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질이네요. 이래저래 8월 한달은 놀러다니고 쉬느라 블로그 관리도 안하고 있었습니다. 어쨌든 잘 쉬었네요.
어젯밤에 문화평론가 허지웅이 촛불에 대해 말한게 이래저래 논란인 모양입니다. 허지웅의 트윗은 결국 야당의 무능함과 더불어 촛불이 문제를 해결해줄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식의 이야기였는데 그게 촛불을 믿는 사람들에겐 꽤나 큰 상처가 된 모양입니다. 허지웅은 욕을 바가지로 먹었겠죠.
촛불이 문제를 해결해줄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동의하는 편입니다. 촛불집회는 이전까지 여러번 있어왔죠. 하지만 그 촛불이 담고 있었던 이슈를 촛불이 해결해낸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촛불은 그 자체로는 문제를 해결해줄 어떤 힘이 있는게 아니죠. 그래도 전 촛불이 전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시민들이 나와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하나의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시민들은 정치적 이슈에 대해 직접적으로 참여할만한 수단을 제대로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지역의원들에게 맡기는 수밖에 없죠. 하지만 그들의 행동이 항상 우리가 원하는 방식일리는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섰고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촛불이었습니다.
허지웅도 이러한 점을 모를리는 없을겁니다. 하지만 허지웅은 지금 촛불집회 대열에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해야할 정치집단이 참여해있는 그 무능함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겁니다. 국회의원은 의회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문제를 해결하기위한 노력을 해야합니다. 그들은 그러기 위해 국민들에게 선택되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시민들과 함께 거리에서 목소리를 낼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그런 국회의원들이 지금은 장외투쟁을 하고 국민들과 섞여서 촛불을 같이 들고 있습니다.
국정원 문제가 잘못된 것 분명 맞습니다. 국민들이 촛불을 드는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회의원은 왜 거기에 있는거죠? 허지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 아닌가싶습니다. 야당 국회의원들은 지금 여당과 싸워 이길 수 없어서 장외투쟁하고 있는겁니다. 자신들의 무능함을 다시금 증명한 겁니다. 촛불집회 장소에 나와서 여당은 나쁜놈 우리는 착한놈이라고 주장해봐야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그건 여당이 하는 편가르기 수법과 하등 다를바 없죠. 그렇게 해서 이 난국을 해결할 수 있겠습니까?
허지웅이 야당의 무능함에 대한 비판적 트윗이 정당함에도 불구하고, 촛불집회에 나온 시민들의 행동을 단순한 취미활동정도로 규정해버린건 좀 과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데 있어서는 다양한 방식이 있을 수 있겠지만 촛불도 그 중 하나의 일환이고, 스스로 촛불을 들고 나온 시민들도 분명 다수일꺼라는 점에서 굳이 그들을 마치 심심해서 나온 사람으로 취급할 필요는 없죠.
뭐 원래 말하고 사는 사람들의 특징아니겠습니까? 논객도 그렇고 평론가도 그렇고 자극적으로 말하는게 특기잖아요. 뭐 여하튼 저 개인적으론 이 지루한 정치가 흘러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대한민국 정치 더럽게 재미없어요. 나와의 상관 관계도 찾기 힘들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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