국민참여의 수단인 모바일을 주류의 당권을 장악하기 위한 수단 그 이상도 아니라고 치부해버렸습니다. 뭐 그렇다 칩시다. 그럼 다른 대안을 내놓아야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죠. 그리고 내린 결정으로 아예 국민참여를 배제시켰습니다.


민주당이 앞으로 재건 될 수 있을까요? 지금 김한길 지도체제의 첫 과제가 계파정치의 청산이라고 하는데, 그 계파정치의 청산은 계파를 화합시키는 것이지 계파를 배제하거나 제거하는게 아닙니다. 그들도 알고 있겠죠. 근데 지금 비주류의 행보는 친노의 자취를 전부 제거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런식이라면 앞으로도 갈등은 계속될겁니다. 우경화로 돌아선 것도 민주당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해주지 못하죠.


민주당의 이번 지도체제는 단일한 제왕적 지도체제입니다. 수평적 지도체제가 아니죠. 전권을 쥔 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을때 가혹한 책임이 뒤따를겁니다. 김한길 지도체제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을겁니다. 문제는 자기 살길이 아니라 이 민주당이 국민적 지지를 다시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정말 절실하게 그리고 깊이 고민해야할 때라는 겁니다. 당권을 쥐기까지 비주류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너무 급해요. 어떻게든 친노를 쳐내야한다는 강박에 빠져있는 모습이죠. 이런 상황에서 비주류까지 민주당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다면 민주당은 정말 끝나는겁니다. 그냥 해산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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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어하우스의 연인이다. 어제 최고의 이혼을 쓰다가 실은 멘붕을 해서 리뷰를 어떻게 마무리지어야하나를 놓고 4시간 끙끙거렸던 것 때문에 오늘은 그냥 인물소개 살짝, 스토리 살짝, 감상평 살짝만 가볍게 다루고 끝내야할 것 같다. 어차피 쉐어하우스는 드라마 자체만을 가지곤 쓸게 별로 없다. 본 사람들은 아마 알거다. 물론 이걸 다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나?




쉐어하우스의 연인이 일본에서 평균시청률 9.4%로 마감되며 소득 없이 끝난 것과는 달리 일드좀 본다는 우리나라 사람들한테는 기대가 좀 있는 작품이었나보다. 호타루의 빛 제작자들이 참여한다고 해서 그랬던 것 같은데, 결과물은 호타루의 빛과는 전혀 다른 상반된 분위기의 작품이 나와서 그런지 실망도 컸나보다.


사실 일본에서 시청률이 잘나오는 드라마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인기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다. 예컨데 호타루의 빛의 경우에도 그 해에 나온 여러 인기드라마의 시청률에 비하면 하위권(13.4%)에 머무는 수준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호타루의 빛을 재밌게 본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이런걸 보면 일본사람들의 코드와 우리나라 사람들의 드라마 코드가 확실히 차이가 있는 편인것 같다.


뭐 여튼 각설하고. 드라마에 대한 내용 이야기를 좀 하도록 하겠다. 이 드라마를 3화 이상 보기 힘든 이유를 중심으로.




시오(미즈카와 아사미).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사는 여자. 사회에서는 밝고 성실하고 열심인 사람이지만 혼자 있을때 드러나는 내면은 전혀 그렇지 않다. 외롭고 쓸쓸하고 우울한 영혼. 일단 여자 주인공, 등장하자마자 우울한 오오라를 마구 뿜어댄다.




탓페이(오오이즈미 요). 이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밝은 역할. 뭔가 극에서는 같이사는 우울한 두 사람을 구원해주는 구원자같은 느낌이다. 다른 세상에서 온 것도 그렇고 힘이 되주려고 엄청 노력하는 것도 그렇고. 다만 외계인이라는 컨셉 때문에 스토리가 붕 떠버리는 느낌. 우울한 존재가 있으면 밝은 존재도 있을 수 있는데, 왜 하필이면 그 밝은 존재를 외계인으로 만든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게다가 너무 인간처럼 생겼고 너무 인간처럼 행동한다. 




사쿠라이(타니하라 쇼스케). 아내한테 한소리 들었다는 이유로 상처받아서 회사도 때려치고, 집도 나와서 자살까지 하려는 우울함으로 가득찬 인간. 이 캐릭터가 드라마의 우울함을 주도하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라마가 끝날때까지 계속 시크하다.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주요인물만 봐도 드라마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밝지 않고 약간은 어두울 것 같다는 점을 예감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예감대로 이 드라마는 거의 끝날때까지 우울하고 소박하고 잔잔하다.




사실 이 드라마가 이런 우울한 분위기로 가지 않을 가능성은 있었다. 1화만 보면 그런 기대감을 가질 만한 요소가 있다. 바로 저것. 동성애다. 드라마의 간략한 소개에는 쉐어하우스에서 벌어지는 삼각관계를 그린 것이라고 되어있는데 여기에서 그 삼각관계는 트라이앵글 순환 삼각관계다. 즉 사쿠라이 -> 탓페이, 탓페이 -> 시오, 시오 -> 사쿠라이 로 이어지는 순환적 관계다. 


따라서 이 삼각관계를 긴장감있게 잘 끌어갔다면 드라마가 상당히 흥미진진할 수 있었을텐데, 아쉽게도 그러지는 못한 것 같다. 사쿠라이와 탓페이의 러브러브도 사실 저 키스 이후 그 이상의 뭔가는 없다. 그래서인지 상당히 김이 샌다. 





탓페이의 경우도 시오를 사랑한다기보다는 친한 친구로 여기고 편하게 대하는 느낌이다. 물론 거의 마지막에가면 좀 연인같은 모습이 나오긴 하지만 초반은 전혀 그렇지 않다. 따라서 탓페이와 시오의 관계에서도 팽팽한 긴장감을 찾아보긴 힘들다. 시오가 사쿠라이를 좋아하는 것도 시오의 일방적 감정의 흐름만이 계속된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삼각관계가 전혀 흥미 없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삼각관계의 진행과정이 생각보다 지지부진하다는 점과 사랑의 감정선을 소박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꽤나 답답한 감이 있다.




이런 가운데 사실 탓페이라는 케릭터가 없었다면 이 드라마는 정말 재미없는 드라마가 됐을지도 모른다. 탓페이가 외계인이라는 컨셉때문에 드라마가 약간은 붕 뜨는 느낌도 있지만, 사실 탓페이 때문에 이 드라마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그리고 탓페이를 중심으로 변화되어가는 시오와 사쿠라이의 감정을 지켜보는 것도 이 드라마의 재미 중 하나다.


어쨌든 신나고 재미있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인내심을 갖고 볼 수 밖에 없는 드라마다. 일드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겐 추천하고 싶지 않다. 소소하고 깨알같은 일상을 다루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면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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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분기에서 가장 재미있게 봤던 최고의 이혼. 일드 리뷰를 쓰기로 마음먹고나서 가장 먼저 떠오른게 이 드라마다. 최근 작품이기도 하고, 여튼 쓸거리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이래저래 생각을 하다보니, 머리가 복잡해지면서 내용을 상기하기 위해 다시한번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배우들에 대한 것은 드라마 이름을 검색하면 알아서 나오기 때문에 생략하고 바로 내용 스포 들어간다.(사실 배우에 대해서는 일드를 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잘 모른다. 이 드라마에서 익숙했던 배우는 에이타 뿐이다. 그것도 라스트 프렌즈보고 눈에 익은 것일뿐.) 그냥 갑자기 생각난건데 사람들은 자신이 보지 않은 드라마나 영화에 대해 스포를 하면 상당히 싫어하는데, 나는 오히려 대략적인 배경지식을 좀 깔아두고 보는게 영화나 드라마를 이해하고 그 내용을 즐기는데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최고의 이혼이 다루는 주제는 드라마를 보면 알겠지만 사랑이다.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부부관계와 결혼이라는 것을 통해 코믹하게 잘 다뤘다. 물론 이 주제 자체를 꼭 결혼이나 부부관계를 통해 다뤄야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부부관계를 통해 사랑을 다루면 사랑이 현실적인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어서 그 내용이 진부해질 가능성도 있고 말이다. 하지만 최고의 이혼은 그렇진 않다. 결혼하지 않은 나같은 사람이 봐도 최고의 이혼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많다. 그런 측면을 보면 이 드라마가 부부관계나 결혼이라는 측면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진 않다. 오히려 최고의 이혼에서 나오는 부부는 부부라기보단 동거하는 연인같은 느낌이랄까? 드라마 중에 아이가 없는 것도 부부의 관계를 연인으로 보게 해주는 측면이 있다.




(정리벽이 있는 미츠오와 어지르는데 선수인 유카)


언제나 그렇지만 다투기 시작하는 남녀관계의 갈등은 사소한 것과 서로의 작은 차이를 이해해주지 못하는 점에서 시작된다. 포테토칩을 먹은 손으로 아무렇지 않게 DVD를 잡는다든지, 영화보는 약속을 잡으면 지각을 한다든지, 나는 레드와인이 좋은데 상대방은 화이트와인이 좋다하고, 난 돈까스 먹기 싫은데 상대방은 돈까스를 먹자 하고.(드라마에서 나오는 것들을 그대로 가져왔다.) 물론 서로의 다름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하지만 나의 것을 고수하기 시작할 때 문제는 발생한다. 이 드라마는 이러한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





극중에 나타나는 두 부부를 보면 알겠지만, 결혼에 대한 자각이 없다. 미츠오(에이타)와 유카(오노 마치코)부부, 료(아야노 고)와 아카리(마키 요코)부부 둘 다 결혼을 사랑해서 했다기보다는 그냥 마지못해 어쩌다보니 하게된 것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찜질방에서의 아카리의 말은 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준다. 


"그게 아무리 불안해도 지루한 남자랑 있는 것보다는 좋다고 생각해. 어제도 12시 넘어서는 집에 왔고, 죽도 한그릇 더 달라면서 열심히 먹어줬고, 왠지 보고 있으면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돌아오는 건 우리 집이고."


이건 아카리가 료가 바람을 피우는 것에 대해 알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상관없다. 결혼했으니까. 어차피 그가 돌아올 곳은 내가 있는 곳이다. 법적 부부관계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특별한 관계이니까. 하지만 아카리는 료가 혼인신고서를 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 이후에 이 사실을 알게된 아카리는 패닉이 된다. 사실 중요한 것은 료가 자신 이외의 사람과도 잠자리를 가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카리에게 그 사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 남자는 어차피 내 것이다. 법적으로. 사랑은 빠져있는 결혼인 것이다.(사랑보다 중요한게 결혼이라고 아카리는 생각했겠지만, 결혼한게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는 그녀는 결혼보다 더 중요한게 있다는 것을 모른다.)





미츠오와 유카에게도 이는 마찬가지다. 사랑이 빠진 결혼이니 이혼도 쉽다. 부인이 자신이 좋아하는 과자를 먹었다는 이유로 쌓여있던 분노가 폭발해 이혼서류를 작성하는 이들의 모습속엔 사랑이 없다. 심지어 이혼서류를 작성하는 그 순간에도 이들은 이혼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지 않다. 앞으로의 관계가 끝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러든지 말든지다. 여차저차 해서 하게된 결혼이니 이혼도 어떻게되든 말든 상관없다는 식이다.




극중의 이러한 갈등과 서로간의 관계에 대한 정립은 문제 많은 모자란 4명이 서로에게 조언해주면서 조금씩 변화한다. 11화까지 대부분의 내용이 이런 모습이다. 두 부부가 얽히고설키면서 각자를 다른 누군가가 대변해주고 말해주면서 서로를 알아간다. 꽤나 정신없는 전개지만 이 과정속에서 각각의 부부는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극의 과정이 절정에 치닫게 될 때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두 부부는 알게 된다. 사랑은 나를 정립하는 것에서 시작해 나를 부정하고 상대방을 받아들이는 과정이자 그것을 통해 나와 상대방이 닮아감을 넘어 같아질 때 사랑이 완성되어 간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여전히 각자는 너무나도 다르지만 상대의 영역을 내 영역안에 받아들일 수 있을때 사랑은 시작된다는 것을 극의 마지막에 보여준다.



뭔가 리뷰를 쓰다보니까 기승전병이 되버렸다. 초반의 부부의 문제점이 극명하게 드러난 후에 중간에 부부가 변화해가는 과정은 꽤나 길고 마지막까지도 이들의 갈등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 과정을 다 쓸수는 없다. 내용이 궁금하다면 드라마를 꼭 보시라.


여튼 사랑에 대해 고민하게 해주는 드라마. 뭔가 일상을 이야기하는 이런 소소한 드라마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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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포스코의 상무가 대한항공 기내에서 승무원을 폭행한 것 때문에 구설수에 오른 사건이 있었죠. 라면이 덜 익었다느니, 기내가 덥다느니 하면서 온갖 진상을 다 떨어서 네티즌의 입에 오르내렸는데요. 덕분에 포스코도 발칵 뒤집히고 상무는 결국 보직해임을 당했죠. 근데 오늘 또 사건이 터졌네요. 중견기업 프라임베이커리 회장이 롯데호텔의 현관 서비스 지배인을 폭행하고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회장의 차가 다른 차를 가로막는 주차 문제 때문에 지배인이 회장의 차를 이동시켜줄 것을 요구하자 일어난 일인데 기가 찰 노릇이죠. 당연한 요구를 한 지배인이 무슨 죄가 있나요.


언론에서는 갑(甲)의 을(乙)에 대한 횡포라는 부분에 주목해서 이 사건을 보도하고 있어요. 네티즌들도 사회의 특권층들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약자의 입장에 있는 서비스업 제공자들에게 마구잡이식 횡포를 부리고 있다면서 가진자에 대한 분노를 불태우고 있죠.


근데 사실 이는 핀트가 좀 어긋난 지점이 아닌가 싶어요. 포스코 상무나, 프라임베이커리 회장이 보여준 진상짓은 사실 이렇게 특권지위를 가진 사람들만 저지르는 행동이 아니거든요. 백화점이나 마트, 호텔, 식당, 술집, 콜센터 등등 광범위한 서비스업종에서 포스코 상무같은 진상짓을 하는 인간들은 꽤나 손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지위나 돈을 떠나서 자신이 소비자가 되었을때 갑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죠. 뭐 저같은 경우에도 편의점에서 알바할때 술취한 취객이 물건을 집어서 카운터와 멀찍이 두길래 "이쪽으로 가져다 놔주시겠어요?" 이 한마디 했다가 '불성실하다'느니 '이딴식으로 행동하라고 학교에서 배웠냐'느니 '한번더 그러면 죽인다'느니 등 온갖 욕을 먹은 경험이 있으니까요. 그 뿐인가요. '가격이 비싸다', '물건이 왜이러냐' 이런걸 현장에서 판매하는 저같은 사람에게 소비자는 이의제기를 하지만 제가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설명해도 욕은 제가 다 듣죠. 


문제는 이러한 서비스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가 소비자에게 억울한 일을 당해도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에요. 소비자의 행동에 대해 잘못을 지적할만한 근거도 없거니와 어떤 법적인 제도나 규정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가 갑의 태도로 나와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는 이를 다 받아줄 수 밖에 없는 실정이죠. 포스코의 상무나, 중견기업의 회장님 같은 경우는 그 회사 이미지에 어떤 심대한 타격을 줄만한 행동으로 치부되어  회사 내의 처벌을 받고 언론에 이슈화 되지만, 같은 행동을 하는 많은 일반 소비자들은 그냥 이러한 일을 벌이고도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것이 일상화되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따라서 서비스를 제공받는 소비자들에 대한 교육과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생각입니다. 특권의식을 가진 사람들만의 문제라면 이건 사회적으로 주목받을 일도 아니죠. 그냥 그 사람들 개인적으로 정신차려야할 문제니까요.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주목해야할 것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과 권리 그리고 서비스업을 제공받는 소비자들의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언론이 주목하고 있는 특권층은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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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몇 달 사이 한반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몇 주 전까지만해도 미사일이라도 쏘고 전쟁이라도 날 것 같은 분위기여서 개인적으로도 걱정이 됐습니다. 특히나 해외언론은 북한이 정말 전쟁이라도 일으킬 것 같은 분위기라며 상당히 예의주시했었죠. 반면에 그와는 대조적으로 정작 가장 가까이 붙어있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북한의 행동에 대한 의도와 뒷배경에 대해서만 열심히 관심을 가졌고, 국민들도 마치 무슨 매번 열리는 연례 행사와 같은 정도로 치부하며 대수롭지 않은듯 일상생활에 충실했죠. 여튼 꽤나 답답한 상황이었습니다. 지금도 답답하긴 마찬가지구요.


지금 현재의 남북의 상황은 보시면 아시겠지만, 자존심 싸움입니다.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죠. 우리나라는 북한이 비핵화와 군사적 도발을 멈추고 국제사회의 질서를 따르는 요구를 지킬때에 협력해 나갈 수 있다고 말하고 있고, 북한쪽에서도 마찬가지로 한국과 미국의 군사적 훈련을 멈추고 북에 대한 강한 압박적 움직임을 자제해야 뭔가 협상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보면 알겠지만 양측다 비슷한 요구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 누구든 먼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하죠.


이런 치킨게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결국에 개성공단이 폐쇄된겁니다. 애꿎은 기업만 문닫게 된거죠. 쓸데없는 자존심 내세우다가 지금까지 공들여와 남북교류의 상징이자 화합의 자리가 된 개성공단 일순간에 문닫게 된겁니다. 어느 한쪽 탓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냥 관찰자의 입장으로서 말하자면 이건 지금 남북 모두 잘못하고 있는 짓입니다. 북한은 개성공단에서 일하고 있는 근로자 5만명의 살림살이를 막은거고, 남측은 이제 겨우 2011년도부터 기업에 이익이 되기 시작한, 많은 기업들이 공들인 사업 다 말아먹은겁니다. 북한은 뭐 어떻게 그 사람들을 책임질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나라는 어쩔껍니까. 개성공단에 투자한 기업들 말그대로 쫄딱 망하게생겼죠. 국가가 지원을 해주고 말고를 떠나서 몇년간 공들여 키워온 사업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되게 생겼는데 이걸 국가가 어떻게 책임질거냔 말입니다.


북한은 북한대로 욕 먹어야겠지만 이쯤에서 박근혜가 그렇게 자주 강조해온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도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어요. 저는 박근혜가 주장해온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적어도 지난 5년간 이명박이 해온 대북정책과는 상당히 온도차가 있는 비전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적어도 인도적 지원과 대화라는 측면에서는 언제나 열려있고, 조건없이 나설수 있다는 점에서 그랬죠. 근데 지금 이 상황 뭔가요? 조건없이 나서겠다고 말한 그분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이명박의 지난 5년간의 대북정책에서 저는 어떠한 차이도 찾아볼수가 없었습니다. 조건없이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게속 조건을 요구하죠. 북한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대화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자존심을 세우고 있습니다. 여당쪽에서는 굽힐 필요가 없다면서 정부를 부추기고 있죠. 이게 박근혜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입니까? 게다가 북한과의 갈등 또는 대결국면과는 관계없이 인도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이야기 했죠. 근데 개성공단에 대해 어떠한 해결적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죠. 개성공단은 북한 정권과 연관된 문제가 아니라 북한 근로자와 관련된 인도적 차원의 문제입니다. 이건 그분이 말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은 계속하겠다는 것과도 배치되는겁니다.


위에 사진에 제시되는 박근혜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내용중에 어느 하나도 제대로 되는것이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의 개성공단 상황의 경우도 이런식으로는 마땅히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보수언론에서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어요. 대북문제에 있어서 이런 강경한 태도나 입장은 어떠한 해결이나 변화도 가져오지 못합니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제대로 진행하고 싶다면 당연히 선 대화로 나가야합니다. 그리고 개성공단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더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합니다. 개성공단이 단순히 기업이 문닫고의 문제 정도가 아닙니다. 정말 이전 정권이 노력해서 일구어 놓은 남북관계 완전히 리셋시키는거에요. 아니 그보다 후퇴입니다. 만약 개성공단 문 닫으면 앞으로 이와같은 사업 못하게될 가능성이 커요. 만약 이후에 남북한이 합의해서 다시 이러한 사업을 벌인다 해도 어떤 기업도 안나설껍니다. 이런 리스크를 경험해버렸는데, 어느기업이 투자를 할 것이며, 누가 남북한 공동사업에 뛰어든 기업들과 거래를 할까요.


단순히 북한의 자존심을 꺾어놓는 단기적 시선으로, 이와 같은 상황으로 접근하면 앞으로 북한과의 관계는 더욱 어려워질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국면으로 갈수록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남한은 할 수 있는게 없어지죠. 한반도의 주인으로서 주체적인 역할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면 제발 박근혜 정권은 책임있는 행동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어요. 지금 행동은 엄청 무책임한겁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 책임회피하고 있는거에요.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는 북한과의 통일이며 이게 우리가 지향해야할 방향입니다. 그 첫걸음으로 우리나라가 해야하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해야죠. 언제까지 북한이 변하기만을 기다릴겁니까. 북한만 쳐다보고 있으면 답 나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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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재보궐선거가 끝이 났네요. 처음에 재보궐선거에 안철수가 출마한다고 했을때 개인적으로는 쉽사리 노원병에서 이길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왜냐하면 노회찬의원이 억울하게 국회의원직을 박탈당했다는 여론이 형성되어있었고 이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선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이런점에서 안철수의 노원병 지역 출마선언이 이해가 되지 않았고, 기회주의적인 발상이라고 주장한 진정당의 반발에도 상당히 공감했어요.


하지만, 뭐 제가 가진 생각과 노원병주민이 가지고 있었던 생각에는 꽤나 차이가 있었나봅니다. 무엇보다도 노원병주민들이 주목하고 있는 지점은 역시 노회찬의원이 속한 당이 아니라 노회찬의원 자체였던것 같아요. 아무리 언론에서 김지선의 출마를 세습정치라고 이야기했어도 노회찬의원이 속한 당을 보고 투표를 했다면, 김지선에게 표가 꽤나 갔을텐데 결과가 고작 5%에 그친걸 보면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진보정당이 가진 한계죠. 진보정당이 대한민국 정치에서 언제나 인물만으로 버텨왔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거라고 보여져요. 노회찬 의원이 곧 진정당이듯 노회찬 의원이 없으면 진정당도 진정당으로서의 의미를 잃는 겁니다.


뭐랄까요. 사실 이러한 진보정당의 한계는 앞으로 진행될 안철수의 정치 행보에 있어서도 하나의 바로미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신당을 창당하게 된다면 말이죠. 양당정치가 오랫동안 뿌리내려 있는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현재의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아무리 죽을 쓰고 그들의 정치가 개판이라고 해도 그들이 가진 역사는 무시할 수가 없어요. 그 두당이 오늘날까지 지속적으로 우리나라 정치의 지형을 점령하고 있었던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아마 안철수가 신당을 창당한다고 해도 몸집을 크게 하려면 결국 양당정치의 스팩트럼의 어느 지점을 잡아먹고 들어가는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아마 그렇게 될거에요. 그렇게 하지 않고 아마 안철수가 정치를 한다면 진보정당과 같은 수준의 인물정치로 그치겠죠. 물론 그렇게 되진 않을겁니다. 누가뭐래도 지금 안철수는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명확히 거론되는 인물인 만큼 알아서 양당정치의 스팩트럼 안에 있는 인물들이 안철수가 움직이면 그에 따라서 움직이게 될거에요. 


이런 안철수가 지난 대선에 출마하면서 야권의 주자임을 선언한 만큼 그가 몸집을 키운다면 당연히 민주당의 영역을 가장 먼저 흡수해 들어갈겁니다. 따라서 민주당과는 앞으로 계속 부딪힐 수 밖에 없을거에요. 안철수가 차기 대권을 노린다고 가정한다면 사실 그의 행보는 운신의 폭이 넓을 수가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민주당쪽과 뭔가를 해야합니다. 대충 예상 가능한 지점의 시나리오죠. 따라서 언론도 계속 민주당과 안철수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는것이구요. 


문제는 여기에 있어요. 안철수의 새 정치가 민주당을 흡수함으로서 힘을 받게 될테지만 동시에 희석될 여지가 있을 겁니다. 자신의 정치를 실현시킬려면 결국 정당정치를 하는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안철수라는 인물이 말하는 새 정치는 희석될 겁니다. 자신의 당에 있는 많은 인물들과 함께 정치를 하면서 말이죠. 물론 이는 자연스러운 결과일겁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이 안철수의 새 정치를 계속 지지해줄지 개인적으로는 의문이에요.


안철수의 새 정치가 정당정치와는 다른 지점에서 출발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죠. 그가 이슈가 되고 사람들의 지지를 받은 이유는 정치적이지 않았고, 정치에 몸담은 적이 없기때문입니다. 이게 안철수의 제일 큰 자산이에요. 하지만 안철수는 정치를 함으로서 자신의 새 정치의 영역을 잃을거라고 저는 봅니다. 어쩔수가 없어요. 이는 피할 수 없는 지점입니다. 안철수의 새 정치가 정치적으로 되어가면서 그 의미가 퇴색될거에요.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안철수의 새정치에 대해 초치는 것 같은데 그런건 아니고,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안철수의 새 정치에 대한 생각은 깨질것이 분명하다는 걸 말하고 싶은 겁니다. 아마 정치를 지속해나가면서 안철수가 말하는 정치는 구체화되고 처음에 자신이 말했던 것과는 또 달라진 무언가를 말하게 될 거에요. 그리고 그런 그의 정치가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저는 봅니다. 다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을거에요. 


안철수의 새 정치에 대해서는 지금도 계속 논란이 있죠. 전 기다려야한다고 봅니다. 안철수 새 정치가 뭐냐고 닦달해봐야 뭐 안나와요. 이제 정치를 하려는 사람이고 출발지점에 선 사람한테 결과물을 내놓으라고 하면 어떻게 내놓나요. 따라서 묵묵히 그리고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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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4주동안 블로그를 못하고 있다. 3월 마지막주랑 4월 첫째주는 하루에 잠을 2시간 자야할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이번주가 지나고 나면 한가해질 것 같다.


블로그는 멈춰있지만, 최근에 쓸거리는 정말 많았다. 홍준표와 진주의료원 사태,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 청문회사건, 최근 급박하게 돌아가는 남북관계, 민주당의 대선보고서, 차별금지법과 관련한 한기총의 성명 등등 뭐 이것저것 이슈들은 넘치는데 손을 댈수가 없다.


여튼 이번주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너무 피곤하다.


Posted by hon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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