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의 '내란음모죄'의 발단이된 녹취록의 진실여부가 아무래도 사실인듯 싶다. 단독보도를 했던 한국일보가 녹취록의 전문을 오늘과 내일에 걸쳐 공개하겠다고 했는데 그 내용을 보니 조작은 아닌듯 싶다. 게다가 통진당에서도 모임의 여부와 녹취록의 해당내용의 이야기에 대해 전면부인을 못하는 것을 보니 더욱 녹취록에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오늘자에 공개된 녹취록에서는 이석기의 발언에서 크게 위험한 부분을 찾을 수는 없다. 다만 진보운동권에서의 NL이 가진 생각과 사상이 어떠한지가 이번 전문을 통해서 꽤나 적나라하게 드러났고 그 생각이 얼마나 답답하고 꽉막혔는지를 볼 수 있었다.


특히나 반미적인 태도와 함께 민족의 자주적 성격을 주장하고 주체적인 입장에서 행동해야함을 견지함과 더불어 그를 위해서는 북한의 핵이 필요하다는 주장, 북한의 군사력과 기술력이 미국을 위협하고 능가할 잠재력을 가졌다는 주장, 앞으로의 한반도가 미국의 제국주의를 무너뜨릴 가장 강력한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은 꽤나 답답하고 터무니 없이 보인다. 특히나 그가 이번사건을 해명할 때 자신은 "뼛 속까지 평화주의자"라고 말했지만 녹취록을 보면 그의 평화는 압도적인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평화이며 핵을 통해 추구하는 평화다. 이런 사람의 생각을 지지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뭐 미국의 군사적 행동에 있어서의 이중적 태도와 행동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가질 수 있고 미국에 반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를 위해서 핵을 추구해야한다는 이석기의 주장은 NL이라는 이 집단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척도가 되지 않나 싶다. 이런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진보라는 이름으로 한 축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에 사람들은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뭐 어쨌든 지금까지 공개된 전문으로는 내란음모죄를 적용할 수 없다. 이런 말을 할 수는 있다. 존나 노답스러운 생각이긴 하지만 지 생각이라는데 어쩌겠나. 아마 문제는 다음에 공개될 전문에 있을 것이다. RO집단의 모임에서 그들이 어떤 논의와 토론을 했는지, 그리고 이석기가 이를 알고 있었는지의 여부가 밝혀짐에 따라 이 논쟁은 어느정도 마무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뭐 사실 이미 드러난 것으로도 통진당의 정치적 생명은 거의 끝났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들이 정치에서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아도 절대 주류가 될 수 없다는 것 만큼은 분명한 현실이 될 것이다.


통진당은 지금 공안정국, 정치적 탄압, 마녀사냥 등을 주장하면서 지금 공개되는 녹취록에 대해 해명을 회피하고 있다. 그들이 자신들의 무죄를 증명하고 싶다면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국정원의 조사에 대항해야한다. 답답하게 단식투쟁같은걸 한다고 통진당의 의혹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통진당은 해야할 일을 해야한다. 지금과 같은 태도를 지속하고 제대로된 해명을 하지 못한다면 그들의 정치생명은 끝나게 될 것이다.

Posted by hon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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