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일 노원병 지역구의 보궐선거로 언론이 떠들썩 하네요. 특히나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노원병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마자 정치판이 또 아수라장이 됐어요. 게다가 노회찬 측에 양해를 구했다는 송호창 의원의 이야기에 노회찬 측이 반박하고 나서면서 야권이 또 사분오열하는 양상이 되고 있죠. 대선때 야권의 대통령 후보 단일화를 놓고 티격태격한지 몇 달이 됐다고 또 이런 양상을 보이는 건지.


먼저 안철수 측에서는 안철수가 정치를 계속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출마를 결정했다고 밝혔죠. 하지만 왜 노원병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어요. 정치를 하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서의 지역구 출마라면 다른 곳에 출마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죠.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가장 야권에 유리한 지역이기 때문이라는 것 말고는 달리 뭔가를 찾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남은 지역구가 부산 영도, 충남 부여·청양인데 두 지역구 모두 새누리당이 유리한 지역이죠. 따라서 노원병에 출마한 안철수의 결단이 기회주의적으로 보일 소지가 높습니다.


그런데다 지금 야권이 안철수라는 존재로 인해 다시금 사분오열하는 모습은 이전에 받았던 대통령 단일화 과정의 정치적 피로를 다시금 안겨주는 행태인지라 야권에도 안철수에게도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요. 그때의 그 피로감이 아직도 풀리지 않았는데 말이죠. 어쨌든 지금으로서는 안철수가 출마를 하게 될 것같은데 솔직히 당선된다는 보장도 없거니와, 대선이후의 3개월 칩거 생활 이후 노원병 출마를 선택한 안철수의 정치에 대한 약속이 그가 말하는 새로운 정치로 받아들여질까요?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받아들여질리도 없고 출마하면 무조건 손해일 겁니다. 무엇보다도 노원병이 왜 보궐선거지역이 됐는지를 안철수가 알고 있고, 노회찬의원의 의원직 상실의 의미를 깊이 생각했다면 출마하지 않는게 도리라고 생각했을겁니다. 권력비리를 폭로하고 그로인해 의원직을 상실한 사람의 지역구에 자신의 정치를 위한 출마 결정. 이게 좋게 보일리 없죠.


민주당의 경우에도 난감하게됐죠. 안철수가 노원병에 정말 출마한다면 민주당은 양보 하는 것도 생각할 수 밖에 없을겁니다.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가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민주당의 입장이 난처했던 것을 생각하면 말이죠. 안철수가 출마하는데 이번에도 안철수와 민주당의 대결구도를 만든다면 국민들이 민주당을 좋게 생각할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민주당이 이번 보궐선거에서 유일하게 승리할 수 있는 노원병 지역을 쉽게 포기할 것 같진 않아요. 대선 패배를 극복할 기회로 이번 선거를 생각하고 있을테니까요.


사실 가장 억울한건 진보정의당쪽이 아닌가 싶습니다. 억울한 판결로 상실한 지역구를 탐내는 세력이 너무 많아요. 공익적 일을 하고 의원직을 상실한 정치인을 생각해 도의적인 양보를 생각할 법도 한데 그런게 전혀 없죠. 새누리당보다 민주당 그리고 안철수와 경쟁해야하게 생겼어요. 야권연대를 이야기하던 얼마전의 시간들을 생각하면 기가찰 노릇이죠. 야권이 무엇을 위해 하나가 되었던건지를 생각해보면 국민을 위한 정치, 새정치를 언급했던 그들의 말은 미사여구에 불과했다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이정희 통진당대표도 언급했죠. 야권의 힘을 모을수 있는 고리는 오로지 여권의 집권을 막는 것 밖에 없었다고 말이죠. 하지만 그것만 생각하면 안되죠. 권력이라는 것은 모두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니까요. 결국 권력을 취하려는 야권들의 투쟁속에서 언제나 승리하는 것은 혼자서 모든 것을 차지할 수 있는 여권뿐입니다. 따라서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봐서는 보궐선거가 전혀 기대가 안되네요. 정신좀 차립시다. 무엇이 국민을 위한 정치고 국민을 위한 선거인지 잘 좀 생각좀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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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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