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까지 섬머누드를 보면서 이대로 드라마가 계속 전개되면 참 답없는 드라마가 되겠다 싶었는데 남주의 찌질함이 3화에서 다행이도 종지부를 찍었다. 그것도 꽤 괜찮게 전 여친을 떨궈냈다.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람을 통해서 말이다. 억지스럽지도 않고 가장 좋은 방향으로의 진행이었던 것 같다.





하나에는 아사히가 카스미가 떠나고 나서 계속 괴로워 하고 있었던 지금까지의 시간동안 쭉 말 없이 그의 고통을 지켜보아왔다. 사실 그 자체가 그녀에겐 고통이었다. 단순히 아사히가 괴로워서가 아니라 그가 다른 여자로 인해 아파한다는게 그녀에겐 더 큰 괴로움이었을거다. 하지만 그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아사히 옆에 있었다. 그리고 3화에서 남주인 아사히는 드디어 이를 발견한다. 내가 어떤 모습으로 있던지간에 그녀는 항상 자기 옆자리에 있었던 것이다.





이런 복선을 깔아둠으로서 3화에 전 여친인 카스미를 떨굴 계획을 이 드라마는 하고 있었던게다. 잘했다. 잘했어. 이제 드디어 이 섬머누드가 제대로된 러브스토리의 궤도에 오를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든다. 삼각관계도 좋고, 안경잡이의 하나에에 대한 짝사랑도 좋고. 시청률도 3화에는 좀 올라가지 않았을까. 앞으로 러브스토리를 감칠맛나게 잘 진행시킨다면 첫화의 시청률을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것 같다. 뭐 사실 그게 아니어도 워낙 캐스팅이 좋아서 평균시청률 15%는 될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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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기대하게 만들었던 드라마 썸머 누드입니다. 초호화 캐스팅에 야심작으로 내놓는다는 게츠쿠 드라마로 기대를 모았는데 생각보다 영 시청률이 안나오고 있습니다. 1화는 그래도 17.4%로 흥행이 되나 싶었는데 2화에 시청률이 급락했죠. 근데 이것도 보면 그럴만 하다 싶습니다. 여름처럼 밝으면서도 안타까운 러브스토리를 그려보겠다고 요란스럽게 시작한 것 치고는 갈 길이 너무 멀어보이거든요.



(남주인 미쿠리야 아사히 역의 야마시타 토모히사)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문제는 서로간의 러브스토리를 진행시키기에 각각의 케릭터가 가진 설정이 너무 무겁고 깊다는데 있습니다. 특히나 이 남주는 딱 봐도 사랑하기에 준비가 전혀 안된 사람이에요. 과거의 여자에게 미련을 가지고 해바라기마냥 계속 기다리고 있는 남자에게 다른여자가 눈에 들어올리가 없죠. 사실 이 설정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빈틈이 있다면 말이죠. 남주의 마음에 다른 여자가 비집고 들어올만한 틈이라던지 허술한 부분을 만들어 주었다면 좋았을텐데 그런게 하나도 없습니다. 전 여친에 대한 마음이 너무나도 굳건한 설정입니다.



(여주인 치요하라 나츠키 역의 카리나)


여주도 남주와 마찬가지입니다. 시작부터 결혼 상대자가 택시타고 도망쳐버리는 황당한 설정으로 시작되는 이 여주는 남주와 다를바 없는 상태입니다. 사랑했던 사람과 결혼까지 했는데 그 연인은 급 도망치고 자신은 홀로 남았죠. 이런 상황에서 바로 다른 누군가를 사랑한다는게 가능할 리가 없죠. 오히려 남주보다 더 사랑할 준비가 안된 상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남주든 여주든 적어도 상대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라고 할만한 요소는 이 드라마에서 아직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시작부터 투닥거리고 서로의 과거를 찌르기만 하는 관계로서 아주 갈 길이 멀어보입니다. 러브스토리라고 했으니 결국엔 이 둘이 이어질 것 같은데 도대체 어떤식의 전개를 해나갈지 전혀 감이 안잡히는 상황입니다.





차라리 여주의 설정이 좀 가벼웠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여주로 카리나를 선택한 것도 전 그냥 캐스팅했다고 보여지지 않거든요. 카리나가 웃을때 은근히 나가사와 마사미랑 닮은 구석이 있는 만큼 여주를 어느날 갑자기 남주앞에 나타난 전 여친과 비슷한 느낌의 여자로 설정을 잡았으면 차라리 지금보다 훨씬 스토리 진행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말이죠. 남주의 빈틈을 끌어내 러브스토리도 진행하고, 그러면서도 갈등하는 요소를 만들어 낼 수 있고.



(남주의 세컨드 설정으로 등장하는 타니야마 하나에 역의 토다 에리카)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남주의 설정이 너무 무거운 나머지 세컨드라는 설정으로 등장한 타니야마 하나에는 졸지에 왜 있는지도 모를 케릭터가 되버렸습니다. 10년동안 주인공을 쫓아다니면서 좋아했고 같이 친분을 쌓고 살았다는 사이 치고는 전혀 친밀함도 없고 살가움도 없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적어도 전혀 알지못했던 사이로 등장하는 여주보다는 훨씬 가까운 모습이어야 할텐데 전혀 그렇지도 않습니다. 남주는 나츠키나 하나에 모두에게 똑같은 태도입니다.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 설정이다보니 왜있는지도 모르겠는 케릭터인데다 지루함과 답답함만 가중시키고 있죠. 10년동안 좋아했다고 하는데 그 10년을 좋아한 간절함도 보는 사람들이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하나에라는 케릭터가 적극적이었다면 이 드라마가 훨씬 흥미진진했을것 같은데 말이죠. 남주가 저렇게 찌질한 케릭터인데 세컨드마저 이렇게 소심하고 답답하면 답이 안나오죠.



(남주의 사라진 전 여친 카스미 역의 나가사와 마사미) 


이런상황에서 이 드라마의 최대의 적은 바로 저 카스미입니다. 오히려 드라마의 진행에 상당히 방해되는 요소에요. 러브스토리가 이 드라마의 주요내용인데 이 드라마의 러브스토리의 진행을 막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가 제대로 된 러브스토리를 진행시키고 싶다면 빨리 저 전 여친 카스미라는 케릭터를 떨칠 필요가 있어요. 안 그러면 드라마 내내 모든 케릭터가 저 전 여친 케릭터에 휘둘리다가 드라마가 제대로 시작도 못해보고 끝나지 싶습니다.




사실 전체적으로 봤을때 썸머 누드는 처음부터 단추를 잘못끼운 것이 아닌가 싶어요. 여름과 해변이라는 배경으로 밝은 느낌을 연출하려고 의도한 것 같은데 케릭터들은 전부 무겁고 진지하고 꽉막힌 구석이 있어서 조화가 안되고 있어요. 여름, 해변, 사랑 전부 따로 놀고 있습니다. 각각의 인물간의 관계도 상당히 따로 노는 느낌이구요. 오로지 지금 상황에서 눈에 들어오는건 남주와 전 여친인 카스미 뿐입니다. 이 드라마의 러브스토리의 중심은 나츠키와 하나에인데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나츠키와 하나에에겐 관심도 안가고, 오히려 카스미는 어떻게 되었나. 카스미와 아사히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그것만 궁금해요. 문제는 다음화도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것 같단 말이죠. 어쨌든 썸머 누드는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지 못하면 시청률은 둘째치고 드라마 자체가 의도한 것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끝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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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는 기대하게 만든 작품이 꽤나 있었는데 대박 작품이 하나 나왔네요. 사카이 마사토가 주연이라고 해서 주목하고 있었던 작품 '한자와 나오키'입니다. 첫화부터 시청률 19.4%를 찍더니 2화는 20%를 넘겼네요. 그럴만한 작품인것 같습니다. 일단 1화를 스페셜로 2시간 방영한것부터 굉장히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드라마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 필요했다싶고 이를 잘 담아냈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쿄 중앙 은행 서부지점 융자 과장인 주인공 한자와 나오키(사카이 마사토))


드라마의 첫화를 보면 알겠지만, 드라마의 시작은 도쿄 중앙 은행 서부지점에서 융자 과장으로 일하는 주인공 한자와가 도쿄 중앙 은행의 각 지점들중 최고의 지점이 되기 위한 지점장의 야심을 위해 실적을 올리던 중, 지점장의 지시로 한 회사에 대한 무리한 융자를 시도하고 융자를 해준 회사가 도산하면서 지점장이 그 책임을 모두 한자와에게 지게 합니다.


따라서 한자와는 그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 도산한 회사에게 빌려준 5억원을 회수해야하는 난관에 봉착하게 됩니다. 하지만 한자와가 단순히 책임만을 면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자와에 대한 인물의 설정을 1화에서 보시면 알겠지만, 그가 은행원이 되기로 마음먹은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버지의 사업이 도산할때 은행의 냉정한 태도와 그로인해 아버지가 죽는 것을 본 한자와는 결심을 합니다.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말입니다. 아버지는 한자와에게 무슨일이 있어도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와 신뢰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은행은 아버지를 인간으로 대하지 않았으며 냉담하기만 했습니다. 한자와는 이를 통해 사회에 대한 눈을 뜨죠. 이러한 냉담함은 바로 한자와가 맞서야할 1차적인 적입니다.


(서부 지점장 아사노 타다스(이시마루 칸지))


따라서 서부 지점장은 한자와의 가장 우선적인 적으로 등장합니다. 그는 심심하면 은행의 많은 직원들을 이야기하면서 그들을 위해 일해달라고 한자와에게 말했지만 실상은 자신만을 생각하면서 은행을 이끌어온 사람이죠. 한자와는 이런 지점장의 말을 믿었지만 지점장은 자신의 직위가 흔들릴 위기에 처하자 한자와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합니다. 바로 한자와가 가장 처음 맞닥드린 사회의 냉담함을 다시 만난겁니다. "날씨가 화창할때는 우산을 빌려주지만, 비가 올때는 우산을 빼앗아 간다." 따라서 서부 지점장은 어떻게든 한자와가 극복해야할 적 중 한명입니다. 자신이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서, 그리고 냉담함과 대적하기 위해서 말이죠.



(5억을 융자받은 후 회사를 도산시키고 도망간 히가시다 미츠루(우카지 타카시))


히가시다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한자와의 은행에 융자를 받아주다시피 하는 것 처럼 행동하지만 이 역시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 하나의 처사에 불과합니다. 그는 개인을 위해 회사를 계획적으로 도산시키고 돈을 챙겨 도망을 가죠. 한자와는 단순히 이 사람을 5억을 회수해야할 인간 정도로 여기지 않습니다. 반드시 심판해야할 적으로 여기죠. 그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의기투합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그에게 고통받은 모든 사람들에 대한 대가를 치루게 해주겠다는 각오를 볼 수 있습니다.



(국세청 사찰부의 쿠로사키 슌이치(카타오카 아이노스케))


쿠로사키 슌이치는 뭐랄까요. 한자와가 자신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5억을 회수해야하는데 그에 있어 가장 걸림돌이 되는 적입니다. 국세청도 계획 도산후 돈을 빼돌려 달아난 히가시다 미츠루를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죠. 따라서 한자와를 방해하는 가장 성가신 존재이자 또하나의 적입니다. 지금까지의 드라마의 진행은 국세청과 한자와 둘 중 누가 먼저 히가시다 미츠루의 돈을 회수하느냐의 대결로 흘러가고 있죠. 지금으로서는 이 쿠로사키 슌이치가 이 드라마를 주도할 상당히 비중있는 인물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문제는 결국 쿠로사키 슌이치도 한자와의 적인데 그는 국가가 해야할 당연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자와의 적이 되기엔 뭔가 명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은행에 대한 적대적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쿠로사키 슌이치 뿐만 아니라 한자와 나오키도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둘은 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돈을 회수하기 위해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죠. 쿠로사키 슌이치는 국세청의 정보를 통해서 사람을 협박하고 그를 통해 자신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냅니다.





한자와도 마찬가지죠. 은행원으로서 돈의 흐름을 잘 알고 있는 그는 이를 통해서 상대를 협박하고 그를 통해 정보를 얻어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는 한자와의 가장 큰 적인 냉담함을 그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모순적이죠. 그를 돕는 다케시다 금속 공업 사장인 다케시다 키요히코는 이러한 한자와의 모습을 보면서 한자와를 모르겠다고 이야기합니다. 한자와가 평상시 보여줬던 모습과는 완전히 상반된 모습이었기 때문이죠.





따라서 사실 한자와가 쿠로사키 슌이치를 이기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부터 극복해야합니다. 지금의 한자와는 쿠로사키 슌이치를 이길수 없습니다. 쿠로사키 슌이치는 한자와와 동일한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거든요. 한자와는 최대의 적과 마주친 겁니다. 바로 자기 자신 말이죠.





드라마의 성공도 한자와가 자기 자신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렸겠죠.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스스로가 쌓아올린 것을 무너뜨려야하는 한자와를 이 드라마가 어떻게 그려낼지 상당히 궁금합니다. 일단 지금까지는 엄청 재미있고 앞으로도 상당히 기대가 됩니다. 이번년도 최고의 드라마가 하나 나온 것 같아요.



(한자와 나오키의 아내 하나(우에토 아야))


이 드라마에서 긴장감을 잠깐이지만 해소시켜주는 케릭터인 한자와의 아내 하나입니다. 우에토 아야가 이렇게 사랑스러웠나요;; 장난스러우면서도 남편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아내로서 연기를 너무 잘 소화하는 걸 보면서 완전 반했습니다. 쩌네요. 우에토 아야..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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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딸의 7일간. 엄청 웃으면서 봤던 일드다. 재미도 있고 나름 교훈도 준 것 같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아라가키 유이가 정말 가장 이쁘게 나온 일드가 아니었나 싶다. 여고생 역할도 잘 어울리고.


일드 여배우들은 뭐랄까. 자주 역변하는 걸 보게 된다. 데뷔 초때는 정말 이쁘게 나왔는데 시간이 갈수록 데뷔 초때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린달까, 아니 그보다는 그 이미지를 잘 못지킨다는 느낌이다. 작품과의 연계성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어쨌든 이후의 작품들을 보면 아쉽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된다.



(아라가키 유이는 역시 긴 머리가 잘어울린다.)



이 드라마의 주요내용은 아빠와 딸이 전설의 복숭아를 먹고 몸이 뒤바뀐 후, 서로의 삶을 대신 살게 되면서 몰랐던 상대방을 알아가고 이해해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여기에서 아빠와 딸의 관계는 가부장적인 아빠를 어려워하는 딸, 그리고 자신을 멀리하는 딸의 눈치를 보는 아빠의 관계다.


가족관계를 회복한다는 것은 사실 굉장히 무겁게 다가올 수도 있는 주제다. 상대를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것이 그냥 단순히 내가 상대를 이해하겠다고 마음먹어서 이해되는 것도 아니거니와, 설사 상대의 삶을 알고 있다고 해도 아는 것과 내가 그것을 직접 내 삶의 한 영역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나의 지평으로 경험하고 있는 것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사실 인간이라는 것은 나로부터 한 발자국도 벗어날 수 없기때문에 완전한 이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상대를 이해하는 것은 굉장히 오랜시간과 과정을 거쳐야만 어느정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실 짧은 텀에 모든 것을 담아내야하는 일드로서는 이 주제의 무거움과 긴 과정을 소화하기가 쉽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 일드는 몸이 뒤바뀌는 설정을 통해서 서로를 이해하는 긴 과정도 어느정도 극복하고 이 주제가 무겁게 갈 수 있는 것을 가벼우면서도 재미있게 소화해냈다.





이 드라마가 참 재미있는 이유는 서로의 삶에 던져진 아빠와 딸이 자신의 생각과 자신의 지평속에서 아빠와 딸의 삶을 살아내는 것을 너무 실감나게 잘 보여줬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순히 살아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까지 보여준다. 


이것이 재미와 교훈을 둘 다 잡은 확실한 지점이 아니었나 싶다. 서로가 인격과 몸이 뒤바뀌었기 때문에 사실은 몸만 다를뿐 여전히 아빠와 딸은 그대로이다. 하지만 뒤바뀐 몸으로 상대의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에 서로는 어쩔수 없이 상대방의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해서 상대방의 방식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딸의 삶을 아빠가 살고 아빠의 삶을 딸이 살고 있으니까.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딸은 아빠의 삶의 지평을 바꾸고 아빠는 딸의 삶의 지평을 바꾼다. 물론 서로가 자기방식대로 또는 마음대로 상대의 삶의 지평을 바꾸는게 아니다.



(아빠가 자신의 몸을 볼까봐 불안해서 자신의 몸을 씻기고 있다. 이 장면은 극 중 자주 등장한다.)



(목욕할 때 뿐만 아니라 몸이 바뀐 후 여러가지를 의논하는 아빠와 딸)


서로가 함께 대화하고 조언하면서 상대의 의견을 참고하면서 자신의 방식을 행하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과정의 마지막에 이르러 완전하진 않지만 서로를 어느정도 이해하고 관계를 회복하게 된다.



(기가막힌 연기로 이 드라마를 완전히 주도한 아빠(타치 히로시))


이 드라마에 몰입하게 만드는 최고의 요소를 꼽으라면 바로 저 아빠다. 인격이 바뀐 연기를 너무 실감나게 잘했다. 각키도 연기를 잘했지만 정말 타치 히로시의 연기력이 아니었다면 이 드라마가 이렇게 흥미로울 수 있었을까? 


어쨌든 꼭 보시길. 너무 재밌고 보고나면 여운도 좀 남는 좋은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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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기간에 돌입한지라 블로그 안하려고 했는데 오늘 꼭 리뷰를 쓰고 싶어서 블로그에 접속을 안할 수가 없었다. 일드가 2분기 또는 4분기에 항상 괜찮은 작품이 나왔던 만큼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예상보다 기대를 받던 작품들이 별로여서 실망하던 차에 발견한 가족게임. 진짜 재밌어서 미치겠넼ㅋㅋㅋㅋ





이 드라마의 분위기를 완전히 사로잡고 있는 주인공인 가정교사 요시모토 코우야(사쿠라이 쇼). 가정교사인데 그냥 한마디로 상 또라이다. 가정교사로서는 도저히 해서는 안되는 도청, 감시, 신상조사 등으로 가정교사를 맡은 집안의 가족 모두를 철저하게 파악하려한다. 이 드라마를 쭉 보다보면 따라하게 되는게 있다. 바로 요시모토 코우야가 항상 하는 대사. 『いいね-!』중독성 장난 아니다ㅋㅋㅋ





요시모토 코우야가 가정교사를 맡은 누마타 집안의 장남 누마타 신이치(카미키 류노스케)다. 이 드라마에서 요시모토 코우야와 가장 대립하는 존재다. 요시모토 코우야가 자신의 집에서 가족들의 신뢰를 얻고 집안을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는 걸 못마땅해한다.  가족을 위해서 요시모토 코우야를 쫒아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요시모토 코우야의 존재로 인해 자신이 가족으로부터 점점 고립되어감과 동시에 자신의 영역을 요시모토 코우야에게 침범당하는 것에 위기감을 느낀다. 우등생이고 운동도 잘해서 집안에서 신뢰받는 아들이고 장남이었지만, 요시모토 코우야가 등장한 이후 성적이 계속 떨어지고, 감추고 있던 자신의 모습이 계속해서 드러난다.





누마타 집안의 차남 누마타 시게유키(우라가미 세이슈).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집에서는 공부못한다고 무시를 당하는 불쌍한 중학생이다. 처음 드라마가 시작할 땐 가장 문제가 많아보이는 존재로 등장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중에서 가장 정상적인 인물로 자리잡아간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가정교사인 요시모토 코우야 때문이다. 자신의 문제를 집안에서 숨기지 않고 가장 먼저 드러내고 있었던 시게유키를 코우야는 제일 먼저 도와 준다. 물론 그 방식은 꽤나 가정교사 답지 않지만. 시게유키가 학교에서 당하는 이지메의 고통과 괴로움, 가족으로부터 외면받는 괴로움에서 도망치지 않고 맞서 싸우게 하기 위해서 요시모토 코우야는 시게유키를 이러한 상황의 궁지로 완전히 몰아넣는다.(예컨대 방안에 짱박혀 격리된채로 살려는 시게유키의 방문을 철문으로 바꿔 막아버리고 창문도 시멘트로 막아버린다. 아예 나오지말라고. 또 이지메하는 학교 친구들에게 시게유키를 더 괴롭히라고 의뢰하기도 한다. 완전 막장이다ㅋㅋ)




가부장적 사고관에 찌든 누마타 집안의 가장 누마타 카즈시게(이타오 이츠치)다. 자식들 교육 잘 시키고, 직장에서 일 열심히하면 자기 할 일 다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전형적인 아버지상이다. 게다가 불륜은 보너스. 집안일의 나머지는 모두 아내에게 떠넘기고 나몰라라다. 가정교사인 요시모토 코우야가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하고 있는지에도 관심이 없다. 자식들에게 말도 안되는 짓을 저지르고 있는데도 성적이 확실히 오르자 요시모토 코우야를 전적으로 신뢰하며 보너스로 돈을 막 준다. 물론 이런 가장을 요시모토 코우야는 마음껏 비웃고 이용한다.





누마타 집안의 엄마 누마타 카요코(스즈키 호나미). 집에서 집안일만 하고 있다. 자식들에 대한 관심은 전적으로 자식들에게 문제가 없는가에서부터 출발한다. 문제가 없다면 된거다. 왜냐하면 문제가 있을 경우 비난의 시선을 받는 것은 자신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엄마는 아이들을 관리하는 관리인일 뿐이다. 집에서 집안일만 하고 있다보니 심심하다. 그래서인지 결국엔 주식에 손을 댄다. 남편이 바람을 폈다는 사실을 안 이후, 더욱 주식에 매달린다.



(칼로 위협하는 누마타 신이치의 손을 잡아 스스로 자기를 찌르는 요시모토 코우야. 고통을 아는 요시모토 코우야에게 고통은 두렵지 않다. 오히려 고통을 모르는 신이치는 요시모토 코우야의 행동에 완전히 쫄아버린다.)


역시 이 드라마가 재미있는 이유는 바로 저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하는 가정교사인 요시모토 코우야에게 있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한마디로 상식 파괴자다. 오늘날의 가족을 파괴하고 평화를 파괴하고 윤리를 파괴한다. 그는 단란하고 평화로워야 할 가족 한명 한명의 사생활을 들쑤시고 다니면서 가족이라는 평화의 이름아래 감춰진 개개인의 관계에서의 나약함과 무관심함의 문제를 들춰내고 이를 대면하게끔 하는 존재다. 갈등하지 않으려고 하고, 문제를 감추려고 하는 사람들의 삶을 망가뜨리고 훼방놓는 훼방꾼이다. 스스로만을 생각하고 간섭하지 않으려는 개인주의를 헤집어놓는 난봉꾼이 따로없다.


그는 드라마에서 "널 망가뜨려주겠다"든지, "널 죽이겠다"든지 가정교사로서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말을 한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말은 잔혹한 세상을 먼저 대면한 경험에서 나온 말이다. 스스로가 아픔을 느끼고 망가지지 않으면 현실을 제대로 깨닫지 못한다. 스스로가 생각한 이상이나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서 살게된다. 상처받고 아픔을 대면할때, 즉 자신의 이상과 자신의 영역이 무너질때 현실을 살아가고 강해지는 것이 가능하다. 가족게임 1화의 마지막에 요시모토 코우야는 누마타 시게유키를 몰아붙이며 이런 말을 한다. "현실은 네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잔혹하다. 그러니 강해져라."


그는 끊임없이 이 누마타 집안 사람들에게 현실을 보여준다. 누마타 집안의 개개인이 어떤존재인지. 정상적이어 보였던 누마타 가족이 얼마나 가족같지 않은지를 철저하게 까발려서 보여준다.


이 드라마가 1980년대 소설 가족게임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2시간짜리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어쨌든 참 대단하다. 가족이라는 문제를 다루고 있어서 그런지 정말 드라마가 전해주고자 하는 메세지도 그렇고 각색도 그렇고 정말 잘 만든 드라마이지 싶다. 결말이 어떻게 될지가 관건이 되겠지만 어쨌든 상당히 재밌고 결말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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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 2분기가 시작된지 이제 두 달이 되어가니 슬슬 2분기를 찾아볼까 하고 여러가지를 보는데 마땅히 괜찮은 일드가 없다. 시청률을 확인해봤을때 대박을 치고 있는건 역시 갈릴레오 시즌2였고, 그 다음 눈에 들어온게 라스트 신데렐라인데..




나름 지금 일드 챙겨보시는 분들은 호평을 하고 있는것 같은데 난 지금 2화까지보고 이걸 봐야되는지 고민이 생겼다. 왜?




드라마의 한줄 소개만 봐도 알 수 있지만 전형적인 초식녀의 연애에 관한 이야기다. 뭐 이런소재는 별로 새롭지 않다. 초식연애에 관한 일드는 꾸준히 있어왔으니까. 근데 이 라스트 신데렐라의 컨셉은 뭐랄까. 2007년에 나왔던 호타루의 빛 1기와 매우 흡사한데..




엄청 일 열심히 하는 여자라는 설정이나(여기에서는 여주가 미용실 부점장이다. 호타루의 빛에서 여주는 직장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회사원.)




가까운 곳엔 여주와는 완전히 상극인 남주가 존재하며, 그 남주는 여주와 동거를 하거나 또는 바로 옆에 살면서 조언을 해주는 역할로 등장하는 설정이나(여기서는 여주의 집 바로 옆집에 남주가 들어온다. 생각해보니 둘이 직장동료인것도 호타루의 빛과 같다. 게다가 여주의 상급자인 것도. 어쨌든 호타루의 빛에서는 여주와 남주가 동거를 한다. 미치겠는건 그 호타루의 빛에 남주가 후지키 나오히토라는 것! 그래서 더 호타루의 빛이 더 생각나.)




여주가 자신과 가장 가깝게 지내고 있는 남주가 아니라, 갑자기 뜬금 없이 잘 알지 못하는 남자에게 고백을 받아 사귀게 된다는 설정이나(호타루의 빛에서도 갑자기 회사에 등장한 남자가 여주를 좋아해 사귀게 된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물론 이 드라마에서는 남주가 의도적 접근을 한 것이긴 하지만.)




따라서 건어물녀의 초식연애 컨셉이 너무 호타루의 빛과 비슷하달까. 그래서인지 2화보고 좀 질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난 호타루의 빛1기 너무 재미있게 봤다. 하지만 2기는 초반부를 보자마자 질렸다. 왜냐하면 내용적인 측면에서 달라진게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라스트 신데렐라도 호타루의 빛과 비슷한 컨셉이라니.. 같은 드라마를 세 번 볼 인내심이 내겐 없다.


다만 이 드라마가 호타루의 빛과는 다를 수 있는 부분이있는데.. 바로 저거다. 일드를 좀 본 사람은 알겠지만, 대부분의 일드는 저렇게 과감한 노출이나 키스신이 잘 안나온다.(우리나라보다 더 보수적인 것 같다. 동양 최대의 AV산업을 가졌으면서..) 근데 라스트 신데렐라는 1화부터 엄청 과감하다. 여주의 친구들도 상당히 노골적인 성향을 지닌데다 툭하면 관계를 가지는 문란한 친구들이다. 이 드라마는 불륜, 섹스와 같은 요소를 감추지 않고 막 보여준다. 그리고 지금의 여주와 연애를 시작하려하는 남자는 나쁜 의도를 가진 남자인데다 여자관계가 문란하다.(이것 때문에 계속 보게될지도 모르겠다. 초식연애라는 뻔한 주제를 다른 방향으로 끌고가게 해줄 수 있는 측면이 될 수도 있으니까.)


어쨌든 이 드라마의 결론이 여주가 결혼을 한다든지 연애에 성공한다든지 이런 방향으로 가게될 것 같진 않다. 호타루의 빛과 비슷한 결말을 맺게 될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영 안땡긴다. 뭐 여튼 만약에 다 보게되면 다시 한번 리뷰를 써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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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어하우스의 연인이다. 어제 최고의 이혼을 쓰다가 실은 멘붕을 해서 리뷰를 어떻게 마무리지어야하나를 놓고 4시간 끙끙거렸던 것 때문에 오늘은 그냥 인물소개 살짝, 스토리 살짝, 감상평 살짝만 가볍게 다루고 끝내야할 것 같다. 어차피 쉐어하우스는 드라마 자체만을 가지곤 쓸게 별로 없다. 본 사람들은 아마 알거다. 물론 이걸 다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나?




쉐어하우스의 연인이 일본에서 평균시청률 9.4%로 마감되며 소득 없이 끝난 것과는 달리 일드좀 본다는 우리나라 사람들한테는 기대가 좀 있는 작품이었나보다. 호타루의 빛 제작자들이 참여한다고 해서 그랬던 것 같은데, 결과물은 호타루의 빛과는 전혀 다른 상반된 분위기의 작품이 나와서 그런지 실망도 컸나보다.


사실 일본에서 시청률이 잘나오는 드라마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인기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다. 예컨데 호타루의 빛의 경우에도 그 해에 나온 여러 인기드라마의 시청률에 비하면 하위권(13.4%)에 머무는 수준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호타루의 빛을 재밌게 본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이런걸 보면 일본사람들의 코드와 우리나라 사람들의 드라마 코드가 확실히 차이가 있는 편인것 같다.


뭐 여튼 각설하고. 드라마에 대한 내용 이야기를 좀 하도록 하겠다. 이 드라마를 3화 이상 보기 힘든 이유를 중심으로.




시오(미즈카와 아사미).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사는 여자. 사회에서는 밝고 성실하고 열심인 사람이지만 혼자 있을때 드러나는 내면은 전혀 그렇지 않다. 외롭고 쓸쓸하고 우울한 영혼. 일단 여자 주인공, 등장하자마자 우울한 오오라를 마구 뿜어댄다.




탓페이(오오이즈미 요). 이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밝은 역할. 뭔가 극에서는 같이사는 우울한 두 사람을 구원해주는 구원자같은 느낌이다. 다른 세상에서 온 것도 그렇고 힘이 되주려고 엄청 노력하는 것도 그렇고. 다만 외계인이라는 컨셉 때문에 스토리가 붕 떠버리는 느낌. 우울한 존재가 있으면 밝은 존재도 있을 수 있는데, 왜 하필이면 그 밝은 존재를 외계인으로 만든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게다가 너무 인간처럼 생겼고 너무 인간처럼 행동한다. 




사쿠라이(타니하라 쇼스케). 아내한테 한소리 들었다는 이유로 상처받아서 회사도 때려치고, 집도 나와서 자살까지 하려는 우울함으로 가득찬 인간. 이 캐릭터가 드라마의 우울함을 주도하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라마가 끝날때까지 계속 시크하다.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주요인물만 봐도 드라마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밝지 않고 약간은 어두울 것 같다는 점을 예감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예감대로 이 드라마는 거의 끝날때까지 우울하고 소박하고 잔잔하다.




사실 이 드라마가 이런 우울한 분위기로 가지 않을 가능성은 있었다. 1화만 보면 그런 기대감을 가질 만한 요소가 있다. 바로 저것. 동성애다. 드라마의 간략한 소개에는 쉐어하우스에서 벌어지는 삼각관계를 그린 것이라고 되어있는데 여기에서 그 삼각관계는 트라이앵글 순환 삼각관계다. 즉 사쿠라이 -> 탓페이, 탓페이 -> 시오, 시오 -> 사쿠라이 로 이어지는 순환적 관계다. 


따라서 이 삼각관계를 긴장감있게 잘 끌어갔다면 드라마가 상당히 흥미진진할 수 있었을텐데, 아쉽게도 그러지는 못한 것 같다. 사쿠라이와 탓페이의 러브러브도 사실 저 키스 이후 그 이상의 뭔가는 없다. 그래서인지 상당히 김이 샌다. 





탓페이의 경우도 시오를 사랑한다기보다는 친한 친구로 여기고 편하게 대하는 느낌이다. 물론 거의 마지막에가면 좀 연인같은 모습이 나오긴 하지만 초반은 전혀 그렇지 않다. 따라서 탓페이와 시오의 관계에서도 팽팽한 긴장감을 찾아보긴 힘들다. 시오가 사쿠라이를 좋아하는 것도 시오의 일방적 감정의 흐름만이 계속된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삼각관계가 전혀 흥미 없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삼각관계의 진행과정이 생각보다 지지부진하다는 점과 사랑의 감정선을 소박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꽤나 답답한 감이 있다.




이런 가운데 사실 탓페이라는 케릭터가 없었다면 이 드라마는 정말 재미없는 드라마가 됐을지도 모른다. 탓페이가 외계인이라는 컨셉때문에 드라마가 약간은 붕 뜨는 느낌도 있지만, 사실 탓페이 때문에 이 드라마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그리고 탓페이를 중심으로 변화되어가는 시오와 사쿠라이의 감정을 지켜보는 것도 이 드라마의 재미 중 하나다.


어쨌든 신나고 재미있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인내심을 갖고 볼 수 밖에 없는 드라마다. 일드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겐 추천하고 싶지 않다. 소소하고 깨알같은 일상을 다루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면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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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분기에서 가장 재미있게 봤던 최고의 이혼. 일드 리뷰를 쓰기로 마음먹고나서 가장 먼저 떠오른게 이 드라마다. 최근 작품이기도 하고, 여튼 쓸거리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이래저래 생각을 하다보니, 머리가 복잡해지면서 내용을 상기하기 위해 다시한번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배우들에 대한 것은 드라마 이름을 검색하면 알아서 나오기 때문에 생략하고 바로 내용 스포 들어간다.(사실 배우에 대해서는 일드를 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잘 모른다. 이 드라마에서 익숙했던 배우는 에이타 뿐이다. 그것도 라스트 프렌즈보고 눈에 익은 것일뿐.) 그냥 갑자기 생각난건데 사람들은 자신이 보지 않은 드라마나 영화에 대해 스포를 하면 상당히 싫어하는데, 나는 오히려 대략적인 배경지식을 좀 깔아두고 보는게 영화나 드라마를 이해하고 그 내용을 즐기는데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최고의 이혼이 다루는 주제는 드라마를 보면 알겠지만 사랑이다.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부부관계와 결혼이라는 것을 통해 코믹하게 잘 다뤘다. 물론 이 주제 자체를 꼭 결혼이나 부부관계를 통해 다뤄야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부부관계를 통해 사랑을 다루면 사랑이 현실적인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어서 그 내용이 진부해질 가능성도 있고 말이다. 하지만 최고의 이혼은 그렇진 않다. 결혼하지 않은 나같은 사람이 봐도 최고의 이혼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많다. 그런 측면을 보면 이 드라마가 부부관계나 결혼이라는 측면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진 않다. 오히려 최고의 이혼에서 나오는 부부는 부부라기보단 동거하는 연인같은 느낌이랄까? 드라마 중에 아이가 없는 것도 부부의 관계를 연인으로 보게 해주는 측면이 있다.




(정리벽이 있는 미츠오와 어지르는데 선수인 유카)


언제나 그렇지만 다투기 시작하는 남녀관계의 갈등은 사소한 것과 서로의 작은 차이를 이해해주지 못하는 점에서 시작된다. 포테토칩을 먹은 손으로 아무렇지 않게 DVD를 잡는다든지, 영화보는 약속을 잡으면 지각을 한다든지, 나는 레드와인이 좋은데 상대방은 화이트와인이 좋다하고, 난 돈까스 먹기 싫은데 상대방은 돈까스를 먹자 하고.(드라마에서 나오는 것들을 그대로 가져왔다.) 물론 서로의 다름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하지만 나의 것을 고수하기 시작할 때 문제는 발생한다. 이 드라마는 이러한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





극중에 나타나는 두 부부를 보면 알겠지만, 결혼에 대한 자각이 없다. 미츠오(에이타)와 유카(오노 마치코)부부, 료(아야노 고)와 아카리(마키 요코)부부 둘 다 결혼을 사랑해서 했다기보다는 그냥 마지못해 어쩌다보니 하게된 것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찜질방에서의 아카리의 말은 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준다. 


"그게 아무리 불안해도 지루한 남자랑 있는 것보다는 좋다고 생각해. 어제도 12시 넘어서는 집에 왔고, 죽도 한그릇 더 달라면서 열심히 먹어줬고, 왠지 보고 있으면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돌아오는 건 우리 집이고."


이건 아카리가 료가 바람을 피우는 것에 대해 알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상관없다. 결혼했으니까. 어차피 그가 돌아올 곳은 내가 있는 곳이다. 법적 부부관계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특별한 관계이니까. 하지만 아카리는 료가 혼인신고서를 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 이후에 이 사실을 알게된 아카리는 패닉이 된다. 사실 중요한 것은 료가 자신 이외의 사람과도 잠자리를 가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카리에게 그 사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 남자는 어차피 내 것이다. 법적으로. 사랑은 빠져있는 결혼인 것이다.(사랑보다 중요한게 결혼이라고 아카리는 생각했겠지만, 결혼한게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는 그녀는 결혼보다 더 중요한게 있다는 것을 모른다.)





미츠오와 유카에게도 이는 마찬가지다. 사랑이 빠진 결혼이니 이혼도 쉽다. 부인이 자신이 좋아하는 과자를 먹었다는 이유로 쌓여있던 분노가 폭발해 이혼서류를 작성하는 이들의 모습속엔 사랑이 없다. 심지어 이혼서류를 작성하는 그 순간에도 이들은 이혼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지 않다. 앞으로의 관계가 끝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러든지 말든지다. 여차저차 해서 하게된 결혼이니 이혼도 어떻게되든 말든 상관없다는 식이다.




극중의 이러한 갈등과 서로간의 관계에 대한 정립은 문제 많은 모자란 4명이 서로에게 조언해주면서 조금씩 변화한다. 11화까지 대부분의 내용이 이런 모습이다. 두 부부가 얽히고설키면서 각자를 다른 누군가가 대변해주고 말해주면서 서로를 알아간다. 꽤나 정신없는 전개지만 이 과정속에서 각각의 부부는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극의 과정이 절정에 치닫게 될 때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두 부부는 알게 된다. 사랑은 나를 정립하는 것에서 시작해 나를 부정하고 상대방을 받아들이는 과정이자 그것을 통해 나와 상대방이 닮아감을 넘어 같아질 때 사랑이 완성되어 간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여전히 각자는 너무나도 다르지만 상대의 영역을 내 영역안에 받아들일 수 있을때 사랑은 시작된다는 것을 극의 마지막에 보여준다.



뭔가 리뷰를 쓰다보니까 기승전병이 되버렸다. 초반의 부부의 문제점이 극명하게 드러난 후에 중간에 부부가 변화해가는 과정은 꽤나 길고 마지막까지도 이들의 갈등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 과정을 다 쓸수는 없다. 내용이 궁금하다면 드라마를 꼭 보시라.


여튼 사랑에 대해 고민하게 해주는 드라마. 뭔가 일상을 이야기하는 이런 소소한 드라마가 좋다.

Posted by hon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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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유명한 일드 1리터의 눈물입니다. 심심해서 봤는데 완전 빠져버렸어요. 드라마를 너무 잘 만들었더군요. 실제이야기여서 그런지 억지스러움도 없고, 현실적이면서도 드라마의 요소도 잘 갖춘 것이 각색을 엄청 잘 한것 같았어요. 뭐 이렇게 말해도 영상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여튼 각설하고 잘 만들었습니다. 정말.


드라마의 이야기는 불치병에 걸린 한 소녀가 점점 자신의 몸에 장애가 생겨나고 할 수 없는 것들이 생겨나면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이야기죠. 누구는 이 드라마가 엄청 뻔한 이야기라고 그러는데 저는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제 주변 친구중에도 장애를 가진 친구가 있거든요. 이 드라마를 보면서 그 친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생각하니까 저에게는 이 드라마가 뻔하게 다가오는게 아니라 오히려 너무 현실적으로 다가오더군요. 



무엇보다 주인공의 몸에 장애가 생겨나면서 주인공 주변의 삶이 달라지고, 주인공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태도도 달라지면서 겪게 되는 주인공의 심경변화와 고통을 이 드라마가 정말 잘 담아낸 것 같아요. 내가 이전에는 할 수 있었던 것을 이제는 할 수 없다는 현실때문에 자신의 삶이 가장 우선적으로 달라지죠. 게다가 자신이 할 수 없는 것들이 점점 생겨나고, 자신의 몸에 병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자신이 해야하는 것들을 남들이 대신 해주기 시작하면서 생기는 부담. 그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인식이 주인공을 엄청나게 괴롭히죠. 주인공을 당연히 돕는 가장 가까운 가족마저 주인공에겐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주인공의 가장 소중한 가족이고, 그들 개개인의 삶의 소중함을 가족의 일원인 주인공은 잘 알고 있으니까요.




학생이었던 주인공은 학교에서도 똑같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다만 학교에서 함께지내는 학우들의 태도는 가족과는 조금 다르죠. 주인공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학우는 주인공을 짐으로 생각합니다. 주인공때문에 다수의 학우들이 불편함과 피해를 입어야하는 것에 대해 학우들은 불만을 가지죠. 그래도 변함없이 자신을 도와주던 친구들에게 자신의 존재가 부담이 된다는 것을 확인해가는 주인공의 마음은 또 한번 괴롭습니다.



결국 주인공은 불편한 몸으로 평범한 사람들과 똑같은 삶을 살려고 하는 것이 자신에게도 그리고 자신의 주변에도 상당한 부담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가죠. 사실 이 부분이 드라마의 가장 불편한 부분이예요. 남들과 똑같이 살고 싶지만 장애가 있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는 것과 그 현실을 받아들이고 장애를 가진 자신의 몸으로 이제는 다른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가 인정하고 선택해야한다는 것이죠. 여기엔 필시 원망이 생길 수 밖에 없어요. 내가 병에 걸리고 싶어서 걸린 것도 아닌데 왜 나는 이런 병에 걸려서 고통받아야 하는가. 그리고 그냥 남들 다 하는 것처럼 살고싶고 그들과 똑같은 대접을 받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가. 이러한 질문들이 생겨나죠.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이 드라마는 보여줍니다. 장애를 가진 그 순간부터 나는 저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그 지점이 필요하다는 것과 그게 주인공을 다시금 살아가게 한다는 것을요.



자신이 남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그 순간부터 주인공은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스스로 감당하는 것과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을 인정하고 타인의 도움을 구하는 과정이 시작됩니다. 장애를 감당할 권리와 장애로 인해 자신이 할 수 없는것에 대해서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권리, 그 모두가 장애인들에겐 있죠. 즉 불편함을 감수할 권리와 할 수 없는 것에 있어서 도움을 받을 권리 모두가 장애인들에겐 있습니다. 두 가지 모두를 인정하고 그 권리를 부여하고 지켜 주는 것이 필요하죠. 이 드라마는 그것을 너무 잘 표현하고 있어요. 나중에는 정말 할 수 있는게 거의 없는 주인공이 가족의 배려를 받으면서도 지속적으로 불편해하죠. 그러면서 자신이 감수해야할 불편함을 찾으려고 애써요. 그게 자신의 권리이고 자신이 감당해야할 것이니까요.



장애를 겪지 않는 우리로서 가장 어려운 것은 바로 저 부분이예요. 장애인이 감당해야하는 부분과 장애인이 감당 할 수 없는 부분을 어떻게 구분하고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그들을 도와야하는지에 대한 부분말이죠. 그들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들이 필시 도움을 받아야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우리는 잘 알지못합니다. 따라서 고민하게 되죠. 어디까지 장애인들을 받아들이고 우리가 이들과 우리의 삶을 공유해야하는지, 또 어디까지 장애인과 우리는 다르다는 선을 그어야하는지 말이죠. 낙인 찍기가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그들을 일원으로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것이 너무 어렵다는 것이죠.


장애를 겪고 있는 제 친구는 대학교 들어와서 만나게 됐는데 정말 대단한 친구죠. 신체가 조금 부자연스럽고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대화하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 친구인데, 대학교에서 항상 성적 장학금도 받을 정도로 열심인 친구였거든요. 지금은 그 친구와 가깝게 지내지 않지만, 알게되었을때 2년정도는 정말 그친구와 대화를 많이 하려고 애썼었어요. 언어장애가 있다보니 대화를 받아주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하고싶은 말도 많은 친구였고 또 외로움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자주 긴 시간동안 대화를 하고 그랬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친구의 외로움과 긴 대화의 시간이 저에게도 슬슬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 친구의 언어장애로 인한 대화의 길어짐과 그 친구의 말하고싶은 그 욕구를 제가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죠. 제가 그 친구에게 해줄수 있는 것은 단순히 일상의 대화였고 고민을 들어주는 것이었는데도 그것도 너무 부담스럽고 힘들고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처음에는 참 이 친구가 가엾고 힘들었겠구나 라는 동정의 마음에서 열심히 이 친구와 관계를 지속하면서 대화를 할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러한 마음만으로는 이 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는 것과 그로인해 관계가 다시 멀어졌을때 이 친구에게 또 하나의 상처를 남기게 된 다는 것을 알게됐죠.


참 어렵습니다. 함께 사는 구성원으로서 장애인은 분명 우리와 함께 있어야할 존재인데, 그러면서도 또 그들만의 권리를 생각해야하고 또 그들이 우리와는 다른 존재임을 우리가 인식하고 도와줄 것은 도와주면서도 그들이 감당해야 할 것에 있어서는 우리가 나서서는 안되는 이 지점이 너무 어렵네요. 우리가 항상 함께하는 것, 통일성 그리고 하나됨을 이야기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다름을 인정하면서 함께 하나되는 것은 정말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다시한번 느꼈어요. 그러한 불편함을.


이 드라마를 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인공이 평소에는 너무나도 당연히 할 수 있어서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던 것들을 뒤에는 할 수 없어서 이제는 그 당연했던 것이 너무나도 소중해진 것을 발견하는 지점에서 상당히 공감하고 자신의 삶을 반성하는 계기로 삼더군요. 저는 비관적인 인간인지라 그런지 그 지점에서는 별로 와닿지 않았지만 말이죠. 어쨌든 이 드라마는 참 감동이면서도 이런저런 메세지를 많이 던져주는 것 같아요. 하지만 꼭 한번쯤은 장애를 생각하면서 이 드라마를 보시길 바래요. 상당히 사회적으로도 던져주는 메세지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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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테키: 모태솔로 탈출기 (2013)

Love Strikes! 
6.8
감독
오오네 히토시
출연
모리야마 미라이, 나가사와 마사미, 아소 쿠미코, 나카 리이사, 마키 요코
정보
드라마, 로맨스/멜로 | 일본 | 118 분 | 201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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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모테키다. 아는 동생녀석이 추천을 해줬다.

 "형, 모테키 꼭 보세요. 형이랑 싱크로율이 거의 80퍼센트인 주인공이 나와요."

이게 무슨소리인가 했다. 나랑 싱크로율이 80퍼센트인 주인공?


내가 일본어를 좋아한다지만, 모테키가 무슨말인지 몰랐다. 모테키?


'모테키(モテ期) : 절정기'


즉, 최고조에 달한 시기라는 것이다. 오타쿠스러운 표지를 보아하니 대충 감이 온다.



(극중 남자주인공인 후지모토 유키오 역의 모리야마 미라이)


응? 뭐지? 피골이 상접한 듯한 이 얼굴과 외모.. 외모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전체적인 느낌이 필자와 너무 흡사하다. 이 영화에서 그는 서른 한살 먹도록 좋아하는 사람과 사랑 한 번 못해본 세컨드 동정으로 나온다.(세컨드 동정은 잠자리를 가져본 경험은 있지만, 좋아하는 사람과는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다.) 물론 이전에 그에게 모테키는 있었다. 영화에서도 언급되지만 영화의 배경은 드마라 모테키의 1년 후이다. 하지만 그는 사랑을 이루지 못했고, 여전히 서른 하나 먹도록 솔로에 사랑도 못해본 찌질한 남자인 것이다.




전형적인 솔로의 모습. 솔로는 여러 이유로 손가락에 잔 근육이 많다.





기자로 취직한 유키오는 취재를 다니면서도 동정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커플을 저주한다던지





별 생각없이 말을 걸어온 여자를 보며, 온갖 자기만의 상상과 소설을 써 나가며 오해를 하는 모습까지.


하지만 그런 솔로에게 사랑이 자연스레 찾아올리가 없다. 이상하게 솔로들이 괜찮다고 생각한 여자들에겐 꼭 남자친구가 있지 않던가? 왜 그러하냐면, 솔로는 눈이 꽤 높기 때문이다. 솔로들이 외모적으로 괜찮다고 생각한 이성은 실제로 외모가 상당히 괜찮은 사람이다. 솔로들만 그 사실을 부정할 뿐이다. "나 눈 낮아요. 근데 난 왜 연애를 못할까?"




(극중 마츠오 미유키 역을 맡은 나가사와 마사미)


그런 그에게 모테키가 찾아오는가? 그의 트윗놀음이 성공을 거둔 것인가? 트윗으로 우연히 알게된 마츠오라는 사람, 그 사람과 만남의 약속을 잡고 기대도 하지 않고 기다리던 그에게 나타난 마츠오 미유키는 엄청난 미인이었던 것. 게다가 취향도 비슷하고 이야기도 잘 통한다.




게다가 완전 외쿡인 마인드다. 남자친구가 있음에도 그녀는 거침이 없다. 이런 여자 어디 없나...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로는 도의를 지킨다. 그래 그녀는 남자친구가 있어. 골키퍼있는 여자는 건들지 않는게 도리야. 도리를 무시할 정도로 솔로에게 그런 패기가 있을리가 없잖아. 게다가 31년산 솔로라고.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사랑에 매우 오랫동안 굶주려 있던 사람은 자극에 대한 반응이 폭발적이다. 자신에게 키스까지 해버린 미유키에게 유키오의 마음은 벌써 다 넘어가버렸다. '고백하면 될꺼야. 우린 키스한 사이니까!' 라는 생각으로 가득차 정신을 못차리는 그는 31년산 솔로다. 그에게 사랑은 여전히 현실이 아닌 소설이고 상상이다.




그런 그에게 사람들은 현실을 말한다. 미유키가 너를 좋아할리 없다고, 그런 여자는 모든 남자에게 그렇게 행동한다고. 그리고 실제로 그러한 주위 사람들의 말이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 그녀는 여전히 그에게 잘 대해주지만, 그에겐 분명 남자친구가 있다. 그의 소설과도 같은 사랑은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항상 무너지고 만다.



(극중 에이아이 역의 나카 리이사)


소설같은 사랑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 유키오에게 아이의 이야기는 하나의 전환점이 된다. 그녀는 유키오가 실은 미유키를 정말 사랑하고 있는게 아닌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진다. 지금까지 유키오는 미유키가 자신을 대하는 태도와 행동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던 것이지, 자신이 정말 미유키를 사랑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묻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아이는 유키오가 지금 고백해서 사귀게 된다해도 지금과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뼈있는 이야기를 던진다.




(극중 루미코 역의 아소 구미코)




그가 미유키의 태도와 행동에 의해 흔들리고 있으며, 자신의 사랑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것은 루미코를 통해서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 루미코는 유키오에게 용기있게 고백하고, 유키오와 루미코는 잠자리를 함께한다. 유키오는 루미코와 잠자리를 가져도 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면서도 거부하지 못하고 자신을 그냥 내버려둔다. 자신은 미유키를 마음에 두고 있음을 표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공연에서 우연히 다시 만난 세 사람. 결국 그는 루미코와 사귀기로 마음먹고, 미유키에게 루미코와 잠자리를 가졌다는 사실을 말해버린다. 그리고 그날 취재간 공연의 진행을 맡은 사람이 미유키의 남자친구라는 사실을 알고 또 한번 자신이 얼마나 초라한 존재인지를 확인함과 동시에 자신의 사랑에 좌절감이 몰려온다.







자신을 사랑하지도 못하고, 타인에 대한 사랑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그에게 루미코는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금은 가르쳐주는 사람이다. 미유키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루미코는 그를 마음으로 좋아하고 용기있게 고백하지만, 미유키에게 집착하는 유키오는 자신의 처지와 남자친구가 있는 미유키의 상황을 따지며 스스로 자신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하며 미리 좌절한다.

'나같이 초라한 놈이 미유키와 이루어질리가 없잖아. 미유키는 완전 이쁘고 죽이는데..'





유키오는 마지막까지 찌질하다. 미유키의 남자친구가 이미 결혼한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고 분노하며, 그 사랑은 잘못된 것이라며 날뛴다. 하지만 여전히 그건 자신의 사랑과는 관계 없는 일이라는 것을 유키오는 인지하지 못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하고 있는 자신,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인데 말이다.



리뷰를 다 쓰고나면서 보니 모테키는 전형적인 사랑에 대한 영화였다. 솔로들에게 무슨 희망적인 메세지를 던져주기 위한 영화는 아니다.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조금은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영화인 것 같다. 영화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여배우들은 이 영화의 서비스. 난 나가사와 마사미 보다도 나카 리이사가 더 좋다. 너무 귀여우면서도 섹시해..


어쨌든 유쾌하고 재미있는 영화다. 보기를 추천한다. 필자는 드라마는 보지 않았지만, 드라마가 더 재미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드라마도 꼭 봐야겠다.


Posted by hon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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