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학교에서 점심시간에 밥을 먹다가 동성애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왔다.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동성애 이야기가 나온건지는 잘 모르겠다. 요즘 자꾸 깜빡깜빡한다. 나이를 하나 더먹어서 그런가. 하여튼 근데 갑자기 그 동성애의 주제가 사람이 아닌 동물로 바뀌었다. 동물도 동성애를 한다? 난 그런건 전혀 생각해보지 않아서 좀 놀랬다. 정말 동물도 동성애를 하나? 친구들은 동물도 동성애를 한단다. 심지어 사람과 거의 비슷한 비율일지도 모른단다. 전체 인구중에서 거의 5%정도가 동성애를 한다고 하는데 동물도 그와 비슷할꺼라나?


근데 궁금해졌다. 동물이 동성애를 한다는 걸 인간이 어떻게 알지? 사람의 동성애도 사실 자신이 "난 동성애자다." 라고 커밍아웃 하지 않으면 겉모습과 행동으로 알기가 어려울 정도로 동성애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말이다. 그리고 설사 동성애로 의심될만한 행동을 했다고 해도 동성애라고 쉽게 규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동물사이에서도 동성간에 친밀함을 표시하는 행동이나 성행위같은 것이 발생한다는 것은 분명 사실이다. 하지만 그걸 동성애라고 규정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동성끼리 성관계를 하면 동성애일까? 단순히 자신의 성적 욕망을 해소하기위해서 그런 행위를 하는 것 아닐까? 예컨데 뭐 애완고양이나 애완견같은 경우 중성화를 시키지 않으면 발정기가 됐을때 주인의 팔이나 다리에 매달려 묘한 짓을 한다던지 하는 그런거말이다.


그리고 인간처럼 동물이 다른 성에 대해서 인간과 동일한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역시 의문점이 생겼다. 동성애자들이 동성에 대해서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는 잘 모르지만, 평범한 이성애자가 사랑을 할 때 사랑하는 대상을 대하는 행동과 태도는 단순히 생물학적인 차이만을 생각하고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육체의 다름이나 생김새의 차이를 넘어서 이성이라는 인식 가운데에서 여러가지 경험들을 통해 만들어지는 하나의 관념이 있고 그런 관념속에서 사랑하는 것일테다. 동성애도 동성이라는 것만 다르고 이와 마찬가지일테고 말이다. 하지만 동물도 이러한 인식을 하고 있는 것인가? 상대가 동성이라는 인식을 가진 상태에서 성적인 행위를 하는 것일까? 동물들은 암수를 구별하기는 하겠지만, 상대의 성이 무엇인지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단순하게 생물학적으로 암수를 찾기는 하지만, 욕구의 해소는 그 구별을 가리지 않고 아무에게나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그냥 수컷 암컷이라는 인지 없이 그냥 이루어지는 행위가 아닌지 의심스러운 것이다.


뭐 그냥 쓸데없이 이것저것 생각해봤지만 역시 전문가도 아니고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니 결론을 낼 수는 없겠다. 사실 욕구 해소가 암수를 가리지 않는다면, 사실 동물의 동성애적 행위는 더 많이 발견되어야 하겠지만 사실 동물세계에서도 동성애는 자주 발견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따라서 사실 내가 생각한 것도 결국은 아닌 것 같다. 여튼 동물의 동성애도 그렇고 인간의 동성애도 그렇고 복잡하다. 단순히 욕구의 해소 뿐만 아니라 그 욕구의 대상 그리고 그 욕구의 해소 형태 또한 다양하다보니 어떠한 결론에 쉽사리 도달할 수 없다. 많이 생각해봐야할 문제인 듯 싶다.


Posted by hon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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