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고교생 자살사건으로 이번에 학교폭력이 다시금 수면위로 떠올랐네요. 매번 느끼는거지만 학교폭력이 일어나고 나오는 온갖 사설과 원론적인 이야기들, 선생님들의 심경을 듣고 있으면 좀 짜증나요. 과연 이 사람들이 정말 학교폭력을 근절하려는 생각이 있는건지. 그냥 어떤 일어난 현상에 대한 객관적 관찰자로서의 진단만 내리고 이 사태를 그냥 가볍게 지나가려고 하는건 아닌지. 매번 그냥 그렇게 넘어가려고 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학교폭력이 때린 학생과 맞아서 죽은 피해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머리로는 이 사회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학교폭력의 현장에 뛰어들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이게 문제예요. 학교폭력이 어쩌고 저쩌고 그건 그냥 집어치우라고 하세요. 원론적인 진단은 까놓고 말해서 개나소나 다 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찾고 분석해서 학교폭력의 문제에 대해서 진단하는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죠. 성적지상주의로 인한 학교안의 경쟁구도, 마찬가지로 이루어지는 학교교사들에 대한 교원평가, 입시위주의 교육제도, 강화되는 교문지도 속에서 지켜지지 않는 학생인권,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는 교권 침해 등등 차고 넘치는 원론적 문제들이 던져주는 메세지는 학교가 엉망이라는 겁니다. 그걸 무슨 유식한 말 써가면서 설명 안해도 누구나 다 알아요.
하지만 누구도 이 문제와 현실을 바꾸려고 하지 않아요. 진단만 할 뿐이죠. 이번에 자살한 학생의 유서를 보세요. 쇼킹이예요. CCTV를 더 설치해달랍니다. 자신은 CCTV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는데 말이죠. 여전히 학교폭력이 첨단설비를 통한 경비의 강화나 제도를 통해서 근절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학생을 보면서 정말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CCTV가 작년 6월 쯤부터 대폭 늘어났죠. 전국에 설치된것만 10만대입니다. 근데 이게 지금 관리가 부실하거나 CCTV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거나 엉뚱한데 설치되어있다는게 이번에 드러났죠. 한심해요.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겠습니까. 학교폭력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학교폭력예방책을 보여주기식으로 빠르게 진행하려고 하니까 이런 문제가 발생한거죠. 졸속행정이예요. 진짜 학교폭력을 해결할 마음이 없었던겁니다. 이제와서 CCTV 손본다고 하는데 집어치우세요. 애초에 그걸로 막아질거였다면 이런일 발생하지도 않았죠.
전국 학교폭력에 대한 2011년도의 실태조사와 학교폭력의 예방과 근절대책에 대해 자세하게 나와있는 글입니다. 복사해서 붙여넣는거보다 링크가 낫겠죠. 굳이 제가 일일히 언급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이 조사에서 학교폭력의 실태와 문제점 그리고 예방에 대한 좋은 의견을 개진해놨고 객관적인 자료도 많이 있어요.
2011년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 발표 및 경향(청소년폭력예방재단)
링크 : http://blog.naver.com/bakbht/156204036
결국 문제는 뭘까요? 객관적인 관찰자로서 문제의 파악은 예전부터 이미 충분히 되어있었어요. 중요한 것은 실천하려는 의지죠. 학교폭력을 근절하고 학생들을 지켜내겠다는 확고한 의지 말입니다. 더이상 분석하려고 들지마세요. 피곤한 짓입니다. 지금이라도 실천하려고 작정해서 제대로 하면 학교폭력 확실히 줄일 수 있어요. 그러니까 제발 정신차리고 제대로 좀 합시다. 한심하게 CCTV를 바꾸겠다는 소리나 하는 작금의 상황을 보면 욕나옵니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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