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에 돌입한지라 블로그 안하려고 했는데 오늘 꼭 리뷰를 쓰고 싶어서 블로그에 접속을 안할 수가 없었다. 일드가 2분기 또는 4분기에 항상 괜찮은 작품이 나왔던 만큼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예상보다 기대를 받던 작품들이 별로여서 실망하던 차에 발견한 가족게임. 진짜 재밌어서 미치겠넼ㅋㅋㅋㅋ





이 드라마의 분위기를 완전히 사로잡고 있는 주인공인 가정교사 요시모토 코우야(사쿠라이 쇼). 가정교사인데 그냥 한마디로 상 또라이다. 가정교사로서는 도저히 해서는 안되는 도청, 감시, 신상조사 등으로 가정교사를 맡은 집안의 가족 모두를 철저하게 파악하려한다. 이 드라마를 쭉 보다보면 따라하게 되는게 있다. 바로 요시모토 코우야가 항상 하는 대사. 『いいね-!』중독성 장난 아니다ㅋㅋㅋ





요시모토 코우야가 가정교사를 맡은 누마타 집안의 장남 누마타 신이치(카미키 류노스케)다. 이 드라마에서 요시모토 코우야와 가장 대립하는 존재다. 요시모토 코우야가 자신의 집에서 가족들의 신뢰를 얻고 집안을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는 걸 못마땅해한다.  가족을 위해서 요시모토 코우야를 쫒아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요시모토 코우야의 존재로 인해 자신이 가족으로부터 점점 고립되어감과 동시에 자신의 영역을 요시모토 코우야에게 침범당하는 것에 위기감을 느낀다. 우등생이고 운동도 잘해서 집안에서 신뢰받는 아들이고 장남이었지만, 요시모토 코우야가 등장한 이후 성적이 계속 떨어지고, 감추고 있던 자신의 모습이 계속해서 드러난다.





누마타 집안의 차남 누마타 시게유키(우라가미 세이슈).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집에서는 공부못한다고 무시를 당하는 불쌍한 중학생이다. 처음 드라마가 시작할 땐 가장 문제가 많아보이는 존재로 등장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중에서 가장 정상적인 인물로 자리잡아간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가정교사인 요시모토 코우야 때문이다. 자신의 문제를 집안에서 숨기지 않고 가장 먼저 드러내고 있었던 시게유키를 코우야는 제일 먼저 도와 준다. 물론 그 방식은 꽤나 가정교사 답지 않지만. 시게유키가 학교에서 당하는 이지메의 고통과 괴로움, 가족으로부터 외면받는 괴로움에서 도망치지 않고 맞서 싸우게 하기 위해서 요시모토 코우야는 시게유키를 이러한 상황의 궁지로 완전히 몰아넣는다.(예컨대 방안에 짱박혀 격리된채로 살려는 시게유키의 방문을 철문으로 바꿔 막아버리고 창문도 시멘트로 막아버린다. 아예 나오지말라고. 또 이지메하는 학교 친구들에게 시게유키를 더 괴롭히라고 의뢰하기도 한다. 완전 막장이다ㅋㅋ)




가부장적 사고관에 찌든 누마타 집안의 가장 누마타 카즈시게(이타오 이츠치)다. 자식들 교육 잘 시키고, 직장에서 일 열심히하면 자기 할 일 다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전형적인 아버지상이다. 게다가 불륜은 보너스. 집안일의 나머지는 모두 아내에게 떠넘기고 나몰라라다. 가정교사인 요시모토 코우야가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하고 있는지에도 관심이 없다. 자식들에게 말도 안되는 짓을 저지르고 있는데도 성적이 확실히 오르자 요시모토 코우야를 전적으로 신뢰하며 보너스로 돈을 막 준다. 물론 이런 가장을 요시모토 코우야는 마음껏 비웃고 이용한다.





누마타 집안의 엄마 누마타 카요코(스즈키 호나미). 집에서 집안일만 하고 있다. 자식들에 대한 관심은 전적으로 자식들에게 문제가 없는가에서부터 출발한다. 문제가 없다면 된거다. 왜냐하면 문제가 있을 경우 비난의 시선을 받는 것은 자신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엄마는 아이들을 관리하는 관리인일 뿐이다. 집에서 집안일만 하고 있다보니 심심하다. 그래서인지 결국엔 주식에 손을 댄다. 남편이 바람을 폈다는 사실을 안 이후, 더욱 주식에 매달린다.



(칼로 위협하는 누마타 신이치의 손을 잡아 스스로 자기를 찌르는 요시모토 코우야. 고통을 아는 요시모토 코우야에게 고통은 두렵지 않다. 오히려 고통을 모르는 신이치는 요시모토 코우야의 행동에 완전히 쫄아버린다.)


역시 이 드라마가 재미있는 이유는 바로 저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하는 가정교사인 요시모토 코우야에게 있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한마디로 상식 파괴자다. 오늘날의 가족을 파괴하고 평화를 파괴하고 윤리를 파괴한다. 그는 단란하고 평화로워야 할 가족 한명 한명의 사생활을 들쑤시고 다니면서 가족이라는 평화의 이름아래 감춰진 개개인의 관계에서의 나약함과 무관심함의 문제를 들춰내고 이를 대면하게끔 하는 존재다. 갈등하지 않으려고 하고, 문제를 감추려고 하는 사람들의 삶을 망가뜨리고 훼방놓는 훼방꾼이다. 스스로만을 생각하고 간섭하지 않으려는 개인주의를 헤집어놓는 난봉꾼이 따로없다.


그는 드라마에서 "널 망가뜨려주겠다"든지, "널 죽이겠다"든지 가정교사로서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말을 한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말은 잔혹한 세상을 먼저 대면한 경험에서 나온 말이다. 스스로가 아픔을 느끼고 망가지지 않으면 현실을 제대로 깨닫지 못한다. 스스로가 생각한 이상이나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서 살게된다. 상처받고 아픔을 대면할때, 즉 자신의 이상과 자신의 영역이 무너질때 현실을 살아가고 강해지는 것이 가능하다. 가족게임 1화의 마지막에 요시모토 코우야는 누마타 시게유키를 몰아붙이며 이런 말을 한다. "현실은 네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잔혹하다. 그러니 강해져라."


그는 끊임없이 이 누마타 집안 사람들에게 현실을 보여준다. 누마타 집안의 개개인이 어떤존재인지. 정상적이어 보였던 누마타 가족이 얼마나 가족같지 않은지를 철저하게 까발려서 보여준다.


이 드라마가 1980년대 소설 가족게임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2시간짜리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어쨌든 참 대단하다. 가족이라는 문제를 다루고 있어서 그런지 정말 드라마가 전해주고자 하는 메세지도 그렇고 각색도 그렇고 정말 잘 만든 드라마이지 싶다. 결말이 어떻게 될지가 관건이 되겠지만 어쨌든 상당히 재밌고 결말도 기대가 된다.


Posted by honj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